마음
불교의 심리학 유식(唯識)에서는 마음의 여덟 단계로 나누고 있습니다. 우리가 보통 말하고 사유(思惟)하는 것은 여섯 번째 마음, 육식(六識) 그 밑에 일곱 번째 마음, 잠재적 자아의식인 제7식 말나식(末那識) 더 깊은 의식인 제팔 아뢰야식(阿賴耶識), 아뢰야식은 다겁생의 모든 정보, 업과 번뇌가 축척 되어 있다고 해서 일체종자식(一切種子識)이라고도 합니다. 심리학에서는 잠재의식을 말하는데 심리학에서 말하는 잠재의식은 유식의 일곱 번째 마음, 제7 말나식이라고 하고 잠재의식이 인간을 삶을 좌우(左右)한다고 합니다.
제 경험상으로는 마음을 세 가지로 구분합니다. 6식(識), 겉 딱지 마음.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새벽 정진에 신심(信心)을 일으켜 오늘 저녁 좀 늦게까지 정진하자 해도 저녁에는 피곤하다는 이유로 무너지고 맙니다. 겉 딱지 마음은 늘 생각과 행위가 일치가 잘 안 되는 것입니다. 그다음은 속마음이 있습니다. 속마음에서 생각과 행위가 거의 일치하지합니다.
칠순이 넘어가면서 부정(否定)보다는 긍정(肯定)이 보이고 연민(憐愍)하는 마음이 일어나면서 “나는 흙수저 들고 험한 사바세계 와서 잘 넘기고 떠날 날이 얼마 안 남았는데 예토(穢土)에 남은 분들을 위하여 기도와 자비관으로 회향하다 가지” 이런 마음에 화 열 번 날 것 한두 번 줄고 날카로운 입도 데도록 덕담으로 마무리 짓고 얼마 후면 다 놓고 갈 것 벌려놓은 것도, 욕심낼 것도 없지, 합니다. 속담에 철나니 눈이 어둡다는 말이 이 말인가 합니다.
마지막으로 깊은 마음에서 올라오는 마음은 인생을 바꾸어 버립니다. 그 옛날 지금도 눈에 선한데 서울 강남 세곡동 사거리, 그 넓은 길에 퇴근길 지하철 공사로 차가 오가지도 못하고 꼼짝없이 밀려 있는데 버스 안에서 저 깊은 마음속에서 티끌 같은 홍진(紅塵)세계에서 지지고 볶고 투쟁(鬪爭)하는 나를 포함한 모든 중생에 대하여 연민(憐愍)하는 마음이 일어납니다.
이 마음을 경험하고는 그다음 날부터는 술, 고기도 못 먹고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선방(先榜), 가는 말이 거칠어야 오는 말이 곱다는 공격적인 삶도 무너지는 것입니다, 아 이제는 출가할 인연이 도래하였다 하고 그동안 벌려놓았던 업(業)을 정리하고 태안사로 출가한 것입니다. 돌아보면 출가는 자기 혁명이고 그동안 세속에서의 산전수전(山戰水戰) 39년은 거친 망상을 털기 위한 행자 생활입니다.
그 옛날 깊은 연민하는 마음을 경험한 공덕으로 지금까지 한눈팔지 않고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인데 오히려 출가해서는 그 깊은 마음을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염불하든 좌선을 하든 마음 깊이 들어가 결정신심(決定信心)을 일으키고 그 마음으로 정진해야 성취할 수 있는데, - 아 - 그런 날이 언제인가는 있겠지요.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