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지인으로부터 안부를 묻는 전화나 문자가 오고 합니다. 늘 그렇듯이 혼자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건강과 신심이 받쳐주어서 무주선원 일과를 보내는 저 자신에게 늘 감사합니다.
사바세계 이치가 “다름을 인정하면” 너와 내가 편합니다. 출가 사문도 각자의 인연과 업이 다르기에 보여주는 모습은 달라도 각자 인연 터에서 성불(成佛)로 가는 정진하는 것이지 하고 수행법 또한 염불 수행도 귀한 인연이지만 화두 수행도 귀한 인연이며 우열과 천함과 귀함을 논할 것은 없고 모두가 승가(僧伽)를 장엄하고 사바세계를 장엄하는 일입니다. 작은 돌 큰 돌이 적당히 섞이어 돌담을 이루듯이 각자의 역할이 있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사족을 단다면 세월 탓인지 거친 중생을 보면 연민하는 마음이 일어나고 연민하는 마음을 일으키려고 합니다.
칠십여 년 세월 속에 야전(野戰)에서 이런 것 저런 것 많이 보고 겪어보지 않았습니까. 결국은 자신이 지은 업은 자신이 받는 것이고 대부분 사람이 사바세계 올 적에 가지고 온 살림살이, 업(業) 그대로 살다 갑니다. 타고난 업(業)에 주변 환경으로 더하고 빼야 별 차이 없습니다. 가지고 나온 살림살이, 잘못된 버릇 하나 녹이고 뽑는데도 사실 한 생(生)가지고도 부족합니다. 초기 경전에 아라한과를 얻으신 분이 공양을 많이 하여 대중 스님들의 뒷말이 많았는데 이분께서 전생에 코끼리이어서 많이 먹는다고 게송으로 응답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러면 업대로 사는 데 수행할 필요가 있느냐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업(業)대로 화난다고 화 다 내고 먹고 싶다고 다 먹고 갖고 싶다고 다 쥐면 영성(靈性)이 퇴화(退化)하여 말년에는 더욱 옹색해진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번만 사바세계 오는 것이 아니고 또 온다고 장담할 수 없기에 화와 집착, 욕심 등 거친 마음을 수행으로 녹여서 열 번 화나는 것, 9번으로 8번으로 줄여나가고 쥐었던 것을 놓아야 합니다. 거친 마음이 녹으면 녹은 만큼 자비심으로 채워지고 행복하고 사바세계 온 가치가 있는 것이고 다음 좀 더 나은 모습으로 올 수가 있는 것입니다.
- 아 –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고 도의 길은 멀고 한 생은 짧습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미타행자의 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특이한 인연(因緣) (0) | 2025.04.05 |
---|---|
관세음보살 마음 흉내 내기 (1) | 2025.04.01 |
홀로 살기의 즐거움 (0) | 2025.03.16 |
수행한담 (0) | 2025.02.19 |
마음을 여는 것입니다. (0) | 2025.0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