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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청화 큰스님 법문집/1. 다시 읽는 큰스님 법문

아미타불이 여러분의 참 이름입니다. 842

 

저는 조주(趙州) 스님 이야기를 가끔 합니다. 조주 스님도 앞서 말씀드린 허운 대사와 똑같이 120세를 사신 분입니다. 대체로 장수하신 분들을 보면, ()이 많습니다. 물론 전생에 자기 업 따라서 금생에 수명(壽命)을 받기는 하지만, 대체로 덕이 많은 분이 오래 사는 것 같습니다. 왜 그러는가 하면, 우리가 산다는 것은 자기 혼자 힘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남의 덕 때문에 사는 것입니다. 우리가 옷을 입고 하루에 몇 번씩 공양을 먹는다 하더라도 우리가 다 벌어서 농사를 지어서, 길쌈을 해서 입고 먹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따지고 보면 남의 덕이란 말입니다. 우리가 사는 집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산다는 것은 사실은 남이 살려 주는 것이지 우리 스스로 사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생명은 절대로 분할(分割)이 안됩니다. 여기 몇 백명 불자님이 계십니다만 김씨라는 사람, 박씨라는 사람이 각각 떨어져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생명으로 모두가 붙어 있습니다.

 

물이나, 공기나, 나무나 돌멩이나 모두가 우리 생명과 별도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원소 차원, 원자 차원에서는 모두가 다 붙어 있습니다. 생명은 근본 바탕에서 본다면, 모두가 다 하나의 생명입니다. 하나의 생명이기 때문에 다른 생명을 해치면 자기 자신한테 그 앙화(殃禍)가 옵니다. 그 보복이 옵니다. 다른 생명을 우리가 존중하면 그 공덕(功德)이 바로 자기한테 옵니다.

 

이 삼동결제(三冬結制) 동안 스님네는 선방에서 오로지 좌선(坐禪)공부를 하십니다. 우리가 생각할 때는 젊은 스님들도 많이 계시는데 마땅히 사회에 참여해서 사회봉사도 하고 해야 할 것인데, 젊은 사람들이 선방에서 참선만 하고, 자기 공부만 한다고 생각하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선방(禪房)에 있으나, 자기 방에 있으나, 어디에 있으나, 우리가 마음을 맑히는 공부를 하면 우리 생명 자체가 모두 다 같이 연결되어 있어서 자기 혼자만의 공부가 아니라 그것이 바로 우주를 정화시키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공부하는 법에는 대도무문(大道無門)이라,’ 어느 것도 모두 본래 부처님 아닌 것이 없기 때문에 그런 큰 대도, 큰 가르침은 일정하게 꼭 어느 식만 옳다고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기에 화두를 참구하는 것도, 또는 염불을 하는 것도, 또는 주문을 외우는 것도, 모두가 본래의 자리, 본래면목 자리를 안 여의고 한다면 다 옳은 공부입니다.

 

저 아프카니스탄 사태를 보십시오. 그 사람들의 분쟁은 기독교, 유태교, 이슬람교 세 종교의 싸움입니다. 제가 지금 다른 종교를 비방하기 위해서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세 종교의 근원을 본다면 셋이 똑같습니다. 똑같은 것인데 같은 것 가운데서도 꼭 자기식으로 믿는 것만 옳고 자기식으로 믿지 않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단 말입니다.

 

이런 것을 가리켜서 철학적으로 근본주의(根本主義)라고 합니다. 또는 원리주의(原理主義)라고도 합니다. 우리 불교 용어로는 법집(法執)이라 하겠습니다. 화두를 공부한 사람들은 꼭 화두만 의심해야 성불한다또 염불하는 사람들은 꼭 염불만 해야 된다이런 것도 결국 하나의 법집(法執)인 것입니다.

 

불교는 아시는 바와 같이 제일 쉽고 마음 편한 공부입니다. 나한테 부처가 다 들어 있는 것입니다. 부처라는 것은 여래장(如來藏)이라, 여래(如來)라는 것은 바로 부처입니다. 여기서 ()’자는 감출 장()’, 부처가 나한테 감춰져 있단 말입니다.

 

그러면 부처란 것은 무엇인가? 부처란 만능(萬能)의 자리입니다. 만능의 자리란 말은 지혜나 행복이나 자비나 능력이나 모두가 다 들어 있기 때문에 부처님을 여래장(如來藏)이라고 합니다. 여래장(如來藏)이 바로 우리 마음이란 말입니다. 그렇게 확실히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여래장이나 법성(法性)이나 법신(法身)이나 불성(佛性)이나 다 같은 뜻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다른 공부는 아무 것도 안 했어도 내 마음이 바로 부처다’, ‘일체 존재가 본래로 부처 아님이 없다이렇게 생각하고 자기 인연 따라서 화두를 의심하든지 염불을 하든지 주문을 하든지 상관이 없습니다.

 

이렇게 생각을 하셔서 재가불자님들도 꼭 철저한 계행을 지키고서 공부하시면 틀림없이 법희선열(法喜禪悅)을 맛보실 것입니다. 법희선열(法喜禪悅)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하면, 불교 전문적인 술어로 말하면 경안(輕安)이라’, ‘가벼울 경()’, ‘편안할 안()’, 몸도 마음도 가뿐하고 편안하다는 말입니다. 몸도 마음도 가뿐할 뿐만 아니라 가슴도 시원하고, 눈도 시원하고, 머리도 시원한 것입니다. 자기 피가 청정해지니 다른 병이 침범을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결국 수명도 길어집니다.

 

부처님 법대로 살면 만사가 형통입니다. 그렇게 바르게 사시기 바랍니다. 욕심처럼 우리한테 큰 해독을 주는 것은 없습니다. 욕심을 못 떼어서 지금도 사람으로 왔고, 또 그대로 살면 내생(來生)도 마찬가지입니다.

 

결단을 내서 꼭 부처님 말씀대로 실천하시기 바랍니다. 부처님 말씀은 우리를 최상의 행복으로 인도하는 말씀입니다. 그렇게 공부를 하셔서 앞서 말씀과 같이 법희선열이라, 법을 따르는 기쁨이 한도 끝도 없는 그런 행복감이 우리한테 엄습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공부를 하면 몇 십일 동안 공부를 해도 시간이 가는 줄을 모릅니다. 건강에도 좋고 집안에도 좋고 다 좋습니다. 이렇게 하셔서 꼭 금생에 성불하시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