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이 지났다고 하나 제주의 날씨는 마을에서는 겨울을 못 느끼고 한라산을 올라가야 겨울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그래도 의식 속에는 겨울이라는 정보가 입력되어 있고 그 옛날 어려운 시절 겨울나기가 주마등처럼 흘러갑니다. 영하의 날씨 속에서 찬 도시락 먹으며 건설현장에서 일한 세월도 있고 영하 30도가 오르내리는 최전방, 중무장하고 초소에 들어가 알밤을 지새우며 날이 밝기만을 기다리고 봄을 손꼽아 기다린 세월도 있고 연탄 값 걱정하며 겨울을 보낸 세월도 있습니다.
지금은 찬 도시락 먹을 일이 없고 겨울나기에 연탄 값 걱정할 일은 없습니다. 젊은 시절 척박한 환경을 극복하면서 비굴함과 인색함에 물들지 않고 현재 건강하게 서 있는 제 자신이 고맙습니다. 그러나 반추(反芻)해보면 교육이라는 것은 잠시는 통하지만 결국은 천성(天性)대로 사는 것입니다. 저마다의 타고난 성품, 업을 인정한다면 부질없는 시비에서 벗어나 연민하는 마음을 일으킬 수가 있습니다.
부처님 공부는 누가 가르쳐 아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깨닫는 것이며 하나(나) 밖에 모르는 사람을 둘(너와 나)을 일러주기가 그렇게 힘듭니다. 천박한 성품을 타고 난 사람은 본인 스스로가 천박한 행위인줄 모르고 어렵게 온 사바세계를 부질없이 한 생을 그렇게 살다 가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우리가 책에서 나온 데로 미세망념까지 털어서 마음을 증명[證悟]하기까지의 길은 참 먼 길입니다. 그러나 늘 이야기 합니다. 마음의 고향길이 멀더라도 포기는 하지 말자고
- 아 - 사바세계에 와서 만난 가장 큰 스승
가난을 일러준 어머니 기일이 얼마 안 남았고
청정한 마음을 밝히는 부처님 명호, 나무본사 “나무아미타불”을 일러준
은사스님의 다례재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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