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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독!경전,법문자료/4. 인광대사의 가언록

화두 놓고 염불하세(39)

 

 

                                                                    印光大師 嘉言錄(인광대사 가언록)

                                                                                         옮긴이 김지수(寶積)

 

3. 마음 닦고 염불하는 수행의 요령(12)

 

2) 업습의 기운(習氣)을 다스리는 방법

 

양의의 치료를 받는 경우, 좋고 나쁨이 각각 절반 정도씩 되오. 하지만 대의왕이신 불보살님께 간구하면, 더러 육신상의 질병이 금방 낫거나, 설령 육신상 효과가 없더라도, 정신의식상으로는 틀림없이 좋아진다오. 만약 즉시 낫고자 하는 성급한 욕심과 망상으로, 지금까지 지켜온 계율과 수행을 완전히 내팽개친다면, 이는 생살을 짓이겨 종기를 만들고 긁어 부스럼 만드는 것처럼, 백해무익할 따름이오. 양의가 동방에 들어오기 전에는, 동방의 환자들이 누구도 병을 낫지 못했단 말이오? 정말로 부질없는 망상을 놓아버리고, 올바른 생각을 일으켜 세워야 할 것이오. 그러면 불보살님과 감응의 길이 확 트이면서, 질병이 저절로 깨끗이 나을 수 있소.

 

업장이 무겁고 탐욕과 성냄이 치성하며, 몸은 약하고 마음에 겁이 많은 사람은, 단지 일심으로 염불만 오래 꾸준히 지속하면, 모든 질병(결점)이 저절로 다 나을 수 있소. 법화경의 관세음보살보문품에도, 만약 어떤 중생이 음욕이나 성냄 · 어리석음이 많을지라도, 항상 관세음보살을 공경스럽게 염송하면, 곧 깨끗이 벗어날 수 있다고 설하였소. 염불(나무아미타불의 염송) 또한 마찬가지오.

 

매일 자기 직분을 다하는 걸 제외하고는, 부처님 명호의 염송에 전심하시오. 아침, 저녁으로는 부처님 앞에 정성과 공경을 다 하여, 시작도 없는 숙세의 업장을 간절히 참회하시오. 이와 같이 꾸준히 지속하면, 부지불식간에 불가사의한 이익을 얻게 되오. 아미타불이나 관세음보살의 성호를 지송으로 염송하면, 탐진치 삼독이 저절로 소멸되기 때문이오.

 

더구나 지금 세상은 말법 시대로, 온갖 환난과 재앙이 속출하고 있으니, 염불외에 관세음보살 명호의 염송을 함께 하시오. 그러면 은연중에 불가사의한 전환과 변화가 그윽히 일어나게 될 것이오. 그 결과, 숙세 업장이 숨거나 피할 틈도 없이 눈 앞에 닥치는 일은 아마도 없을 것이오.

 

사실 관세음보살은 이미 아주 오래 전에 성불하시어, 정법명(正法明)이라는 칭호를 얻으셨소. 단지 그 분의 자비심이 너무도 간절하신 까닭에, 비록 상적광토(常寂光土 : 항상 고요한 광명 불국토)에 안주하시면서도, 실보(實報) · 방편(方便) · 동거(同居)의 세 국토에도 모습을 나투시는 것이오. 또 비록 항상 부처님 몸을 나투면서도, 동시에 보살 · 연각(벽지불) · 성문 및 인간 · 천상 등 육도 중생의 몸으로도 두루 나타나신다오. 그리고 비록 항상 아미타불을 모시면서도, 동시에 끝없는 시방 법계에 두루 색신(色身)을 나투시고 계실 따름이오.

 

그래서 흔히 말하는대로, 단지 중생들에게 이익만 있다면, 달려가 도와주지 않음이 없소. 마땅히 어떤 몸(신분 · 모습)으로 제도해야 할 중생에게는, 곧장 그 어떤 몸을 나투어 설법을 해주시는 것이오. 흔히 보타산(普陀山)은 관세음보살이 몸을 나투신 곳이라고 일컫소. 그런데 이는 중생생들에게, 정성을 바칠 구체적인 곳이 있다는 믿음(의지)을 주시기 위해서, 특별히 이 산에 자취를 보이신 것뿐이오. 어찌 관세음보살이 보타산에만 계시고, 다른 곳에는 안 계실 수 있겠소?

 

달 하나가 하늘에 뜨면, 모든 강물에 모습이 비치기 마련이오. 작게는 한 그릇의 물이나 한 방울의 물에까지, 각각 온전한 달의 모습이 나타나오. 다만 물이 흐리거나 움직이면, 달의 모습이 분명하지 못할 뿐이오. 중생의 마음도 물과 같아서, 오로지 일심으로 관세음보살을 염송하면, 염송하는 즉시로 보살이 은연중 그윽이 나타나 가호(加護)해 주신다오. 그러나 만약 마음이 지성스럽지 못하거나, 오롯이 일념을 이루지 못하면, 관세음보살의 보호 구제를 받기가 어렵소. 이 이치는 매우 심오한데, 석인보타산지서(石印普陀山志序)를 보면 자세히 적혀 있소.

 

관세음(觀世音)이라고 이름 부르는 것은, 관세음보살이 원인 수행의 지위(因地)에 있을 때, 듣는 성품을 관조하여 원만하고 통달한 도를 증득하였기 때문이오. 또 과보의 경지(果地)에서는, 중생들이 자기 명호 부르는 소리를 관찰하여 보호 구제를 베푸시기 때문에, 관세음이라는 명호를 얻었다오.

 

또 보문(普門)이란, 관세음보살의 도가 너무 크고 제한이 없어, 일체중생들의 근기와 성품에 따라 각자 적합한 귀향의 길을 두루 열어 주시기 때문에, 어떤 특정한 한두 법문만 세우지 않는다는 뜻이오. 마치 세상에 질병의 원인과 증상이 천태만상이기 때문에, 병을 치료하는 의약 처방도 천차만별인 것과 비슷하오. 어느 특정 법문에만 집참함이 없이, 중생의 미혹된 원인과, 쉽게 깨달을 치료처에 따라, 처방을 일깨워 주시는 것이오.

 

예컨대 육근(六根 : , , , , , ), 육진(六塵 : , , , , , ), 육식(六識 : 眼識, 耳識, 鼻識, 舌識, 身識, 意識), 칠대(七大 : , , , , , , : 주변 법계를 뜻함), 모두 각각 원만하고 통달한 도를 증득하는 인연이 될 수 있소. 다시 말해, 모든 법과 모든 사물이 죄다 생사고해를 벗어나 올바른 깨달음을 이룰 수 있는 문이 되기 때문에, 보문(普門)이라고 이름 부르는 것이오. 만약 관세음보살이 오직 남해의 보타산에만 계시다면, 결코 ()’문이 될 수 없지 않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