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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행자의 편지/미타행자의 편지

수행 한담


 

승찬(僧璨, ?~606)대사의 신심명(信心銘) 첫 구절에 지도무난(至道無難) 유혐간택(唯嫌揀擇) “()는 어렵지 않다 다만 분별하지 말라.” 하시며 수행자의 첫 번째 덕목을 분별 시비하지 말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뱀과용이 어울려 사는 곳이 절집이라고 하니 옛 부터 절집에 시비가 많았다는 것입니다. 현재도 똑같은 부처님 제자라고 삭발염의 하였으나 밤새 놀음하는 사문이 있고 밤새 정진하는 사문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부처님 말씀은 일체중생이 불성(佛性)이 있고 성불할 수 있다고 하지만 돌아보니 현실은 결국은 타고난 업()대로 살다가 간다.”는 것입니다. 업이란 다겁생의 잘 못된 습관인데, 돈오돈수(頓悟頓修)도 있지만 이것을 현실적으로 한 생에 녹이기는 어렵고 물질적으로 풍요한 시대 악업에 물들기는 쉬워도 선업에 마음내기는 힘들다 하는 생각입니다.

 

예전에는 큰 일만 인연이다 생각이 들었는데 이제는 작은 것 하나도 인연이다 생각이 듭니다. “머리카락 하나 그냥 넘어가는 것이 없다란 말이 이해가 됩니다. 이 두 가지 사실만 통찰(洞察)하면 시비분별에서 벗어날 수가 있습니다.

 

유가(儒家) 옛 글에 자식에게 집을 물려주면 지키겠느냐 책을 물려주면 보겠느냐 나는 다만 음덕(陰德)만 쌓겠다.” 하는 글이 있습니다. 절집 말로 해석하자면 건물불사에 헐떡일 것 없고 수행법에 집착할 것 없고 나는 다만 정업(淨業)수행만 하겠다.”입니다.

 

()과 연()으로 펼쳐지는 사바세계 각자의 업대로 지어가는 중생, 여기서 지혜 있는 자의 삶은 묵묵히 정업수행을 닦아갈 뿐입니다.

 

여담으로 맹지(盲地)땅 싸게 샀다고 불사한다고 좋아하는 분에게 맹지 땅에 대해서 설명해주어도 아()가 가득하여 불감당이고 본인이 스스로 부딪쳐 깨져보아야 아는 것입니다. 세상사가 다 그렇고 부처님 공부 또한 가르쳐 깨닫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깨닫는 공부입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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