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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행자의 편지/미타행자의 편지

새벽정진


 

새벽에 일어남을 전 기적이라고 표현합니다. 살아서 일어난 기적을 부처님 전에 나아가 회향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가사 장삼을 수하고 330분 간단한 도량석으로 일과를 시작, 이어 종성(鐘聲) 하루일과의 시작의 첫 마디가 원차종성변법게.... 종소리를 듣는 모든 중생들이 고통의 여의고 성불하기를 발원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종성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기도문이며 어른스님이 말씀하시기를 종송 할 적에 많은 영가들이 천도된다고 하십니다.

 

이어 예불, 기도 정근에 앞서 자비경과 다리니를 독송하고 나무아미타불을 정근 하는데 이 새벽시간에 목탁을 쥐고 나무아미타불을 정근 하는 흔치않은 인연에 가슴이 벅찹니다. 마지막 축원까지 하고 나면 435분 다시 방에 들어와 공식적인 하루일과 가운데 첫 번째 일과를 원만 회향한 자신에 대한 고마움을 차 한 잔으로 회향합니다.

 

5

법당에 관세음보살님을 증명 법사로 모시고 다리를 포개고 허리를 곧추세우며 좌선에 들어갑니다. 나만의 독특한 자비관 수행, 먼저 가까이 있는 고통 받고 어려운 이들을 위하여 마음을 일으키고 범위를 넓혀나가 육지까지 그들의 고통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나의 자비심을 넣어주는 것, 마지막 회향은 마음의 팔과 가슴으로 일체중생을 감싸면서 일체중생의 고통을 다 거두어 주겠습니다.” 원력과 함께 자비심을 온 우주에 방사합니다.

 

어둠이 가시어가면서 도량에 꿩과 온갖 새들이 홀로 정진한 것이 아님을 증명하듯이 찬탄소리가 가득합니다. 어느 듯 2시간의 새벽 정진은 끝나고 만족감, 행복감, 부드러움, 환희심, 자비심으로 하루일과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하루일과를 밖에서 찾을 것은 없습니다. 밖에 나갈 일은 되도록 줄이고 만들지도 않고 법당과 마당을 오가며 일행삼매를 닦아나가는 것입니다. 수행하여 얻는 행복감, 환희심에는 그늘이 없습니다. 수행의 공덕은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합니다. 몸은 가벼워서 부지런하고 집착과 욕심이 털어지어 마음은 가볍고 집착과 욕심이 털어진 그 자리는 긍정과 자비심만 가득합니다.

 

증명(證明)까지, 미세망념까지 털어내기는 끝이 없는 길,

그러나 하루일과를 원만히 회향하고 하루가 모여 일 년... 십년.... 목숨이 다 할 때까지 지어갈 뿐입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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