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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행자의 편지/미타행자의 편지

무주선원(無住禪苑)


 

문득 방에서 창문을 통하여 바라본 무주선원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입니다. 연못이 보이고 연못 너머로 모란꽃이 피였고 그 뒤로는 모과나무 꽃이 한창입니다 이제는 까닥스런 주인장 맘에 들 정도로 도량이 발전하였습니다.

 

2003년 큰스님의 인연으로 제주 자성원에 내려와서 환상적인 자연환경과 날씨에 이 좋은 곳에 수행도량하나 만들자한 한 생각이 현재의 무주선원이 된 것입니다. 이 자리에 터 잡기까지의 이야기는 책으로 한 권은 나올 것인데 아무튼 땅 보러 백군데도 더 다닌 것 같고 부처님 모시는 법당까지 세우기까지는 사연도 많고 무수한 인연으로 이루어 진 것입니다.

 

2012년 가을 개원 당시는 천 평 흙먼지 날리는 땅에 50평 건물만 덩그러니 있었습니다. 그것을 혼자서 삽과 괭이가지고 잔디도 깔고 어린나무들도 심고 굴착기 불러 손수 돌에 코 걸며 돌 놓고 동산 만들며 가꾼 것인데 나무는 심어놓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거름을 주면서 가꾸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 동안에 시행착오로 죽어서 뽑아낸 아이들도 있고 아무튼 제가 보아도 본연스님만이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8년의 울력 끝에 주인장 그림대로 극락도량은 이루어지였습니다 입구 돌에 새기 무주선원 이름위에 능소화 꽃은 올해 더욱 아름다운 자태를 보이며 방문하시는 분들의 미소를 머금게 할 것이고 먹구슬나무, 자귀나무 꽃도 여름을 장식할 것입니다. 비파나무, 구지뽕나무, 무화과, 살구, 러시아 오가피나무 열매 등은 새들의 잔치 상이고 노루, , 이름 모를 새들의 천국입니다.

 

염불과 각종 꽃나무로 극락도량은 이루었으나 신도가 모이는 것은 주인장의 인연인데 제주에 자연은 인연이 있어도 사람은 인연이 없다는 생각이고 그래도 도량 자락과 연결되는 항몽유적지 토성을 바라보며 뭔 인연이 있어서 터 잡고 살겠지 하는 생각도 드는 것입니다.

 

척박한 곳에서 살아보니 승복 입은 사문에게 스님호칭만도 대단한 선근이고 더 나아가 나무아미타불염불하는 인연은 극락세계와 인연 있는 귀한 인연이며 한 자리에 모여서 염불하는 인연은 극락세계를 현현하는 회유한 인연이라 생각합니다.

 

무주(無住)는 무상(無常)과 같은 말입니다. 제 명함에는 원주(苑主), 꽃동산의 주인이 아닌 원주(苑住) 본연(本然)으로 넣었습니다, 꽃동산에 잠시 머무르는 비구승입니다. 민들레 씨앗처럼 바람에 날리어 떨어지는 곳, 콘크리트 틈새라도 뿌리박고 살다가 인연이 다 하면 바람에 날려 또 떠나듯 평생을 민들레 씨앗처럼 살아온 삶인데 하루라도 법답게 살다가 인연이 다 하면 가는 것이지요.

 

안 죽는 사람 있습니까? 갈 때가 가까워도 재물과 이름에 헐떡이며 살다가 저승사자 호출에 황망히 가는 것이 아니라 준비하였다가 가야지요. 마지막 사바세계 회향은 작은 토굴에서 나무아미타불하다 하직하고 싶은 원()인데 그 원이 이루어질 것인지는 부처님만이 알겠지요.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 “나무아미타불염불 인연은 가장 큰 인연, 일대사(一大事) 인연입니다.

일대사 인연 잘 호념(護念)하시여 극락세계왕생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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