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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불수행자료/염불수행대전

6. 정토법문(180)

 

 

만약 악업이 많은 중생이라면, 그런 선지식을 만날 수조차 없는 법인데, 하물며 어떻게 목숨이 끊기는 그런 순간에 (정신을 집중하여) 열 번의 염불을 성취할 수 있겠는가. 또 그대가 (질문하는 걸 보니) 시작도 없는 아득한 옛날부터 지어온 악업만 아주 무겁게 생각하고, 목숨이 다할 때 나무아미타불염송 열 번 해내는 공덕은 대수롭지 않게 가벼이 여기는 모양인데, 이제 세 가지 도리로 비교해 본다면, 악업과 공덕의 경중이라는 게 꼭 일정하게 정해지는 것도 아니고, 또 그 시간의 길고 짧음이나 수량의 많고 적음에만 달린 것도 아님을 알 수 있다.

 

그 세 가지 도리가 무엇인가 하면, 첫째는 마음에 달려 있다 함은 이렇다. 중생이 죄악을 지을 때는 허망하고 앞뒤가 전도轉倒된 번뇌 망상에서 말미암지만, 염불하는 것은 선지식으로부터 아미타불의 진실하고 공덕 원만한 명호에 대해 설법을 들음으로써 비롯된다. 이렇듯이 하나는 허망하고 하나는 진실하니, 어떻게 둘을 서로 나란히 비교할 수 있겠는가. 비유하자면 마치 만년 동안 깜깜했던 암실에 햇빛이 잠시만 비쳐 들어도 암흑은 단박에 사라져 버리는 것과 같다.

 

어찌 오래된 암흑이라고 해서 순간의 햇빛에 사라지지 않을 리가 있겠는가. 둘째, 연분에 달려 있다 함은 이러하다. 죄악을 지을 때는, 허망하고 어둡고 어리석은 마음이 허망한 경계의 연분을 만나 본말이 뒤바뀌어 죄악을 짓게 된다. 그러나 염불하는 마음은 부처님의 청정하고 진실하며 공덕 원만한 명호를 듣고서 위없는 보리심[無上菩提心]’을 연분으로 생겨나기 마련이다. 이처럼 하나는 거짓되고 하나는 진실하니, 어떻게 둘을 서로 나란히 비교할 수 있겠는가.

 

비유하자면 마치 어떤 사람이 독화살에 맞았는데, 독이 극렬하고 화살이 깊이 박혀 근육을 손상시킴은 물론 뼈까지 파괴되었으나, 한번 독약을 말끔히 사라지게 하는 신령스런 북 소리를 듣자마자, 금세 화살이 저절로 뽑혀 나오고 독기운도 스스로 풀려 버리는 것과 같다. 그런데 이 경우 화살이 좀 깊이 박히고 독이 극렬하다고 해서, 어찌 안 빠지고 해독 안될 리가 있겠는가.

 

셋째, 의지 결정에 달려 있다 함은 또 이러하다. 죄악을 지을 때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상황에서 이거 한번 해볼까 하는) 한가한 마음과 (나중에 뉘우치고 속죄할 기회가 있겠지 하고) 뒷날을 은근히 기대하는 마음이 으레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염불할 때는, 지금 당장 숨넘어가면 생명이 끝날 판인데, 그런 한가한 마음과 뒷날을 기대하는 마음이 도대체 있을 수 없다. 그래서 착한 마음으로 맹렬하고 예리하게 정신 바짝 차려 염불하게 되므로, 곧장 극락정토에 왕생할 수 있다.

 

비유하자면, 열 겹으로 묶은 밧줄은 천 사람도 끊을 수 없지만, 어린 아이가 칼 한번 휘두르면 순식간에 두 동강 나는 것과 같다. 또 천년 동안 쌓아 놓은 장작더미가 콩알만한 불씨 가지고도 짧은 시간에 죄다 타버리는 것과 같다. 그리고 반대로 말하자면 어떤 사람이 한 평생 동안 열 가지 선업[十善業]을 꾸준히 닦아 마땅히 천상에 올라가야 할 인연인데, 임종 때 한 순간의 결정적인 삿된 생각을 품으로써 곧장 아비지옥에 떨어지는 것과도 마찬가지이다.

 

악업이라는 게 허망한데도 불구하고, 임종 때 한 생각이 맹렬하고 예리했던 까닭에 오히려 한 평생 동안의 선행 공덕을 죄다 물리치고 지옥이라는 악도惡道에 떨어지게 만든 것이다. 하물며 임종 때 맹렬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염불한다면, 한가한 생각 없는 진실한 마음의 선행공덕은 오죽하겠는가. 그러한 결연한 마음의 염불공덕으로, 시작도 없는 아득한 옛날부터 지어온 악업을 말끔히 물리치고 극락정토에 왕생할 수 없다면, 이는 정말 말도 안 된다.

 

또 경전에 말씀하시기를, 한 순간의 염불 공덕으로 80억겁 동안 생사윤회의 죄업을 소멸시킨다고 하는데, 이는 염불할 때의 마음이 아주 맹렬하고 예리하기 때문이다.

- 천태대사 정토십의론

 

* 천태대사는 부처님의 은혜는 마치 공기처럼 이 누리에 두루 퍼져 있어서 사람들은 매일 그것을 쓰면서 생활하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다.라고 하였다.

 

* 천태대사는 천태종의 제3조이지만 사실상 종조(宗祖)와 같은 인물로, 마하지관〉 〈법화현의〉 〈법화문구〉 〈석선바라밀차제법문등 수많은 저술을 남겼다. 정토관련 문헌으로 유일하게 정토십의론이 있는데, 그가 저술한 다른 문헌들 중 유일하게 정토사상을 담고 있어서 실제로 저자가 천태대사가 맞는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천태대사의 임종 시 기록을 보면, 제자들에게 법화경무량수경을 독송하게 하였고, 아미타불의 48원을 찬탄하는 게송을 임종게로 남겼다.

 

* 원효대사는 천태대사를 가리켜 선정과 지혜에 모두 통달하여, 범부는 물론 성인조차도 (그 경지를) 알 수 없는 분이라고 극찬하였다.

 

* 도선국사의 정심관계법경에 이르기를,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두 가지의 천신이 있어서 밤낮으로 몸과 더불어 함께하며, 사람과 함께 나이를 먹는다. 한 순간 선악을 지어도, 마침내 현전(現前)하나니 악이 많으면 천신이 수명을 줄이고, 선이 강하면 명이 늘어난다.라고 하였다.

 

* 대지도론일체 중생이 임종 시에는 죽는 고통이 매우 절박하여, 대단히 두려워하는 마음이 생기므로 이때에 선지식(善知識)을 만나서 대용맹(大勇猛)을 발하여 마음과 마음이 계속하여 끊어지지 않으면, 이것이 증상선근(增上善根)이 되어 곧 왕생케 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 유일마니보경(遺日摩尼寶經)부처님께서 가섭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중생이 비록 수천거억만겁(數千巨億萬劫)을 애욕중(愛慾中)에서 죄에 덮여 있더라도, 만일 불경을 듣고 한 번 돌이켜 선()을 생각하면 죄가 즉시 사라져 없어진다.“라고 하였다.

 

* 연종집요안락집(安樂集)에서 말하기를, ”마치 사람이 적()을 대하여 진()을 쳐부술 때에 평생에 있는 힘을 다 쓰는 것 같이, 이 십념의 선근(善根)도 그러한 것이고, 또 임종 시에 일념의 산견증상악심(邪見增上惡心)이 생기면 능히 삼계(三界)의 복이 기울어서 곧 악도(惡道)에 들어가게 된다.“라고 하였다.

 

* 정공법사는 임종할 때 반드시 삶을 탐하고 죽음을 두려워하고, ()을 취하여 분별(分別)하는 것은 왕생에 장애가 된다. 우리들이 임종할 때 순조롭게 갈 수 있다고 확실하게 말하기 어렵다. 공부는 평상시에 해야 한다.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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