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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행자의 편지/미타행자의 편지

지혜와 복


 

그 옛날(1972) 서울에 올라와서 사귄 친구들 흔히 말하는 객지친구입니다.

객지친구 가운데 강원도 정선이 고향인 친구가 있었는데 이 친구는 저보다 고수입니다. 보통 양말이 뚫어지면 대충 찍어매어 신는데 이 친구는 헝겊을 대어 예쁘게 바느질해서 신고 다닙니다. 더 감탄스러운 것은 당시 꽃집 점원으로 있으면서 가계에 거지가 오면 꼭 5원씩 주었습니다. 거지가 매일오고 매일 5원씩 주고 서너 명이 들러도 싫은 내색 없이 보시하고 아무튼 이 친구가 친구들 가운데 가장 먼저 독립하여 꽃집을 차렸고 결혼도 가장 먼저하고 집도 가장 먼저 사고 차()도 가장 먼저 샀습니다.

 

제주도에서는 4.3사태(1948)을 겪고 나서는 한 남자가 여럿 부인을 거느리는 것이 흉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한 거사 분은 어릴 적에 배다른 동생들이 있었는데 보리밥에 고추장 비벼먹을 적에 어머니가 자기에게만 참기름을 떨구어 주고 배다른 동생들에게는 안주는 것을 보고 내가 집에서 없어져야 어머니가 죄를 덜 짓는다고 생각하고 초등학교 졸업하고 서울로 도망갔다고 합니다.

이 분도 지금은 성공하여 이복동생들 잘 거두어주며 잘 산다고 하는데...

 

이 두 분들의 특징은 어린나이에도 배우지 않았는데도 보시(布施)와 인과(因果)를 깨달고 행동으로 옮기였다는 것입니다. 보시의 공덕과 인과를 깨닫는 것이 다 지혜, 인격인데 경험상으로 볼 적에 우리가 아는 것은 배워서 알고 교육으로 알 수 있지만 우리가 공부하는 지혜는 사바세계 올 적에 이미 깨달아서 오는 것이지 사바세계 와서 깨닫는 것은 없다 하는 생각입니다 또한 지혜와 복은 함께하여 지혜 있는 삶은 반드시 복도 구족한다는 것입니다.

 

온전한 비구(比丘)도 당대에 이루는 것이 아니고

깨달음도 당대에 이루는 것이 아니고

()을 극복하기가 참 어려운 공부입니다.

어려운 줄 알기에 무지(無智)하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연민하는 마음이 일어나고

어려운 줄 알기에 쉼 없이 정진하는 마음도 일어나는 것입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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