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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행자의 편지/미타행자의 편지

옛날 옛날에

 

 

6.25 전쟁 통에 절집은 거의 불타고 대중은 흩어지고 전쟁이 끝나고 밖에도 춥고 배 고파지만 절집에서도 춥고 배 고파다고 합니다. 은사스님(청화큰스님)께서 3십대 잠시 태안사 주지소임을 본적이 있었다고 하는데, 큰스님께 3십대면 6십년 초 쯤 될 것인데 그 시절 춘궁기(春窮期) 봄이면 대나무 칼 가지고 산과 들로 다니며 쑥 캐다가 밀가루 풀어 죽 써 먹으며 연명하는 시절이라고 하는데 당시 태안사 후원에 젊은 대중스님이 여럿분이 계시였다고 합니다.

 

한 날은 능파각 밑, 물웅덩이에 피라미가 가득한 것을 본 배고픈 젊은 대중이 걷어다가 후원 가마솥에 밀가루 풀어 끓이는데 당시 가장 나이 어린 사미스님이 후원 앞에서 망보고 안에서는 끓이고 냄새는 온 도량에 퍼져나가는데 주지 채에 계시던 큰스님께서 얼마나 급하시었는지 담장을 훌쩍 뛰어 넘어 내려오시는데 그것을 본 대중은 놀라서 다 도망가고 망보던 사미스님도 도망갔다가 저녁에 모른 척하고 절로 돌아왔는데 당시 도망간 젊은 대중 여럿은 그 길로 절집에 돌아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은사스님께서도 사미승마저 도망갈까 바 아무소리 안하시고 계시다가 일주일이 넘으니 사미스님에게 절에서 아무리 배고파도 그러는 것은 아니다하고 더 이상 이야기가 없었다고 합니다. 결제 중에도 쌀이 떨어지면 대중스님들이 탁발 나가서 식량 구해오고 정진하고 얼마나 앉자있는 정진시간이 오롯하고 간절했겠습니까?

 

배고품 속에서 간절한 도심(道心)이 나오는 것인데.....

모든 것이 풍요한 요즘, 어려운 시절의 어른스님들의 간절한 신심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합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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