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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강심론/태안사 금강심론

제4장 석존일대의 경개

제사장第四章 석존일대釋尊一代의 경개梗槪

 

제일절第一節 룸비니 원에서 탄생誕生하심

 

인도국印度國 가비라 성에 룸비니 원이라는 별궁別宮이 있었는데 원에는 연당蓮溏이 있어 백련白蓮과 청련靑蓮이 교향交香하여 널리 방향芳香하니 화간花間에는 정미淨美한 백금白禽이 내무來舞하여 청흥淸興을 발하고 향강香岡에는 무우수화無憂樹花가 만개滿開하야 풍부豊富한 화방花房을 수할새

 

수간樹間을 비상飛翔하는 기금奇禽의 이성異聲이 낭자浪藉한 중에 청취유아淸趣幽雅한 내원內苑에서 시녀중侍女衆의 간호看護를 받으며 일보一步 이보二步를 신중愼重히 옮기시는 귀부인貴婦人이 나투시니 곧 가비라 성의 정반왕후淨飯王后이신 마야부인夫人으로서 왕자王子의 탄생誕生이 박근迫近하신 중신重身을 안보安保하시기 위하사 이 궁에서 정양靜養하시니라

 

각설却說 천지天地에 방향芳香이 복욱馥郁한 금춘今春 사월四月 팔일八日의 경사慶事로다 천기天氣가 은화隱和한 이 룸비니원에 불가사의不可思議한 서광瑞光이 조응照應함에 따라 이향異香이 원문遠聞하는지라 설산雪山(히말라야 산)에서 한적閒寂히 명상冥想의 생활生活을 계속하던 아사다 선인仙人은 여사如斯히 기서奇瑞가 간유間有함에 경이驚異하는 동시同時에 반다시 성태자탄생聖太子誕生의 조짐兆朕인 줄 심점心點하고 선제仙弟 나라다를 대동帶同하야 왕궁王宮에 내방來訪하니 과연果然이라 태자太子이신 실달다悉達多는 이제 출세出世하셨도다

 

선인仙人은 앙일仰日의 형안炯顔이신 태자太子의 성상聖相을 보고는 함루含淚하여 왕께 고告하되 태자太子께서 왕위王位에 오르시면 전세계全世界를 통치統治하실 성주聖主가 되실 터이나 태자太子께서는 반다시 출가出家하사 성불成佛하신 후 광도중생廣度衆生하실 것임을 언상言上하면서 자기自己는 연노年老하야 이렇듯 거룩하신 존교尊敎를 봉문奉聞할 수 없음을 비감悲感하니라

 

태자太子께서는 선인仙人의 예언豫言과 같이 세간世間의 태양太陽으로 출흥出興하사 전세계全世界를 조료照了하시니 멸후滅後 이천오백여년二千五百餘年의 세월歲月이 지난 금일今日에도 오히려 숭앙崇仰하야 맞이 않는 삼계三界의 도사導師이신 석가모니불釋迦牟尼佛이 되셨으니 매년每年 사월四月 파일八日에는 세계世界를 통하야 태자太子의 탄생誕生을 축하祝賀하느니라

 

히 아방我邦에서는 관등회觀燈會라 이름하야 가가家家에 팔각八角의 등롱燈籠을 달고 영구永久 불멸不滅을 상징象徵하는 광명光明을 앙견仰見하면서 성탄聖誕을 축하祝賀함이 항례恒例가 되었느니라

 

제이절第二節를 구하사 선림仙林에 입하심

 

탄생誕生하신 지 칠일七日만에 모후母后 마야부인夫人이 입적入寂하시니 이모姨母 바사바제가 대육代育하신 바 태자太子께서는 천자天資 총명聰明하사 성장成長하신지 칠세七歲에 언어言語를 능통能通하실 뿐 않이라 산술算術 천문天文 궁술弓術 또는 마술馬術을 각기各其 우사優師에게서 수학受學하시되 때때로 인불급人不及의 질문質問에는 사수師授로도 감당勘當하지 못하였느니라

 

부왕父王께서는 태자太子의 총명聰明을 기뻐하면서도 일찍이 아사다 선인仙人의 관상설觀相說이 억상憶想될 때에는 장래將來를 염려念慮하사 종종種種의 대책對策을 강구講究하시나니 미와 재덕才德을 겸비兼備한 야수다라왕녀王女를 납비納妃하야 화려華麗한 전당殿堂에 주하시게 하는 한편 국정國政 간섭干涉을 허여許與하야 출가심出家心을 억제抑制하고자 했다

 

그러나 태자太子는 성외城外에 출유出遊하실 때마다 혹은 노쇠굴요老衰屈腰의 인 혹은 병고난감病苦難堪의 인 혹은 장송葬送의 사인死人을 목도目睹하신 인상印象이 인멸湮滅하지 않고 인개노人皆老 인개병人皆病 인개사人皆死라 이를 면할 수가 없을까 하는 통감痛感이 심화深化함에 따라 마음이 울울鬱鬱하신 그대로 귀궁歸宮하심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또 다시 성문城門을 나갔을 때 노상路上에서 일인人의 수도행자修道行者를 보시고 그의 비범非凡함에 감심感心하사 출가出家의 이유理由를 물으시니 노병사老病死를 면한 자유自由를 얻을 수 있고 자비심慈悲心을 일으켜 생류生類를 구한다는 답이 엄연儼然함에 태자太子께서는 심감深感하여 심언心言하사되 이에 인간人間의 진실眞實한 도가 있다고 자신自信하시고 궁중宮中에 희귀喜歸하시니 왕손王孫인 라후라의 생경生慶이 있어 전중殿中의 희풍喜風이 일정溢庭하는지라 세사世嗣를 얻으신 태자太子께서는 출가出家의 결심決心이 더욱 견고堅固하시니라

 

때는 마츰 초하初夏의 월야月夜였다 출가出家의 시절時節은 정히 지금只今이라 생각하시고 안면安眠하는 라우라와 야수다라비를 남기시고 홀로 애마愛馬 건척을 여공旅笻삼아 질풍疾風과 같이 성문城門을 나가시어 설산雪山을 향하실 따름이었다 태자太子는 도중途中에서 하마下馬하시고 착용하신 의관衣冠은 부왕父王과 비에 대한 신표信標로 어자御者 차익에게 벗어 주시고 자수自手로 삭발削髮하신 후 선인仙人들이 다유多留하는 삼림森林의 제 학자學者들을 역방歷訪하사 학도學道에 노력努力하시니라

 

제삼절第三節 정각正覺을 대성大成

 

태자太子께서는 설산雪山의 산록山麓과 우루빈라림에서 육년간六年間이나 난행고행難行苦行을 체험體驗하시면서 오직 일심一心으로 도를 구하셨다

그로 인하여 색신色身이 수쇠瘦衰하고 안심골로眼深骨露가 그 극에 달하여 인의 일견一見에 수루垂淚를 금할 수 없을 지경地境이었다 그러나 아직도 각의 광명光明은 나투지 않았다

 

어느 날 근촌近村의 처녀處女

「줄(현)이 너무 팽팽하면 끊어지고

줄이 너무 느슨하면 안 울린다」

 

라고 노래하는 소리를 들으셨다 태자太子께서는 「아! 그렇다 나는 광명光明의 세계世界를 구하고자 먼저 오욕五慾의 가를 사리捨離하야 선림仙林에 입하였다 그러나 번뇌煩惱는 아직도 단진斷盡하지 못한 채 구도求道의 결심決心만은 부단不斷히 계속되지만 색신色身의 고뇌苦惱가 그 극에 달함에 따라 심현心絃이 단절斷絶될 지경地境이다

 

이래서야 진실眞實한 도를 구할 수가 없다 오욕五慾에 포착捕捉된 향락享樂의 생활生活도 이체理體에 부당不當하려니와 이렇게 자강自强하야 색신色身을 손하고 정신精神을 괴롭히는 극단極端한 고행苦行도 이체理體에 부당不當하다 미를 떠나고 각에 진하는 도는 이二의 극단極端(향락享樂과 고행苦行)이 아닌 중도中道라야 된다」고 사유思惟하시고 「이제는 다만 색신色身을 조양早養하고 심신心身을 정온靜穩히 하야 중도中道를 발견發見할 만한 실안實眼을 개할 따름이라」생각生覺하셨다

 

그리하야 태자太子께서는 먼저 니련선하尼連禪河에 입하사 색신色身부터 청세淸洗하시고 수자다소녀須闍多少女가 봉상捧上하는 유미乳糜를 수하사 원기元氣를 회복回復하신 후 부다가야의 대보리수하大菩提樹下에 수바사제소년少年이 봉상捧上하는 길상초吉祥草를 부좌敷座하시고 「내 만일萬一 을 얻지 못하는 한에는 단연斷然코 차좌此座를 불기不起하리라」자서自誓하사 일심정념一心正念으로 응심정려凝心靜慮하셨다

 

이것을 본 욕계欲界의 대마왕大魔王은 이제야 말로 마계魔界에 큰 위기危機가 왔으니 끝까지 태자太子의 성도成道를 방해妨害해야 한다고 벼르며 먼저 삼인三人의 마녀魔女를 보내어 태자太子의 마음을 미란迷亂케 하였으나 태자太子는 심소부동心少不動이라

 

경악驚愕한 마왕魔王은 뇌전풍우雷電風雨로써 대지大地를 요동搖動하며 일억팔천一億八千의 군세軍勢를 질타叱咤하야 전후前後 좌우左右에서 돌진突進하면서 접근接近하되 이미 각의 좌는 미동微動을 발견發見할 수 없는지라 하릴없이 좌를 중심中心하야 광륜光輪의 점증漸增으로써 휘황輝煌케 할 따름이었다

 

모든 사마邪魔를 극복克服하시고 마음의 평화平和를 보지保持하신 태자太子의 마음에는 야암夜闇이 효광曉光에 대함과 같이 미운迷雲이 기려奇麗하게 권청捲晴하고 혜광慧光이 낭연朗然히 조료照了하였다 그리하야 먼저 자기自己의 전세前世를 알으시고 나아가 일체생류一切生類의 생멸상生滅相을 주지周知하심에 따라 미의 근원根源과 혹의 단제斷除하는 방도方途를 대오大悟하사

 

광명光明이 휘요輝曜하는 대각위大覺位에 오르시고 원정圓淨하신 지혜智慧와 원만圓滿하신 자비慈悲를 구족具足하신 무상존無上尊의 불타佛陀 곧 석가모니불釋迦牟尼佛이 되셨나니라 그 때 석존釋尊의 보령寶齡이 만삼십세滿三十歲 (삼십오세설三十五歲說도 전함)에 당하신 십이월팔일十二月八日 효신曉晨의 사실事實이었다 현재現在 경주慶州 석굴암石窟庵에 봉안奉安한 신라시대新羅時代의 대석상大石像은 실로 차신此晨의 성자聖姿시니라

 

제사절第四節 오십년五十年 교화敎化의 행각行脚

 

석존釋尊께서는 수일간數日間 스스로 개명開明하신 대각오大覺悟의 환희歡喜를 자락自樂하시면서 어떻게 하면 이러한 도를 전하야 미혹迷惑의 오뇌懊惱로 수고受苦하는 중생衆生을 제도濟度할까 하는 자비심慈悲心이 불길 같이 타오르셨다 그래서 다시 오주간五週間이나 보리수하菩提樹下에 그대로 앉아 계시며 이제 얻은 바 이 도를 어떻게 설하여야 중생衆生들이 해득解得할까 또는 이를 차세此世에 실행實行케 함에는 어이해야 될까 심사숙고深思熟考하시다가 필경畢竟 정각正覺하신 보좌寶座에서 뜨시사 교화행각敎化行脚을 시작始作하셨다

 

벽두劈頭에 먼저 고행苦行의 동모同侔였던 오비구五比丘를 베나레스의 교외郊外에 왕방往訪하사 「중생衆生은 밥을 위하야 업을 작作하면서 노․병의 고苦와 싸우다가 사액死厄이 당전當前할 뿐이다 그것은 역겁歷劫의 집인集因이 윤전輪轉하는 업력業力 때문이니 고과苦果의 집인集因인 미혹迷惑을 끊어 중생衆生의 사고四苦(생노병사生老病死)를 이한 자성불自性佛에 귀의歸依할지라 증리證理를 목적目的하고 단혹斷惑에 노력努力하는 것이 열반涅槃에 달하는 도니라」고 교훈敎訓하셨다

 

이를 청수聽受한 오인五人은 선인仙人의 행법行法을 즉시卽時에 사리捨離하고 불도佛道에 입하니 베나레스상인商人의 자 야사야도 출가出家함에 따라 그 부모父母와 애처愛妻와 우인友人 오십사인五十四人도 동입신앙同入信仰하였나니라

 

그리고 우루빈라촌에 있는 가섭파迦葉波 삼형제三兄弟와 아울너 그의 천인千人 제자弟子도 교화敎化하시고 왕사성王舍城에서 마갈타국왕國王을 위하야 설법說法하시는 한편 사리불舍利佛과 목건련目犍連을 화도化導하시며 다시 고향故鄕인 가비라바소도에 귀향歸鄕하사 부왕父王을 위시爲始하야 그 일족一族을 교화敎化하실새 비妃 야수다라와 자 라후라와 이제姨弟 난타와 종제從弟 아난 등도 다 제자弟子가 되었나니라

 

그리하야 귀족貴族이나 천민賤民이나 사문沙門이나 악한惡漢이나 또는 학자學者나 농민農民이나 상인商人이나가 그 계급階級과 직업職業과 남녀男女의 차별差別이 없이 다 평등平等으로 동일교훈同一敎訓에 훈도薰陶되어 무상無上의 도에 들었나니라

 

석존釋尊께서는 매년每年 하절夏節의 장림기長霖期에는 일처소一處所에 제자弟子들을 회집會集하사 도를 전수專修케 하시다가 과기해제過期解制하면 제방諸方에 유행遊行하야 교칙敎勅을 광포廣布하는 바 도처到處에 국왕國王 대신大臣으로부터 빈부貧婦 걸인乞人에 이르기까지 모두 다투어 환영歡迎할 뿐 아니라

 

정사精舍를 제공提供하고 의식衣食을 헌공獻供하면서 청교원문請敎願聞할새 교자驕者는 손양遜讓하고 비자悲者는 위안慰安하고 뇌자惱者는 득은得穩하며 광자狂者는 소성蘇醒하니 봉교일문奉敎一聞한 자는 불사不死의 감로甘露를 득음得飮함 같이 신생명新生命을 몽혜蒙惠하야 영생永生의 열반涅槃에 향케 되었나니라

 

그리하야 전국戰國이 평화平和하고 불언不言 금수禽獸도 상애相愛하도다 이와 같이 전도傳道에 전심專心하사 최후最後의 일각一刻에 이르기까지 전교傳敎 아니심이 없었나니라

 

제오절第五節 추상追想

 

석존釋尊께서는 스스로 혼구昏衢의 등촉燈燭이 되셨으니 이제 회상回想하면 실로 석존釋尊의 일생一生은 자심중自心中의 명정明淨하신 등화燈火를 대자대비大慈大悲하신 불심佛心으로써 세간世間의 인인人人에게 분여分與하셨나니 아니 지금只今도 오히려 행화行化하심이 분명分明하니라

 

그래서 석존釋尊의 교훈敎訓을 신수봉행信受奉行하는 사람들이 이 지혜智慧의 등화燈火를 봉대奉戴하야 나날이 수용受用하는 바 「내 불사不死의 도를 설하리라」하심은 실로 사람마다의 등심燈心에 점화點火하심이니라

 

석존釋尊의 화신化身은 멸하신 지 이미 이천오백여년二千五百餘年의 세월歲月이 흘렀으나 석존釋尊의 지법신智法身 곧 영원永遠히 불멸不滅하는 그 지혜智慧의 등화燈火는 간단間斷 없이 전하고 전하여 더욱 더욱 무수無數한 인인심중人人心中에 휘요輝曜할새

 

이 광명光明에서 우리는 석존釋尊의 존차대尊且大한 자비慈悲의 용자容姿를 배찰拜察하는 동시同時에 우리의 생명生命을 일체一切 유정有情의 생명生命과 대화大和한 중中에서 영생永生의 은택恩澤을 입는 바이다

 

                              병술丙戌 승납일僧臘日

                            어 운문암雲門庵 벽산한인碧山閒人 찬역撰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