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지대사는 〈왕생집〉에서 「찬탄하노라. 진(晉)나라 이전에도 비록 정토의 법(法)이 중국에 전해지긴 했으나, 널리 전하고 힘서 행하여 거리나 집집마다 정토의 법을 깨우치게 된 것은 혜원법사로부터 비롯되었다. 그래서 만대(萬代) 이후에 정업(淨業)을 수행하는 제자들이 스승의 거룩한 뜻을 추존(推尊)하여 정종(淨宗 : 淨土宗)의 시조로 삼게 된 것이다. 참으로 석가모니부처님께서 다시 서방정토를 설하신 것이며, 아미타부처님이 동토(東土)에 현신(現身)한 것이라 할 만 하다. 그 공(功 )이 위대하지 않은가」 라고 하였다.
* 혜원법사는 동방의 호법보살(護法菩薩)로 불렸으며, 다른 나라의 스님들은 그를 대승도사(大乘道師)로 칭하면서, 혜원법사가 계신 곳을 향(香)을 사루며 절을 하였다고 한다.
염불공부는 다만 진실한 신심信心이 귀중한 것이니, 첫째로 나는 앞으로 될 부처요, 아미타불은 이미 이루어진 부처로서 그 체體가 둘이 아닌 것인 줄을 믿을 것이고, 둘째로 사바세계는 고통으로 가득한 세계라는 것과 극락은 오직 즐거움만 있는 곳임을 믿어서 고苦를 싫어하고 낙樂을 구할 것이며, 셋째로 지금의 일거일동一擧一動이 모두 서방극락세계로 회향廻向될 수 있음을 믿어야 할 것이다.
만일 회향하지 아니하면, 비록 상품선上品善이라도 왕생하지 못하고 회향할 줄 알면 비록 악행을 지었더라도 빨리 상속심相續心을 끊고 참회하는 마음을 일으키면 참회하는 힘만으로도 능히 왕생할 수 있거늘, 하물며 계戒를 지키고 복덕을 닦는 등 여러 가지 승업勝業으로 어찌 정토에 왕생하지 못할 리가 있으랴. 염불 이라는 한 문門이 백 천 가지 법문을 원만히 포섭하는데, 염불이 정행正行이 되고 계정혜 등이 조행助行이 되어 정正과 조助를 합행合行하면 순풍을 만난 배와 같을 것이고, 다시 판삭(板索 : 널빤지와 밧줄)을 가하면 빨리 저 언덕에 이를 것이다. -우익대사
* 허운선사는 「이 땅의 모든 중생이 오랜 겁이 지나도록 사생육도(四生六道)에 윤회하며 영원히 고해(苦海)에 빠지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고, 성불하여 상락아정(常樂我淨)을 얻기를 원한다면, 부처님과 조사께서 가르치신 말씀을 진실로 믿어야 합니다. 만약 일체를 놓아 버리고, 선(善)도 악(惡)도 모두 생각하지 않으면 모든 사람이 그 자리에서 부처를 이룰 것입니다. 그래서 제불보살(諸佛菩薩)과 역대 조사께서 일체 중생을 남김없이 제도하겠다고 발원하신 것이니, 이것은 아무 근거 없이 공연히 발원을 하고 큰 소리를 치신 것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말한 법(法)이 본래 그러하기 때문이며, 부처님과 조사께서 되풀이해서 천명하시고 부촉(咐囑)하신 진실한 말씀에는 조금도 헛되거나 거짓된 것이 없습니다. 대지의 일체 중생이 무량겁 이래로, 생사고해에 빠져서 가라앉았다 떠올랐다 함녀서 윤회를 그치지 않는데, 이는 마음이 미혹하고 전도(顚倒)되어 있어, 깨달음을 등지고 티끌(무명)과 합했기[背覺合塵] 때문입니다. 마치 순금이 똥구덩이에 빠진 것과 같아서 사용하지 못할 것은 아니지만, 그 더러움을 감당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부처님은 대자비의 마음으로 부득이 팔만사천법문을 설하여, 각양각색으로 근기가 서로 다른 중생들의 탐진치애(貪瞋痴愛)의 팔만사천 습기(習氣)의 병을 다스린 것이니, 마치 순금 빛깔 위에 여러 가지 더러운 때가 끼어 있으므로 우리로 하여금 대표로 깎고, 솔로 털고, 물로 씻고, 헝겊으로 닦아 내어 깨끗이 하도록 하신 것과 같습니다. 그런 까닭에 부처님께서 설하신 법, 다시 말해 모든 방편문이 다 묘한 법이며, 모두가 생사를 해결하여 성불할 수 있는 길인 것입니다.
다만 그 사람의 근기에 적합 한가 아닌가가 문제될 뿐, 굳이 법문의 높고 낮음을 구분할 것이 아닙니다. 중국에 전해지고 있는 가장 일반적인 법문은, 종(宗 : 선종), 교(敎 : 교종), 율(律 : 율종), 정(淨 : 정토종), 밀(密 : 밀교)인데, 이 다섯 가지 법문은 사람마다의 근기와 성향에 따르기 위한 것이니, 어느 것이든지 한 문(門)만 수행하면 됩니다. 한 문에 깊이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니, 오래도록 변함없이 나아가면 반드시 성취할 것입니다.」 라고 하였다.
* 상속심(相續心) : 끊임없이 계속 이어지는 생각. 무언가를 끊임없이 계속 행하려는 마음. 본문에서는 악행(惡行)을 끊임없이 계속 지으려는 마음이라는 뜻.
* 승업(勝業) : 뛰어난(훌륭한)행업(行業). 즉, 몸과 입과 생각으로 짓는 뛰어난 업으로서, 예컨대 육바라밀/ 사무량심(四無量心)/ 팔정도(八正道)/ 십선(十善)/ 육화경(六和敬) 등이 있음.
《무량수경》에서 「십념十念의 염불로도 극락에 왕생한다.」 하신 말씀을 듣고, 이를 분명하게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의혹을 일으켜서 말하기를, 「부처님이 경전에서 말씀하신 것 같으면 선업과 악업의 길에서 죄와 복은 없어지지 않으므로 무거운 업에 먼저 이끌려 간다고 하셨으니, 이치로는 몇 번이고 어긋나지 않는다. 일생에 악업을 짓지 않을 수 없는데, 어찌하여 단지 십념만으로 능히 모든 죄를 소멸하고 문득 저 국토에 태어나며, 정정취正定聚에 들어가 영원히 삼악도를 멀리하고 마침내 물러나지 않는다.」 라고 하는가.
또, 「시작이 없는 때로부터 오면서 온갖 번뇌를 일으켜서 삼계에 묶여 갇혀 있고, 서로 얽혀 제약받고 있는데, 어떻게 두 가지 번뇌를 끊지 않고 곧바로 십념만으로 삼계 밖을 벗어난다 하는가.」하며 의심한다.…(중략)…《무량수경》의 말씀은 가히 자신의 얕은 식견으로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믿음을 일으키게 하고자 응당 사물의 상황으로 비유해 보자. 천년 동안 쌓은 풀이 그 높이가 백리가 되지만 불로 태우기를 콩알만큼만 허락하여도 하루에 모두가 소진되어 버릴 것이다. 이때 「천년 동안 쌓은 풀이 어떻게 하루에 모두 소진되겠는가.」 라고 가히 말할 수 있는가.
또한 앉은뱅이가 스스로의 힘으로 열심히 걷는다면, 요컨대 많은 날을 지나야 1유순由旬에 이를 수 있지만, 만약 남의 배에 의지한다면 바람으로 인한 돛단배의 힘으로 하루 사이에 능히 천리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이때, 「앉은뱅이의 몸으로 어떻게 하루 동안 천리에 이를 수 있겠는가.」 라고 말할 수 있는가. 세간의 뱃사공의 몸으로도 오히려 이와 같은 생각 밖의 일을 하는데, 어찌 하물며 여래이신 법왕法王의 힘으로 부사의不思議한 일을 능히 할 수 없겠는가. -원효대사〈무량수경종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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