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경한(白雲景閑) 임종게(臨終偈)
* 다음은 백운경한 스님의 임종게입니다.
인생 칠십 년이
고래에 드무나니,
칠십 칠년 전에 와서
칠십 칠년 되어 돌아가도다.
모두 다 비어 있는 돌아갈 길에
모두가 바로 고향이로다.
이 몸 본래 있지 않았고
마음 또한 머물지 않으니,
재로 만들어 시방에 뿌리고
남의 땅 점하여 묻지 말아라.
人生七十歲
古來亦希有
七十七年來
七十七年去
虛虛皆歸路
頭頭是故鄕
我身本不有
心亦無所住
作灰散十方
勿占檀那地
-白雲景閑-
* 경한 스님은 고려 말 스님으로서, 원나라에 들어가 석옥 청공 스님의 법을 받고 돌아와서, 해주 신광사에 크게 선풍을 드날린 선지식입니다. 인생 칠십 세는 예부터 또한 드물게 있는 것인데, 칠십 칠년 전에는 내가 왔고, 칠십 칠년 뒤에는 내가 가는 것이니, 생각해보면 모두가 허망하고, 생각할 것이 아무 것도 없이 다 털어 버리고 고향 길에 들어서니, “두두시고향(頭頭是故鄕)이라”, 내가 돌아갈 때 이것저것에 걸리고 미련이 있으면, 돌아가는 그리운 고향 길이 못되겠지요.
그러나 깨달은 분에게는 가고 오는 것이 없어, 모두 다 고향이고 적광토(寂光土)입니다. 내 몸도 본래 있는 것이 아니고, 내 마음도 역시 머무를 바가 없으니, 내 몸을 화장해서 재를 만들어 시방(十方)에 흐트러뜨리니, 단나(檀那)의 땅, 곧 재가 불자의 땅에다 내 시체를 묻을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본래가 공인지라, 몸도 허망한 것이고 마음도 허망한 것이고, 원래 내 것도 아니고 네 것도 아니고, 그러니까 재를 만들어서 뿌리는 데 아무 걸림이 없다는 게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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