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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청화 큰스님 법문집/12. 진리의 길

제 3편 게송음미(14)


 

중봉명본(中峰明本)의 신광송(神光頌)

 

* 중봉대사는 원나라 때 분인데, 우리 불교에 굉장히 공로를 많이 끼친 위대한 분입니다. 고봉어록도 있는데, 고봉(高峰原妙)대사가 스승입니다.

 

* 고봉대사는, 일반 대중 방에는 고목당(枯木堂)이라는 현판을 걸고, 자기가 거처하는 선실에는 사관(死關)이라 붙여 놓고서, 십년 동안 문지방을 넘지 않았다는 진지한 수행자였습니다. 내가 죽어도 무상대도를 성취하지 않고서는 안 나오겠다는, 결사 부동한 뜻이 되었겠지요.

 

고봉대사의 법제자가 즉 중봉명본 스님인데, 투철한 선사이면서도 불유선(佛儒仙)의 삼교 일치를 제창한 선지식입니다. 또한 스님은 마치 왕사, 국사 같은 대접을 받고, 명필 조맹부(趙孟頫)와는 절친한 막역지간이었습니다.

 

스님은 사람이 너무 많이 찾아와서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서, 이리 피하고 저리 피하면서 공부를 하는데, 자기가 지내는 암자를 허깨비같이 잠시간 상 없이 머문다고 환주암(幻住庵)이라 이름 지어서 잠시 머물다가, 사람들이 몰려들면 미련 없이 다른 데로 가서 또 환주암이라 하고 지내는데, 나중에는 몇 차례나 배[船]에 가서 숨어 정진하기도 하였습니다. 중봉대사는 화두 참구하는 임제종인데, 공부하는 방식은 참선과 염불을 회통해서 주장한 분입니다. 이 분이 지은 간단한 게송을 소개합니다.

 

심묘한 불성 광명 어둡지 않고,

만고에 오히려 장엄하나니,

불법의 문안으로 들어오려면,

아는 체 분별심을 두지 말아라.

 

神光不昧

萬古徽猷

入此門內

莫存知解

-中峰明本-

 

* 신광(神光)은 도광(道光)이나 불광(佛光)이나 같은 뜻입니다. 신광불매란 신비로운, 영원적인, 영생불멸한 광명이 조금도 어둡지 않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만고휘유(萬古徽猷)라, 만고에 오히려 더 아름답고 장엄하다는 뜻입니다. 부처님의 순수한 불성 광명의 빛은, 조금도 어둠이 없이 만고에 오히려 아름다우니, 부처님 법을 순수하게 닦는 이 문중에 들어와서는 지해 분별을 내지 말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그 뒤에 선방에서는 기둥에다가, 입차문내 막존지해(入此門內莫存知解)를 써서 붙이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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