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편 마음이 바로 부처요, 부처가 곧 마음인 것을

 

 

                                     

                  

 

 

 

삼천년 만에 피어오르는 우담바라화와도 같이

 

* 비록 몽매에 사무친 그리운 귀향의 길이라 할지라도, 고달픈 나그네에게는 가파른 산 너머 아득한 마을일 것이며, 번뇌의 해탈과 영생의 행복을 지향하는 위없는 정도(正道)일지라도, 삼독심[탐욕·분노·어리석음]에 얽매인 중생들에게는 천리만리 머나먼 꿈나라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석가모니 부처님을 비롯하여, 인생과 우주의 실상을 여실히 깨닫고 참다운 자아를 성취한 성자들에게는, 마치 닿기만 하면 황금빛으로 변한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헤르메스의 지팡이와도 같이, 영원히 행복한 금빛 찬란한 극락정토 아닌 데가 없습니다.

 

* 사실, 우리 인간은 본질적으로는 바로 행복 자체인 부처님이며, 우리가 살고 있는 사바세계가 그대로 극락세계인데, 인생의 모든 불행과 갈등은 참다운 진리를 깨닫지 못한 어리석은 중생들의 자업자득이 아닐 수 없습니다.

 

* 똑같은 하나의 사건도 역사적 사회적으로 그 처지와 경우가 다른 사람들에게는 각기 동일한 견해일 수는 없습니다. 또한 차원을 달리하여, 일체 욕망을 초월한 색계 중생이나, 의식만이 존재한 무색계 중생들의 견해 또한, 저마다 지은 바 행업에 따라서 천차만별입니다. 때문에 중생들의 상호 불신과 갈등과 불행은 필연적인 인과응보의 죄과(罪果)입니다.

 

* 우리 중생이 참 생명이요 근본 고향인 부처님이 되지 못하는 한, 하염없는 인생의 불안과 짓궂은 생사윤회의 멍에는 영구히 벗어날 기약이 없습니다.

 

* 석가모니 부처님은 과거 전생에 살타왕자로 태어났을 적에는, 부처님 되기를 서원하여 굶주린 범에게 한 생각의 회한도 없이 자기 몸을 보시하였으며, 또는 설산동자로서 히말라야 산중에서 수행할 때에는, 추호의 주저함이 없이 악마에게 몸을 던졌고, 또한 헤매는 중생을 연민하는 마음이 사무쳐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는 상제(常啼)보살이었을 적에는, 해탈의 지혜인 반야를 얻기 위하여 흔연히 뼈를 부수어 골수를 꺼내서 팔기까지 하였습니다.

 

* 갖은 난행고행의 시련 끝에 깨달은 부처님의 가르침인 불법은 심심 미묘하여 이루 헤아릴 수 없습니다. 이를 요약하면 바로 육바라밀로서, 곧 마음에 집착 없이 베푸는 보시와, 행동과 언어를 바르게 하는 계율을 지키는 지계와, 마음에 거스릴 때 강인하게 참고 견디는 인욕과, 모든 선행을 한사코 끊임없이 닦아나가는 정진과, 애써 들뜬 마음을 거두어 근본 마음자리인 청정한 불심에 고요히 잠기는 선정과, 우주만유의 실상은 일체 지혜 공덕을 원만히 갖춘 바로 부처님이라는 생각을 여의지 않는 지혜 등, 위없는 최상의 진리입니다.

그런데, 이 육바라밀을 더욱 간략하게 표현하면, 몸과 입으로는 올바른 계율을 지키며, 다만 순간 찰나도 생명의 실상인 부처님을 여의지 않는 가르침으로서, 참으로 영원한 행복에 이르는 성불의 지름길이 아닐 수 없습니다.

 

* 부처님의 교법이 구르고 굴러 모든 삿된 견해를 모조리 무너뜨리므로 법륜(法輪)이라 하며, 바로 진리 자체이기에 진여(眞如)라 하고, 일체 번뇌를 소멸한 영생의 고향이므로 열반이며, 인생과 우주의 본래면목이기에 주인공이요, 모든 불안과 갈등이 없는 영생 안온한 이상향이기에 극락이며, 헤아릴 수없는 모든 지혜 공덕을 원만히 갖추고도 오히려 영겁토록 파괴되지 않는 영생불멸의 실체이기 때문에 금강륜, 곧 금륜(金輪)이라 합니다.

 

* 이제, 우리 인류의 오랜 역사적 시련을 극복하고 진정한 자아인 부처님이 되고, 최선의 이상향인 극락세계를 이룩할 시절과 인연이 성숙하였습니다.

그래서 삼천년 만에 오직 한 번 피어오르는 찬란한 우담바라화와도 같이, 우리 금륜 회보(會報)가 바야흐로 어기센 첫 걸음을 내닫기 시작하였습니다.

 

* 우리 고해 중생을 태우고 필경 돌아가야 할 성불의 고향으로 인도하는 세찬 금륜의 수레바퀴는, 오직 아집과 법집을 여읜 육바라밀의 순수한 기름에 의하여서만, 장엄한 금바라화(金波羅華)꽃이 만발한 해탈의 가형(家鄕)에 도달할 수가 있습니다.

 

 

[불기 2530년 5월 『금륜』 창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