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 불자님들! 무엇보다도 먼저 아실 것은 제법공諸法空의 지혜입니다. 소극적으로 말하면 제법이 공이고, 적극적으로 말하면 모두가 부처란 말입니다. 똑같은 자리입니다. 제법이 공이라 하면, 우리 중생들은 너무나 허망하지 않는가, 허무하지 않는가 생각합니다. 그러나 다만 공만이 아니라, 그 공 자리가 진여불성입니다. 진여불성으로 충만돼 있는 그 자리가 바로 제법이 공한 자리입니다. 말로는 제법공이지만, 정말로 우리 마음을 깨달아서 자타自他를 떠난 하나의 자리에 들어가면 성자가 되어 버려요. 그 자리가 진여불성이 충만한 자리가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중생 버릇이 굉장히 많습니다. 법문 듣다가도 금방 세속의 분위기에 말려들어 버립니다.
* 우리 불자님들은 마음을 가다듬는 데 제일 쉬운 염불을 하십시오. 염불이란 본래 부처인 우리가 본래 부처인 것을 잊어 버리고 있다가 부처님 가르침을 만나서 본래 부처인 줄 알고, 부처를 생각하고 부처님의 이름을 부르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시 부처가 되는 이것이 바로 불교입니다. 부처님을 생각하면서 부처님 이름을 불러야 되겠지요. 우리 환경이 너무나 복잡하고 산란스러워, 부처님한테 귀의하려면 부처 이름을 부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렇게 해서 우리가 한번 부처님을 부르면 부른 만큼 우리 업장을 소멸합니다.
* 서산대사 염불송念佛頌에 “대승불교의 할아버지라는 마명馬鳴보살도 염불하고, 대승불교의 아버지라는 용수龍樹보살도 염불했거니, 나 같은 사람이 무엇이기에 염불을 하지 않을 것인가” 이렇게 하심下心을 하면서 염불을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염불의 방식으로는, 심즉연불경계心則緣佛境界라, 부처님 경계에 우리마음을 머물게 하고 구즉칭명불호口則稱名佛號라, 입은 부처님의 이름을 분명히 외우는 거예요. 이 말씀은 이른바 실상염불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 부처님의 경계는 오직 우주 전체가 하나의 부처라는 경계입니다. 마음을 그런 경계에 머무르게 하고, 입은 부처님의 명호(이름)를 외운단 말입니다. 이것이 염불법, 실상염불법입니다. 마음으로 부처님의 경계를 생각하면서 입으로 부처님을 외는 것이 하나가 되어 염불하면, 팔만사천 번뇌를 소멸하고 동시에 팔만사천 공덕을 성취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 걸음걸음(步步) 소리소리(聲聲) 생각생각(念念)마다 오직 아미타 부처님만 왼단 말입니다. 이렇게 해야 염불삼매에 들어갑니다. 염불삼매에 들어가지 못하면, 업장을 온전히 소멸시키기가 어렵습니다. 한번 하면 한번 한만큼 공덕이 있습니다.
* 모든 부처님이 가호하고 여러 선신善神들도 지키고 여러 가지 공덕이 많이 있으나, 마음을 깨닫기 위해서는 조금 더 나아가 매서운 결단이 필요합니다. 금생 번뇌, 전생 번뇌 얼마나 많습니까? 이런 번뇌를 녹이기 위해서는, 깊은 명상을 해야 합니다. 가장 깊은 명상은 참선입니다. 가장 고도한 명상이지요. 참선이 삼매입니다. 염불삼매란, 염불로 해서 깊은 참선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그래야 근본 번뇌의 뿌리를 녹이고서 마음을 깨닫게 됩니다.
* 마음을 깨달아야 우리 중생들이 성자의 경계, 모든 존재의 근본 바탕을 온전히 스스로 깨치게 되는 것입니다. 참다운 깨달음의 단계가 되려면, 오로지 우리 마음이 삼매에 들어야 합니다. 삼매는 가장 깊은 명상입니다. 세간의 명상법이 많이 있지만, 그런 법은 유위적인 상대적인 마음을 다스리는 법인 것이지, 정말 완벽한 행복을 추구하는 법은 되지 못합니다.
* 부처님 가르침만이 영원불멸한 우리 행복의 구경지究竟地, 최상의 행복을 이루게 하는 삼매법입니다. 따라서 다른 여러 가지 명상법을 말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그런 데에 끌려가지 말고서, 부처님 명상법처럼 쉽고 효과적인 구경락究竟樂, 최상의 행복을 보장하는 명상법을 해야 합니다. 따라서 염불이 쉽기도 하고 효과적이지요.
* 마음을 바르게 하고 마음을 맑게 하고 마음을 깊게 해서, 우리의 본래자리, 고향 자리로 가게 하는 것이 부처님의 삼매법입니다. 부처님의 참선법입니다. 많은 법이 있지만, 법 가운데서 제일 하기 쉽기에 부처님께서 제일 많이 말씀한 것입니다. 이왕이수易往易修라, 가기 쉽고 닦기 쉽고 행하기 쉽지요. 금생에 좋고 내생에 극락에 태어나는 것을 보장하고, 따라서 보보성성염념유재아미타불步步聲聲念念唯在阿彌陀佛이라, 오직 아미타불을 놓치지 않는단 말입니다.
그렇게 외워서 염불삼매에 드셔야 합니다. 그리고 조석朝夕으로 될수록 시간을 많이 내셔야 합니다. 잘 때도 염불하다가 잠들면, 꿈속에서도 염불하고 있단 말입니다.
* 삼매에 들어야 습기習氣가 녹아집니다. 습관성이 없어져요. 하다 안하다 그러면 안한 것보다 낫지만, 큰 힘을 얻지 못합니다. 득력得力을 못합니다. 기왕 하려면 힘을 얻고 덕도 많이 봐서 부처가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부처님께서 가장 많이 말씀하신 법입니다. 걸음걸음 소리소리 생각생각 오직 아미타불과 함께 있는 삶이 되시기를 간절히 바라마지 않습니다.
[200년 11월, 성륜사 정기법회 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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