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착(無着)은 불멸 후 1천 년경의 사람이요, 북인도 건타라 국 부루사부라 성(城)의 바라문 출신이다. 세친과 사자각이 그의 아우이다. 처음에 소승 화지부(化地部)에 들어가 출가하여 빈두라를 따라 공관(空觀)을 닦았다. 뒤에 중인도 아유차 국의 강당에서 넉 달 동안 밤마다 미륵보살의 설법을 들었으며, 《유가사지론》등 5부의 《대론》은 이때 미륵보살이 설한 것이라고 한다.
무착은 아유차 교상미에서 법상(法相)대승의 교리를 선양하였다. 또 여러 대승경전을 해석하여 많은 논소(論疏)를 지었다. 《서장전》에 의하면 75세에 왕사성에서 입적하였다.
그의 아우 세친은 본디 소승의 학자였으나 무착의 권유로 대승에 귀의하여 크게 이름을 드날렸다. 《서역기》에서 세친보살이 회심하여 논장을 저술한 인연담이 있다. 세친은 본디 총명하고 영리하였는데, 아직 시절인연이 닿지 않아 소승을 일삼았다. 붓끝과 혀끝이 미묘하고 유창한데다가 날카롭기는 서릿발보다 더 준엄하였다. 또 온갖 변론 재주가 강물이 흐르듯 종횡무진하며, 별빛이나 칼날처럼 예리했다.
무착은 소승을 방편의 가르침[權敎]으로서 하기의 중생들을 끌어들여 제도하는 인연으로 알았다. 즉 법화경에서 피로한 길손을 위로하고 쉬게 하기 위해 중도에 변화로 된 성[化城]을 나투시고, 궁박한 아들을 꾀어내 잡기위하여 똥치는 일을 맡기는 비유 정도로 여긴 것이다. 그래서 자신도 아우를 교화할 방편으로 중병에 걸린 것처럼 병상에 누워 자기는 곧 세상을 떠날 것이라고 알리면서 아우를 불렀다.
세친이 소식을 듣고 하루도 안 되어 찾아오자, 무착이 세친에게 병의 원인을 자세히 설명한 다음 대승의 가르침을 설해 주었다. 그러면서 자기가 죽기 전에 자기가 공부하던 경전이나 한 번 읽어달라고 부탁하였다. 그래서 세친은 곧장 화엄경을 봉독했는데, 비로자나 법계와 보현행원의 바다가 마치 햇빛이 온 천지를 눈부시게 비추고 제석천의 구슬 그물[帝網]이 서로 영롱하게 머금은 것처럼 생생하게 펼쳐져 있는 모습을 보았다. 이에 큰 믿음과 깨달음이 저절로 일어나면서 스스로 결연히 탄식하였다.
“날카로운 칼로 내 혀뿌리를 잘라 내가 지금껏 소승을 찬탄한 잘못이 얼마나 막중한지 증명해보이겠다.”
형 무착이 만류하였다.
“만일 사람이 땅에서 넘어졌으면 또한 땅을 짚고 일어나는 법일세. 마찬가지로 지난날 아우가 그 혀로 대승을 비방하였으니, 이제는 그 혀로 대승을 찬탄하면 될 걸세.”
마침내 산에 들어가 대승경전을 두루 열람하고《십지론》을 지었는데, 글이 완성되던 날 온 대지가 크게 진동하고 광명이 온 천하에 환히 비쳤다.
이에 국왕이 찾아와 알현하며,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얻으셨습니까? 라고 묻자, 세친은 “얻지 못했습니다.” 라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왕은 “성인의 과위를 얻지도 못했는데 무슨 연유로 대지가 진동하는 것입니까?”고 되물었다.
세친은 “도가 옅고 덕이 보잘것없는 제가 젊은 시절에 대승을 믿지 않고 비방하였다가 이제야 뉘우치고 진실한 마음으로 대승론을 지으니, 대지가 진동하는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이처럼 무착은 아우 세친에게 대승경전을 권하여 대승으로 마음을 돌리게 하였다고 한다.
그의 저서로는 《현양성교론》20권, 《대승아비달마집론》7권, 《섭대승론》3권, 《유가사지론》100권, 《대승장엄론》13권이 있다.
용수에 이어 정토사상에 관해 설명한 논서는 《섭대승론》이다.
이 논에서는 “극락에 태어나고 싶다고 원하면 왕생할 수 있다는 것은 별시의(別時意)에 지나지 않는다.”고 설한다. 별시의라 함은 먼 미래의 다른 때(別時)에 부처님의 과위를 얻을 수 있음에도 마치 바로 그때(卽時)에 얻을 수 있는 것처럼 설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결국 부처님의 방편유인의 설법이란 것이다.
‘별시의’의 설로 인하여 후세에서는 정토사상의 전체를 한 방편설로 보거나 혹은 일부만을 방편설로 간주하는 등의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는데, 어느 것이든 정토사상을 비판하고 멸시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사상은 세친의 《정토론》에서 무착의 설과는 달리 오히려 정토사상을 적극적으로 고취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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