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우경⟫ ⟪바바리품⟫에 이런 말이 있다.
“바라내 주 바라마달 왕의 재상이 한 아들을 낳았는데, 32상(相)과 80종호(種好)를 갖춘 대인(大人)이었다. 이름을 미륵(彌勒)이라 불렀는데 어려서부터 기인한 모습과 영특한 기질이 널리 알려졌다. 왕은 이 소문을 듣고 이 아이가 자라면 장차 왕위를 찬탈할 염려가 있다 하여 아이를 미리 없애버리려고 한 번 보기를 원하였다. 아이의 아버지가 음모를 미리 알아차리고 파리부따라 국에 왕사로 있는 외삼촌 바바리에게 보내 기르게 하였다.
과연 아이는 천재라 하나를 들으면 천을 깨달아 15세 전에 이미 세상의 학문을 통달하였다. 때마침 바바리는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셨다는 말을 듣고, 미륵이 16세 되었을 적에 세상에 계신 부처님을 찾아뵙고 제자가 되게 하였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미륵상생경⟫,⟪미륵하생경⟫,⟪미륵성불경⟫등을 설하시게 된다.
미륵상생경에는 다음과 같은 말씀이 나온다.
“미륵보살은 지금으로부터 12년 뒤 2월5일에 명을 마치고 도솔천에 태어나게 될 것이다. 그때 그곳에서는 5백만 억 천자들이 각기 전단 마니보배의 하늘 관(天冠)을 벗어 공양하고 원을 밝힘으로써 보배궁전과 보배 연꽃, 천녀와 천악, 보배 나무가 나타날 것이다. 그 가운데 갖가지 광명이 나타나 여러 가지 음악과 노래를 부르게 되는데, 모두 그 노래와 춤은 열 가지 착한 일{十善業}과 여러 가지의 큰 서원을 노래하게 된다. 그래서 이 춤과 노래를 보고 듣는 이는 모두 위없는 도의 마음을 내게 된다.”
이것이 미륵보살이 죽어 도솔천에 태어나는 근거이다.
도솔천은 욕계(欲界)6천(天)의 하나이며, 도사다(都史多)⋅투슬다(鬪瑟多)⋅ 도솔타(兜率陀)⋅도솔(兜率)이라고도 쓰며, 상족(上足)⋅묘족(妙足)⋅희족(喜足)⋅지족(知足)이라 번역한다. 수미산 꼭대기에서 12만 유순(由旬)되는 곳에 있는 하늘로서 칠보로 된 궁전이 있고 한량없는 천인들이 살고 있다. 여기에는 내원(內院)과 외원(外院)의 두 원이 있다. 외원은 천인들이 욕락(欲樂)을 받는 처소이고, 내원은 미륵보살의 정토라 한다. 미륵은 여기에 있으면서 설법하며 남섬부주에 하생하여 성불할 시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 하늘은 아래에 있는 사왕천⋅도리천⋅야마천이 욕정에 잠겨있고 그 위에 있는 화락천⋅ 타화자재천이 들뜬 마음이 많은 곳인데 반해 잠기지도 않고 들뜨지도 않으면서 5욕락에 만족한 마음을 내므로 미륵 등의 보처(補處)보살이 있다고 한다.
천인들의 키는 2리, 몸무게는 1수(銖)반, 수명은 4천세인데 인간 4백년이 그 하늘의 1주야라 한다. 그런데 미륵보살은 도솔천 내원궁에서 4천년을 머무르며 인간 세월로는 56억 7천만 년을 지나 이 세상에 내려오시어 용화수(龍華樹: 꽃가지가 용의 머리 같아 붙여진 이름)아래서 정각을 이루어 부처님이 되고, 세 차례의 법회{龍華會}를 열어 상⋅중⋅하 세근기의 중생들을 제도하신다고 한다.
그런데 첫째, 도솔천에 태어나려면 ⟪미륵상생경⟫에 “뭇 삼매를 수행하여 올바른 선정에 깊이 들어야만 비로소 도솔천에 가 날 수 있다.”고 하여 그 밖의 특별히 중생을 이끌어 맞아들이는 방편 법문이 없는데 대하여, 서방정토의 아미타불은 본래의 서원한 힘과 광명의 위신력으로 단지 부처님을 생각하고 명호를 염송하는 중생이 있기만 하면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거두어 받아들이신 점이 다르다.
둘째, 도솔천은 욕계에 속한 하늘이다. 거기에는 아름다운 여인들이 많아서 잘못하면 오욕(五慾)의 욕락에 빠져서 수행의 경지에서 후퇴하는 자가 많을 수 있지만, 서방정토에서는 여인도 없고 성문이나 벽지불의 2승도 전혀 없고 순수한 대승보살들만의 청정하고 선량한 이들을 도반으로 삼기 때문에 수행의 경지에서 후퇴하는 일이 없다.
셋째, 도솔천은 수명이 4천 세라 오래 살기는 하나 욕계의 하늘이므로 자신이 지은 복이 다하면 하늘의 오쇠상(五衰相)이 나타나서 다시 생사윤회를 하게 된다.
하늘의 오쇠상(五衰相)이란, 그가 복이 다해서 수명이 끝나려 할 적에 나타나는 쇠퇴한 다섯 가지 모양인데, ①옷이 지저분하게 때가 끼고, ②머리위에 쓴 꽃관(花冠)의 꽃이 저절로 시들어지고, ③양 겨드랑이에서 땀이 나고, ④나쁜 냄새가 몸에서 나고, ⑤천상의 자기 자리가 더 이상 즐겁지 않게 된다는 이 다섯 가지 쇠퇴한 모양이다. 이 다섯 가지 모양이 나타나면 반드시 그 천상에서 죽는 것이라 한다.
그러나 서방정토는 한 번 왕생하기만 하면 어느 한 사람도 다시 삼계(三界)에 떨어져 나와 생사윤회의 업장에 묶이는 법이 없고, 모두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어 마침내는 성불하게 된다.
⟪서국전(서국전)⟫에 있는 얘기이다.
무착(無着), 세친(世親), 사자각(師子覺)의 삼형제 보살이 있었다. 무착은 아우차 국의 강당에서 넉 달 동안 밤마다 미륵보살의 설법을 듣고 ⟪유가사지론⟫ 100권을 지은 대승보살이다. 세친은 이름을 천친(天親)이라고도 하는데 그는 소승에서 오백부(五百部) 대승에서 오백부를 지었다는 천부논사(天部論師)이며, 사자각은 맨 끝 아우로서 무착의 ⟪대승아비달마집론⟫에 주석을 단 대논사이다.
이들은 다 함께 도솔천에 가 나서 미륵보살을 친견하기로 결의 하고서 “누구든지 먼저 죽어 미륵보살을 친견하는 자가 남아 있는 이들에게 그 소식을 알려 주기로 하자”고 서약하였다.
그러다가 사자각이 먼저 죽었는데 한 번 간 뒤로는 감감 무소식이었고, 그 뒤에 세친이 죽었는데 그도 죽은 뒤 3년 만에 무착에게 찾아왔다. 그래서 무착이 ‘왜 이제야 오느냐?’고 나무라면서 ‘사자각은 어찌 되었느냐?’ 고 묻자 세친은 자기는 미륵보살을 친견하여 이제 막 설법을 듣고 설법이 끝나자마자 내려왔다는 것이며, 사자각은 도솔천에 가자마자 아름다운 여인에 빠져서 오욕을 즐기느라 이미 다른 권속이 되어버렸고, 그는 도솔천에 올라간 뒤로 아직껏 미륵보살을 뵌 적도 없다는 것이었다.
보살들도 공부가 낮으면 천상의 미묘한 오욕에 빠지기 쉽거늘 하물며 보통의 범부중생이랴! 그러므로 서방극락세계에 왕생해서 틀림없이 불퇴전의 경지에 이르겠다는 발원을 내야하며 도솔천에 올라가서 미륵보살을 친견하려는 원을 세워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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