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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행자의 편지/제주불교 미타행자의 편지

74. 원력(願力)

 

 


자성원 소임시절 특이한 객승이 왔습니다.

낡은 티코 차타고 보살에 애들까지 데리고 왔는데 ‘어떻게 알고 왔느냐’ 물으니 길가다 절 표시보고 찾아 왔다고 합니다. 속칭 전문객꾼이지만은 부처님법이 인연법이라 차 한 잔에 객비까지 챙기어 주었더니 한 달에 한번 정도 정확히 찾아왔고 나 역시 아무 부담 없이해 주었더니 술술 스스로 말하는데 산중에 토굴 짓고 사는데 참 물도 없고 전기도 없는 곳에서 무슨 질긴 인연인가 가족을 이루고 모여서 사는 것입니다. 그들이 오는 날은 냉장고 다 털어서 먹을 것 싸주고 여비주고 하였습니다. 그들도 자성원 오는 날은 소풍 오는 기분으로 오는 것입니다. 애들은 잔디에서 뛰어놀고 어느 날 객승이 묻지도 않은 말을 스스로 말하는데


‘스님 제가 금생에는 이렇게 살지만은 다음 생에는 꼭 공부 할 것입니다’


한 꺼풀 벗기고 보면 스님생활이 보통일 아닙니다. 저거 출가자(出家者)도 아니라고 비난하지만 다 들 출가 할 적에는 대 자유인, 대도인(大道人)이 되겠다고 출가 한 불보살의 화신(化身)이지만 막상 해보면 업(業)이 받쳐 주질 못하는 것입니다. 객승도 금생에는 원력을 짓고 다음 생을 바라보면 중 생각을 가지려고 애쓰는 것입니다.


한 생각 돌이켜보면 스님네 잘 산다고 해보아야 50보 100보 차이고 머나먼 길 다들 부족하기에 중생의 삶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금생에 부족하더라도 애쓰고 원력을 세운다면 다음 생에는 좀 더 나은 모습으로 올 수 있는 것입니다.


                                                        나무아미타불

   

* 무주선원 산수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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