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無常)
부처님께서 깊은 사유 속에 깨달으신 것 가운데 제행무상(諸行無常)이 있습니다. 즉 우주의 모든 존재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늘 변하여 한 모양으로 머물러 있지 아니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늘 부처님 법을 듣고 그렇게 생각해도 중생이기에 깊은 의식 속에서는 변화보다는 고정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특히 건강과 많은 재물은 항상 유지되기를 바라고 그것이 쇄했을 적에는 고통을 받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재물을 잃었을 적에 마음까지 상하여 건강까지 잃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인과(因果)에 의하여 모여다 흩어졌다하는 진리(眞理)를 누구인들 거슬리기가 없는 것입니다.
우리가 마음공부하자는 것은 일어났다 소멸하는 모였다 흩어졌다하는 부침(浮沈)에 현상을 직시(直視)하고 여여(如如) 하자는 것입니다. 절대 부정(否定)에서는 절대 긍정(肯定)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무상함을 처절히 느끼어야 출리심(出離心)이 발(發)하여 사바세계를 떠나고자 정진하는 것이고 무상함을 처절히 느끼어야 일체중생의 고통을 대신하겠다는 대(大) 원력(願力)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요즘에는 작은 정진도량 만들 요량으로 땅 매입한다고 다니면서 마음이 짠한 모습을 보게 됩니다. 현실적으로 사바세계의 생명줄이 재물인데, 재물가운데서도 마지막으로 내놓는 것이 땅이라는 것입니다 땅을 내놓는 사람들의 사연이 가지가지입니다. 2백여 평의 농가 집을 매매한다고 해서 갔습니다. 전형적인 안채 밖갓채가 있는 제주옛집입니다 마당에는 제법 묵은 나무가 있고, 원 주인장은 잘 살았다고 합니다. 노보살님은 신심도 있어서 밑에 땅은 절에 시주하였고 절 일도 많이 도와주었다고 합니다. 할아버지가 무엇을 아시는 분인지 돌아가시기 전에 유언으로 내가 죽은 뒤에는 집을 다 손대도 좋으나 측간(廁間)만은 손대지 마라 하시였는데, 아드님이 집을 수리하면서 측간도 손을 데였다고 합니다.
요즘 아파트 화장실에도 측간귀신이 있는지 모르겠는데 하는 말이 측간귀신이 성질이 가장 고약하다고 합니다. 아무튼 측간을 손대고부터 집안에 우환이 들끓어 폭삭 망했다고 하는데, 썰물 빠져나가듯이 재물이 쓸려나가겠지요 쓸려나가는 대세에 몸부림친다고 얼마나...... 측간을 손대여서 동티가(땅, 돌, 나무 따위를 잘못 건드려 지신(地神)을 화나게 하여 재앙을 받는 일. 또는 그 재앙)난지 잘 모르겠지만 집은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고 집을 산 사람은 집이 필요한 사람이 아니고 투기 목적으로 매매해서 이익을 보려는 사람이기에 집은 비워져 있어서 폐허가 되었습니다. 냉정한 사바세계!! 냉정한 현실!!
폐허된 집에 무심히 핀 호박꽃, - 아 - 마당의 이름 모를 아름드리나무만이 옛 식구들의 애절한 마음을 알겠지요.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 애절한 사연이 있는 집에서 그 분들을 축원하며 부처님 모시고 살려했더니 그것도 인연인가 저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 분에게 넘어갔네요.
* 돌담 밑에 핀 제주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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