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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행자의 편지/광전스님의 염불선 이야기

염불선이야기11-초기불교의 선③ 구차제정(1)

염불선이야기11-초기불교의 선③ 구차제정(1)


구차제정(九次第定)은 사선정(四禪定)과 사무색정(四無色定), 멸진정(滅盡定)을 합한 아홉 단계의 선정을 말하며 진리를 인식하는 단계적 성찰을 의미한다. 앞에 설명한 오정심관(五停心觀)과 사념처(四念處)가 선의 구체적인 방법론이라면, 구차제정은 선의 방법론이자 동시에 그 결과로 얻어지는 선정(禪定)의 단계이기도 하다.


 구차제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불교의 세계관인 삼계(三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삼계는 욕계(欲界)와 색계(色界), 그리고 무색계(無色界)로 구성되어 있으며 중생이 윤회하는 세계이다. 먼저 욕계는 욕구를 본질로 하는 존재의 세계로서 가장 밑으로는 지옥(地獄), 아귀(餓鬼), 축생(畜生), 아수라(阿修羅), 인간(人間), 천상(天上)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다음으로 색계는 욕계 위에 있으며 색계사선(色界四禪:初禪.二禪.三禪.四禪)의 선정의 심리상태에 있는 중생들이 머무는 곳으로, 여기에는 물질적인 것(色)은 있어도 감관의 욕망을 떠난 청정(淸淨)의 세계이다. 그 다음은 무색계로 물질적인 것도 없어진 순수한 정신만의 세계로 사무색정(四無色定:空無邊處定.識無邊處定.無所有處定.非想非非想處定)을 닦아 무색계 4선의 심리상태를 가진 중생들이 머무는 곳으로, 욕계와 색계는 물질로 이루어진 세계이므로 공간(空間)에 의지하지만 무색계는 물질을 떠난 세계이므로 공간에 의지하지 않는다고 한다.


사선정(四禪定)은 색계의 선정의 단계로 색계의 18천상에 해당되는 선정의 경지에 따라 네 단계로 분류한 것으로 사정려(四靜慮)라고도 한다.

 초선(初禪)은 욕계의 본질이 욕탐(欲貪)임을 자각하여 욕탐에서 벗어남으로써 생긴 희락(喜樂)에 의식이 머물고 있지만, 일상적인 사유 활동은 계속되는 상태이다.


이선(二禪)은 오관에 의한 지각과 사유를 멈추고 자신의 마음을 관조함으로써 새로운 희락을 느끼게 되며 그 희락에 의식이 머물게 된다. 이때는 소유욕이 사라지고 마음이 한곳에 머무르는 경계(心一境性)의 상태가 된다. 그러나 초선과는 다르게 일상적인 사유 활동은 중지된다.


삼선(三禪)은 자신의 의식이 희락에 머무는 이유가 자신이 희락을 바라기 때문이라는 것을 자각하여 희락에 대한 욕구를 버림으로써 우리의 의식이 욕탐에서 완전히 벗어나 희락에 대해 차별상을 일으키지 않게 되며 평정한 마음으로 행복감에 머물며 지혜가 발현된다.


사선(四禪)은 행복과 괴로움의 행(行)이 없어지고 이전에 있었던 기쁨과 근심도 제거되어 괴로움도 그치고 행복감도 그친 평정심에 의해 염(念)이 청정해지는 단계를 말한다.


사선에서는 모든 행(行)이 점차적으로 그치게 되는데, 초선에서는 언어(口行)가 멈추게 되고 이선에서는 일상적인 사유활동, 심사(尋伺), 각관(覺觀)이 멈추게 되며, 삼선에서는 즐거운 마음(喜心)이 멈추게 되며, 사선에서는 호흡마저 멈추게 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