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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행자의 편지/태호스님의 산사의 풍경소리

참고 견뎌야 하는 세상

【태호스님의 산사의 풍경소리】

   

 

 참고 견뎌야 하는 세상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을 인생고해 사바고해라 합니다.

 그리고 이 세상 자체가 다섯 가지로 흐려진 오탁악세입니다. 한말로 더러운 세상입니다. 그래서 깨끗한 세상 정토세계를 그리는 것입니다.

 우리 인생이 고해인 것은 사실입니다. 어렵고 힘들게 겨우 평온과 행복을 누리는가 하다 뜻하지 않게 액운이 닥치기도 하고 엉뚱한 역경으로 다시 고해에 빠지고 맙니다. 이 세상은 우리 뜻대로 마음대로 되어지질 않습니다. 불의의 사고와 재난을 어찌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세상에서 고해를 건너려면 달게받아 견디며 참아내야만 합니다. 이렇게 해야만 살 수 있는 세상이라 하여 사바세계 곧 감인(감내)세계라 합니다.

 지금 우리는 괴로운 세상을 헤쳐가는 바라밀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첫째로 혼자 살 수 없기 때문에 혼자 힘으로 건너갈 수 없기 때문에 나누며 베풀며 뜻을 합쳐 사는 길밖에 없습니다.

 둘째로는 지녀야할 도리를 잘 지켜야 합니다. 질서가 무너지면 세상은 더욱 혼란한 고해가 됩니다.

 그리고 셋째로 고난과 역경에도 참아내고 견뎌내야 하는 것입니다. 바로 인욕바라밀입니다.

 달마대사께서 말씀하신 친설이라는 ‘이입사행론’은 부처님의 가르침의 골수를 아주 간략히 요약했는데 “부처님의 가르침을 빌어 근본 뜻을 깨닫게 되면 성인이나 범부나 모두가 동일한 참다운 성품(진성)임을 믿을 수 있으나 객진망상에 가리어 나타나지 못한다.”고 하셨습니다.

 객진망상이란, 내안에 있는 주인인 본마음이 아니고 밖에서 날아온 먼지처럼 환경에 따라 시대와 습관과 문화조건에 따라 이루어진 잘못된 상상들입니다. 세상에서 보고 듣고 배운 것을 겪고 경험하여 얻어진 것들로 재보고 추측하여 판단하는 생각들 때문에 참다운 자기성품이 들어나질 못합니다. 자기 안목과 수준에 따라 분별하여 즐겁다 괴롭다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만 참다운 성품에 들어갈수 있는가.

 네가지 행行이 있는데 그중 첫째로 ‘보원행’이라 합니다. 원수 같은, 원망스러움에 보답하는 행을 하라는 것입니다.

 “무릇 원망과 괴로움을 받으면 마땅히 생각하기를 ‘무시 이래로 근본을 버리고 지엽적인데 매달려 많은 원망과 미움을 산 일이 한이 없구나. 지금 현재 그릇됨이 없다고 할지라도 과거에 지은 악업의 업보이구나. 달게 받아 참아내어 원망하지 않고 호소하지 않으리라.’이같은 마음이 일어나야 한다.”

 “달게 받아 견뎌내고 참아내는 마음만이 악업의 과보를 갚는 것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원망스럽고 한탄스러우며 정말로 호소하고 싶은 때가 한두번이 아닐 것입니다.

 오죽하면 ‘아더메치유’라는 신조어가 유행을 했겠습니까. 아니꼽고 더럽고 메스꺼우며 치사하고 유치하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마음으로는 원망과 괴로움이 사라지질 않습니다.

 다만 ‘감심인수’하는 마음, 마음으로 달게 받아 견뎌내고 참아내는 마음만이 악업의 과보를 갚게 됩니다.

 내가 지어 내가 받는다는 기본생각을 가지면 기꺼이 견뎌내고 참아낼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수행력이요 고해를 건너는 힘이 될 것입니다.

 지금 세계의 최강국이라는 미국에 뜻하지 않은 천재지변 재난이 닥치고 우리나라 일본에도 최강의 태풍이 몰아쳐 큰 피해를 주었습니다.

 재난을 당한 여러분들이 모두 참아내고 견뎌내고 이겨나갈 수 있도록 우리의 뜻과 힘을 나누어 주는 일이 제일로 근본이 되는 일일 것입니다.

 



 출처 : LA중앙일보


2005년 9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