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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행자의 편지/광전스님의 염불선 이야기

염불선이야기3 - 초기불교의 염불

염불선이야기3 - 초기불교의 염불


 우리 속담에 “노는 입에 염불(念佛) 한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하는 일 없이 놀기보다는 무엇이든 하는 것이 낫다는 뜻으로 우리 생활에 염불이 얼마나 친숙한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부처님 당시에 제자들이 부처님을 존경해 그들 마음속에 부처님을 간직하려고 했던 노력이 염불의 시초다. 이 염(念)이란 단어에는 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데 대표적인 의미로는 ‘억념(憶念)하다’, ‘관념(觀念)하다’, ‘사념(思念)하다’, ‘작의(作意)하다’라는 뜻으로 ‘마음에 기억하여 잊지 않으려고 하는 의식 활동’으로 해석된다.


 염(念)이란 단어가 이렇게 많은 의미로 쓰이는 이유는 염해야 할 대상인 부처님의 개념에 여러 가지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염하는 대상도 초기 원시불교에서는 석가모니 부처님 한분에 한정되어 있었지만, 부파불교와 대승불교가 일어남에 따라 아미타불, 약사여래불, 관세음보살, 지장보살 등 여러 부처님과 보살들에 대한 염불이 행해지게 되었다.

 “마하남이여! 이곳에서 너는 여래를 억념(憶念)해야 한다. 이르기를, 이와 같이 저 세존은 응공(應供).정등각(正等覺).명행족(明行足).선서(善逝).세간해(世間解).무상사(無上士).조어장부(調御丈夫).천인사(天人師).불세존(佛世尊)이시다.” (〈증일아함경〉 제11권 억념품)


 위에서 보듯이 염불의 대상인 부처님을 여래십호(공양 받을 만한 님(應供), 올바로 원만히 깨달은 님(正等覺), 지혜와 덕행을 갖추신 님(明行足), 바른 길로 잘 가신 님(善逝), 세상을 이해하는 님(世間解),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르신 님(無上士), 사람들을 길들이시는 님(調御丈夫), 신들과 인간의 스승이신 님(天人師), 깨달은 님(佛), 세상에 존귀한 님(世尊))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이와같은 여래십호(如來十號)의 내용은 부처님의 공덕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으로 염불이 부처님의 공덕을 억념(憶念)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또 “만약 어떤 비구가 몸과 뜻을 바르게 하고 결가부좌하여 생각을 묶어 앞에 두고 다른 생각이 없이 오로지 부처님을 염하여 여래의 형상을 관(觀)하는데 눈에서 떠나지 말아야 하느니라. 이미 눈에서 떠나지 않게 되면 다시 여래의 공덕을 염하라” 〈증일아함경〉

 위에서 볼 수 있듯이 여래의 형상을 관하는 수행이 염(念)을 하기 위한 방편으로 제시되었음도 알 수 있다.


 이 부처님을 염하는 법이 하나의 수행법으로 채택된 것이 염불수행이다. 이 염불수행이 발전하여 부처님 이외의 대상을 염하게 되어 삼념(三念: 念佛, 念法, 念僧)이 생겨났고 다시 지키고 행해야 할 계율과 보시, 장차 태어나야 할 천상을 생각하는 육념(六念: 念佛, 念法, 念僧, 念戒, 念施, 念天)이 되었으며, 이 육념에다 다시 마음의 조용함을 염하는 염휴식(念休息), 출입하는 숨을 세어 망상을 제거하는 염안반(念安般), 이 몸은 항상 하지 않고 무상하다는 것을 생각하는 염신(念身)과 죽음을 생각하는 염사(念死) 등이 더하여 십념(十念: 念佛, 念法, 念僧, 念戒, 念施, 念天, 念休息, 念安般, 念身, 念死)으로 발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