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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독!초기경전/2. 잡아함경

197. 시현경(示現經) 198. 라후라경(羅睺羅經) ①

잡아함경 197. 시현경(示現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가사시리사(迦闍尸利沙)의 지제(支提)2)에서 1천 비구들과 함께 계셨는데 그들은 다 옛날에 머리를 꼬는 바라문이었다. 그 때 세존께서는 1천 비구들을 위해 세 가지를 나타내 보여 교화하셨다. 어떤 것이 세 가지인가? 신통변화를 나타내 보이고, 남의 마음을 알아차리는 신통을 나타내 보이며, 가르침을 나타내 보이셨다. 신통을 나타내 보이셨다는 것은 무엇인가? 세존께서는 그 응하는 바를 따라 선정의 정수(正受;三昧)에 드는 모습을 보이셨으니, 허공을 날아 동방으로 가서 다니고 머무르며 앉고 눕는 네 가지 위의를 짓고, 화삼매(火三昧)에 들어 파랑·노랑·빨강·하양·주홍과 파리(頗梨)빛의 여러 가지 불빛을 내며, 물과 불을 함께 나타냈는데 혹 몸 아래로 불을 뿜고 몸 위로 물을 뿜기도 하고, 몸 위로 불을 뿜고 몸 밑으로 물을 뿜기도 하였으며, 두루 사방에서도 또한 이와 같이 하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여러 가지 신변을 나타내신 뒤에 다시 대중 가운데 앉으셨으니, 이것이 신족(神足)을 나타내 보이셨다는 것이다.

 

남의 마음을 알아차리는 신통을 나타내 보이셨다는 것은 무엇인가? 남의 마음[心]과 같이, 남의 뜻[意]과 같이, 남의 분별[識]과 같이, '저 사람은 분명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분명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저 사람은 분명 이렇게 버릴 것이다. 저 사람은 분명 이렇게 몸으로 증득하여 머무를 것이다'라고 아셨으니, 이것이 남의 마음을 알아차리는 신통을 나타내 보이셨다는 것이다.

가르침을 나타내 보이셨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세존께서 하신 말씀이다.

"비구들아, 모든 것이 불타고 있다. 모든 것이 불타고 있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른바 눈이 불타고 있고, 빛깔과 안식과 안촉과 안촉을 인연하여 생기는 느낌, 즉 괴로운 느낌·즐거운 느낌·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도 또한 불타고 있다.

 

귀·코·혀·몸도 마찬가지이며, 이와 같이 뜻도 불타고 있고, 법과 의식과 의촉과 의촉을 인연하여 생기는 느낌, 즉 괴로운 느낌·즐거운 느낌·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도 또한 불타고 있다.

무엇에 의해 불타고 있는가? 탐욕의 불로 불타고 있고, 성냄의 불로 불타고 있으며, 어리석음의 불로 불타고 있고, 태어남·늙음·병듦·죽음·근심·슬픔·번민·괴로움의 불로 불타고 있느니라."

그 때 1천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는 모든 번뇌를 일으키지 않고 마음이 해탈하였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잡아함경 198. 라후라경(羅睺羅經) ①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 기사굴산(耆闍崛山)에 계셨다.

그 때 존자 라후라는 부처님 계신 곳에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한쪽에 물러서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의 이 식을 갖춘 몸과 또 바깥의 모든 대상을 어떻게 알고 어떻게 보아야 '나[我]다. 내 것[我所]이다'라는 소견, 아만(我慢)과 같은 번뇌의 얽매임이 생기지 않겠습니까?"

그 때 세존께서 라후라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구나. 라후라야, 네가 여래에게 매우 깊은 이치를 묻는구나."

 

부처님께서는 라후라에게 말씀하셨다.

"네 눈은 과거에 속한 것이건 미래에 속한 것이건 현재에 속한 것이건, 안에 있는 것이건 밖에 있는 것이건, 거칠건 미세하건, 아름답건 추하건, 멀리 있는 것이건 가까이 있는 것이건, 그 일체는 나가 아니요, 나와 다른 것도 아니며, 나와 나 아닌 것이 함께 있는 것도 아니라고 사실 그대로 보라. 귀·코·혀·몸·뜻에 있어서도 또한 그러하니라.

라후라야, 이 식을 갖춘 몸과 또 바깥의 모든 대상을 이렇게 알고 이렇게 보면 '나[我]다. 내 것[我所]이다'라는 소견, 아만(我慢)과 같은 번뇌의 얽매임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라후라야, 이와 같이 '나다. 내 것이다'라는 소견, 아만(我慢)과 같은 번뇌의 얽매임이 생기지 않으면 라후라야, 이것을 애욕의 탁한 소견을 끊고 바르고 빈틈없는 한결같음[無間等]으로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난 것이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존자 라후라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안의 감각기관에 대해 말씀하신 것과 마찬가지로, 바깥에서 들어오는 경계인 색(色)·성(聲)·향(香)·미(味)·촉(觸)·법(法)·안식(眼識)·이식(耳識)·비식(鼻識)·설식(舌識)·신식(身識)·의식(意識)과 안촉(眼觸)·이촉(耳觸)·비촉(鼻觸)·설촉(舌觸)·신촉(身觸)·의촉(意觸)·안촉으로 생기는 느낌[眼觸受]·이촉(耳觸)·비촉(鼻觸)·설촉(舌觸)·신촉(身觸)·의촉(意觸)으로 생기는 느낌·안촉에서 생기는 생각[眼觸想]·이촉·비촉·설촉·신촉·의촉에서 생기는 생각·안촉에서 생기는 의도[思]·이촉·비촉·설촉·신촉·의촉에서 생기는 의도·안촉에서 생기는 애욕[愛]·이촉·비촉·설촉·신촉·의촉에서 생기는 애욕에 대해서도 또한 이와 같이 자세히 말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