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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행자의 편지/미타행자의 편지

인연 복(福)

 

 

토굴생활, 행동반경은 차로 십 분 거리에 있는 우체국과 농협마트입니다. 차 끌고 가는 길이 넓게 뻥 뚫린 길도 있지만 마을 마을로 연결하는 2차선 도로를 선호 합니다. 거기서 제주의 평화롭고 소박한 4계절의 아름다움을 만나고 사진 찍어서 인터넷에 올리는 것입니다. 한 참 인기 있던 접시꽃은 가고 지금은 시골집 마당에 흐드러지게 핀 석류꽃을 만날 수 있습니다. 소철도 요즘 새순이 한참 나오고 있습니다. 소철은 제주도에서는 길에서 마당에서 흔히 만나는 나무입니다.


그 옛날 군에서 제대하고 서울에 다시 올라왔지만 춥고 배고프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흔히 말하는 막노동판을 전전하다가 다시 들어간 곳이 동산원예라는 꽃 농원입니다 그 곳에서 관리 책임자로 일하는데 사장님이 하시는 일은 일본에서 뿌리 없는 소철나무를 수입 해다 주는 일 뿐이고 저는 그 소철을 잘 심어 뿌리와 잎이 잘 나게 하고 관리해서 판매까지 하는 것입니다.

속된 표현으로 일은 내가 다 하는데 돈은 사장님이 다 버는 것이지요. 나도 하면 돈 벌수 있다 해서 1년 만에 형제들을 보채서 자금을 마련하고 그것도 부족해서 이자 돈을 얻어서 독립하였습니다.


잠실농원이라는 간판을 걸고 정성을 들여서 소철을 심어 놓으니 세상이 다 내 세상 같습니다. 이제는 고생 끝, 행복시작이다 했는데 1차 실패, 1차 실패를 만회하기위해 더 큰 이자 돈 얻어 했고 2차 실패, 3차는 1.2차 실패를 만회하기위해 더 큰 돈을 투자했고 3차도 실패, 이자가 이자를 새끼치고, 농사 지여보신 분들은 아실 것입니다 농사가 안될 때가 몸도 마음도 더 힘들다고 그래도 소철에서는 죽을 쑤고 있었지만 다른 작물에서는 이익이 나서 그런 대로 버틸 만은 했습니다.


지금도 자주 가는 농협마트 입구 꽃집에 바이올렛이라는 꽃이 있습니다.  제주도 변방에서 만나는 바이올렛 꽃을 보면 지금도 웃음이 납니다. 소철나무를 실패하고 다음에 손 된 것이 바이올렛 꽃인데 바이올렛 꽃은 성공하여  서울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일인자였습니다. 서울에서 일인자면 대한민국에서 일인자입니다.


1984년 8월 30일부터 9월2일까지 서울에 비가 엄청 왔는데 천호동이 물에 잠기여 주민들이 함지박 타고 탈출했고 아파트 1층이 물에 잠기여 1층에 사시는 분들이 피란 가는 일이 벌어지였습니다 서울에서 제일이라는 잠실농원의 수 만 본 바이올렛 꽃은 하루 밤 비에 그냥 그렇게 속절없이 빗물과 함께 떠내려갔습니다. 하늘은 공평하게 비를 내렸지만 중생들의 인연과 복에 따라 울고 웃고 한 것입니다.(서울의 물난리로 채소 값이 폭등 지방에서 채소농사 지은 사람들은 웃은 것이지요.) 이 물 난리가 억울함과 원통함이 가슴에 못이 박히어 그 후에도 괴롭혔으나 세속의 원통함과 분함 억울함을 빗자루 질 하여 머나먼 곳에 묻어두고 출가하여 지금이야 돌아보며 반조(返照)해 보면 세속에 인연 복이 없으면 그렇게 하루아침에 떠나는 것입니다.


동산원예 사장님은 재복이 있으신 분이라 야무진 관리책임자를 만나서 돈 번 것이고 나는 재복이 없는 사람이라 그렇게 용을 쓰고 해도 빈손이 되는 것이고 밤잠 안자가면서 몇 년을 일하여 일구어 놓은 꽃들도 그렇게 허망하게 하루 밤 비에 가는 것입니다


인연과 복으로 이루어지는 사바세계의 삶에서 좋고 나쁘고 는 없습니다.

긍정과 부정은 동전의 양면입니다. 어떻게 바다들이냐가 중요한 것입니다.

원망과 한탄보다는 인연과 복을 인정하고 부족함을 채워가는 것이 수행입니다. 또 절집에서도 출가의 인연과 복도 대단 한 것이지만 출가하신 분들도 불사에 인연 복이 있는 분이 있고 자리, 이름에 인연 복이 있으신 분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 번 더 반추(反芻:어떤 일을 되풀이하여 음미하거나 생각함)해 보면 수행(修行)인연 복(福)이 가장 수승한 복이고 그늘이 없는 가장 청정한 복입니다. 행자 첫 날부터 시작한 “나무아미타불” 을 아직까지 이어져 온  것이 대단한 인연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불사나 이름과 재물 인연복은 항상 뒤 끝에 그늘이 있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지만 공부 인연 복에는 그늘 없습니다.


젊은 시절의 고생은 돈 주고도 못사는 보약이며 복(福)입니다. 젊은 시절의  고통과 갈등이 나를 살찌우게 했습니다.

인연에 따라 모였다가 흩터지는 것,  묵묵히 반조(返照)하며 살아가면서 억울함과 서운함도 생각할 것도 없는 것입니다. 소나기는 오래 오지 않는 것이고 산 정상도 오래 머무를 수 없는 것입니다. 부딪치는 고통과 갈등을 기꺼이 받아들일 적에 영적인 성숙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가슴이 시리도록 아픈 시절이 있었기에 이렇게 변방 제주도 사람도 살지 않는 공동묘지에서 헐떡거림 없이 그냥 그렇게 심심하면서도 그 심심함을 즐기며 정진할 수 있는 것입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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