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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청화 큰스님 법문집/5. 영가천도법어

ΟΟ거사 49재 천도법어

 ΟΟ거사 49재 천도법어

 

 

 

 

사바세계의 인연은 무상無常하고도 허무합니다. ΟΟΟ,ΟΟΟ영가여, 자세히 듣고 깊이 생각하십시오. 사바세계娑婆世界의 몸이라 하는 것은 색신色身이기 때문에 모양이 있고 또는 여러 가지 거기에 따르는 제약이 있습니다. 그러나 참 몸인 법신法身은 모양도 없고 이름도 없습니다.

 

영가여! 깊이 생각하십시오. 사람은 죽어서 화장을 하면 재만 남는 것이고 매장을 하면 그냥 흙만 남는 것입니다. 영가의 몸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영가의 몸은 지금 매장 되서 묻혀있습니다. 그러나 영가의 법신은, 법신위에 때 묻은 영가의 업식業識은 분명히 부처님의 위신력에 의해서 이 자리에 와서 천도薦度법어를 듣는 것입니다.

 

영가여! 깊이 생각하십시오. 우리가 떠나온 본래 자리는 가상假相 가명假名을 떠난 순수한 불성佛性입니다. 우리의 참 면목은 모든 명상名相을 떠나버린 순수한 생명, 순수한 불성인 것인데 사바세계의 인연 따라서 헤매다가 거꾸로 잘못 보기 때문에 각 원소가 그때그때 합해진 이러한 몸을 자기 몸이라 고집하고 또는 우리가 감수하고 상상하고 또는 분별시비하는 그러한 업을 자기 마음이라 고집합니다. 그러나 지· 수· 화· 풍風 사대로 이루어진 이 몸은 인연이 다하면 그냥 허물어져서 아무 것도 없는 자리로 돌아가고 맙니다. 모양도 공이요, 소리도 공이요, 냄새도 공이요, 다 공입니다.

 

영가여! 영가가 가시는 길에는 아무도 못 따라갑니다. 영가의 사랑하던 아내도, 아들도 딸도 다 못 따라갑니다. 영가의 재산도 영가를 못 따라갑니다. 중생은 자기의 본래면목本來面目을 잘못 보기 때문에 자기 몸이 아닌 것을 자기 몸이라 고집하고 자기 마음이 아닌 것을 자기 마음이라 고집하기 때문에 삼계육도삼계육도에서 한량없는 고생을 받는 것입니다. 욕심을 못 떠나면 욕계欲界중생, 진심瞋心을 아직 못 떠나면 그때는 색계色界중생, 무명심無明心의 끄트머리를 못 떠나면 그때는 무색계無色界중생, 이러한 삼계三界에서 헤매는 것입니다. 우리 중생이 윤회하는 세계는 지옥, 아귀, 축생, 수라, 인간, 천상의 육도 세계입니다. 이 자리에서 자기 본래 생명을 바로 못 볼 때는 영원히 윤회하고 마는 것입니다.

 

영가여! 영가는 오늘 자기가 아닌 그런 껍데기를 다 벗어버리고서 참다운 면목을 발견해서 우리 생명의 본래 고향인 극락세계로 가시는 것입니다.

 

영가여! 자세히 듣고 깊이 생각하십시오. 가시는 길에 장애가 무엇인가? 자기 몸이 자기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거꾸로 본 그런 망상된 생각들이 자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기 권속이 있고 또는 자기 몸이 있고 자기 재산이 있다고 고집하는 것입니다. 우리 중생들은 자기가 평생 동안 쓰던 몸을 굉장히 소중히 여깁니다. 더러는 분도 바르고 더러는 향수도 바르고 또는 금가락지도 끼고 또는 다이아몬드 반지도 끼고 이렇게 해서 사랑하고 가꾸고 합니다. 몇 십 년 동안 그렇게 아끼고 자기 몸을 아끼는 나머지 더러는 남을 죽이기도 하고 배신도 하고 거짓말도 하고 이렇게 해서 아낀 자기 몸이기 때문에 인연이 다해서 갈 때에도 자기 몸 때문에 잘 못 갑니다.

 

한 번 죽어지면 죽어진 몸에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거기에는 생명이 없는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화장하면 재만 남고 땅에 파묻으면 썩어서 흙만 남습니다. 몸의 피는 수분으로 돌아가고 불기운, 물 기운과 같은 모든 원소는 다 흩어지고 마는 것입니다. 아무 것도 안 남습니다. 참다웁게 남는 것은 본래면목자리, 참 생명뿐입니다. 영원하다고 고집하기 때문에 내 몸이라고 의지해서 살 때에 잠시 만났다가 헤어지는 자기아내, 자기남편, 자기자식, 이런 자기 권속들을 내 것이라고 고집합니다.

 

영가여! 깊이 생각하십시오. 재산도, 아내도, 권속도 아무 것도 못 따라갑니다. 다만 영가가 평소에 쓰던, 어떻게 마음을 썼던가 하는 그런 업식만 영가를 따라갑니다.

 

영가여! 영가는 복이 많은 분입니다. 영가와 산승山僧이 만난 지도 상당히 깊은 인연입니다. 영가는 훌륭한 부인을 두셨습니다. 재재 때마다 천리 길을 마다 않고 자녀분들을 거느리고 한 번도 빠짐없이 참석하셨습니다. 오는 이와 같이 지성스런 불자님들이 많이 모이신 것도 영가의 복이요, 영가가 훌륭한 부인과 자식을 두셨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영가여! 깊이 생각하십시오. 우리 본래면목本來面目이라 하는 것은 어떠한 것인가? 이것은 불성佛性, 부처님 성품인 것이고 바로 부처님입니다. 지장보살이고 관세음보살이고 아미타불이고 또는 문수보살이고 또는 대일여래이고 모두가 다 부처님이름입니다. 우리 부처님 공덕功德은 한도 끝도 없고 부처님 공덕은 바로 내 본 성품 공덕인 것이고 부처님 공덕은 바로 우주고 바로 우주의 진리, 우주가 부처님 몸이고 우주의 모든 존재, 모든 능력 이것이 부처님 공덕인 것입니다.

 

부처님 공덕이 한량이 없기 때문에 부처님의 자비나 지혜광명이 빛나는 자리에서는 무량광불無量光佛이고 또는 부처님의 지혜나 자비광명은 우주에 가득 차 있으니까 광명변조光明邊照이고, 부처님한테 깃들어 있는 모든 존재의 생명에 깃들어 있는 그러한 기쁨은 한이 없기 때문에 부처님의 이름 또한 환희장마니보적불歡喜藏摩尼寶積佛이라, 또는 우리 본래면목인 동시에 우주의 본래면목 자리인 부처님은 기쁨이나 그런 행복이 한이 없기 때문에 환희광불歡喜光佛이라, 자비나 능력이나 어떠한 것이나 원만무결하게 갖춘 것이 부처님 자리인 것입니다. 그런 부처님 자리하고 우리 중생의 본래면목本來面目자리는 절대로 둘이 아닙니다. 우리 중생이 업을 지어서 지금 김 아무개, 박아무개고 이렇게 부른다 하더라도, 이것은 겉만 차이가 있고 형상적인 차이만 있는 것이지 본래면목자리는 김가나 박가나 또는 동물이나 식물이나 어떠한 광물이나 모두가 다 똑같은 부처님 성품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우리 중생의 몸 어느 부분에 부처님이 계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 머리카락부터 발가락까지 조금도 빈틈없이 부처님이 꽉 차 계시는 것입니다.

 

영가여! 깊이 생각하십시오. 영가가 쓰시던 그 몸은 영가의 참다운 몸이 아닙니다. 잉연 따라서 잘못 봤기 때문에 본래면목자리, 불성佛性자리를 잘 못 봤기 때문에 삼계육도삼계육도에서 오랫동안 헤맸던 것입니다. 우리 중생들은 오랜 나그네 길입니다. 고향 떠나와서 바로 못 보면 천만 생 윤회하고 윤회하다가 고생만 받는 것입니다.

 

영가여! 본래면목을 깨닫고서 지금 바로 눈을 뜨십시오. 자기 몸에 대한 애착, 자기권속에 대한 애착, 모든 애착을 다 털어버리고서 바로 눈을 뜨십시오. 사바세계의 만남은 결국 헤어지고 맙니다. 사바세계의 삶은 결국 죽고 마는 것입니다. 기왕이면 금생今生에 만났던 그런 좋은 인연들, 훌륭한 아내, 선량한 자식들 또는 좋은 친구들 이런 분들하고 영생에 만나는 길은 무한공덕인 것입니다. 부처님 공덕功德을 자비로운 쪽으로 보면 관세음보살, 지혜로운 쪽으로 보면 문수보살, 또는 유명계幽冥界의 중생을 다스리는 쪽에서 볼 때는 지장보살, 우리 중생의 본래면목인 동시에 또는 극락세계의 교주인 동시에 바로 우주의 실상實相의 명호名號, 이것이 아미타불인 것입니다. 극락세계의 교주인 동시에 영가의 본래면목의 이름이기도 한 아미타불, 아미타불 부처님은 모든 중생을 극락세계의 교주인 동시에 영가의 본래면목의 이름이기도 한 아미타불, 아미타불 부처님은 모든 중생을 극락세계에 오도록 까지 인도하시는 것입니다.

 

영가여! 아미타불 부처님이 관세음보살님을 거느리고 영가 앞에 지금 서 계십니다. 금색찬란한 그런 광명으로 이루어진 연화대蓮花臺가 바로 영가 앞에 있습니다. 모든 상을 떠나버린 참다운 극락세계의법성法性이 영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영가여! 훌훌 털어버리시고서 정말로 쾌활한, 정말로 가벼운 그런 몸으로 연화대에 앉으셔서 극락세계에 왕생하소서.

 

 

나무아미타불!

나무 관세음보살!

                                                                                              1989년 5월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