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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청화 큰스님 법문집/1. 다시 읽는 큰스님 법문

아미타불이 여러분의 참 이름입니다.22

22. 불교에서는 제법法이 공이라 합니다. 제법이라고 하는 것은 주위에서 존재하는 모든 현상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현상이 공입니다. 또는 일체유위법 여몽환포영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이라고 합니다. 유위법이라고 하는 것은 눈에 보이는, 상대적이고 유한적인 것인데, 마치 꿈이요 도깨비요 그림자요 거품과 같은 것입니다.

꿈이 형상이 있습니까? 꿈을 꿀 때는 실제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꿈을 깨고 나면 무엇이 남습니까? 그림자는 빛이 비치고 모양이 있으면 모양에 따르는 그림자가 있지 않습니까? 분명히 보이지만, 또 분명히 없단 말입니다. 그와 똑같이, 우리 중생이 너요 나요 밉다 좋다 하는 것은 그림자같고 꿈같다는 것입니다.

본래가 꿈이고 허깨비 같은 것을, 우리 중생이 잘못 봐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째서 없는 것인가요? 우리가 깨달아서 성자가 되면 허망하게 보일 것인데, 우리 중생은 미운 사람은 꼭 밉게 보이고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스럽게만 보입니다. 그것은 중생의 착각입니다. 그것은 중생이 잘못 보는 것입니다. 모든 존재는 인연 따라서 잠시간 허망상虛妄像을 보이고 있습니다.



제행諸行이 무상無常이라. 모든 존재는 어느 순간도 고유한 존재가 없습니다. 우리 세포도 역시 일초의 몇 천 분의 일초 동안도 세포가 그대로 있지 않습니다. 순간순간 신진대사하며 변화합니다.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고, 조금도 같은 것이 없습니다. 어느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존재란 것은 다 그러합니다. 다만 중생이 잘못 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육안의 참다운 실상을 회복해서 천안통天眼通을 통해야 비로소 존재의 본바탕을 보는 것입니다.

우리 중생은 제 아무리 정밀한 현미경을 놓고 본다 하더라도, 물질이라는 한계 내에서 보는 것이지, 물질을 떠나 버린 저쪽 세계는 볼 수가 없습니다. 우리 불자님들, 모든 존재가 다 꿈이요 허깨비요 그림자 같다는 이 소식을, 아무리 섭섭해도 꼭 깊이 생각해 두셔야 합니다. 오직 문제는 생사해탈이라. 우리가 꿈을 깨서 참다운 진리를 향해 가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