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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강심론/본연스님의 금강심론 읽기

제9장 第九章 법계 法界

제9장 第九章  법계 法界


  법계法界를 법성法性(진실한 본성)이라 실상實相(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라고도 이르는 동시同時에 그 뜻이 여러 가지가 있으나  대개大槪 두 가지 뜻으로 해석解釋하여 하나는 사(차별적 현상)에 취하고 하나는 이(보편적 진리)에 묶으니, 사의 법이란 곧 제법諸法(모든존재. 모든 현상)이오 계(법성. 진여와 동일)란 곧 분계分界(界를 나눔)라,

 모든 존재諸法가 각자各自의 본체가 나뉘어 있어別有 분계分界가 같지 아니不同할 새 법의 하나하나를 법계法界라 이름 함도 있고 삼라만상萬有을 모두 합하여總該 법계法界라 말함도 있으니, 화엄종嚴家에서 나눈所判 사종법계四種法界1) 가운데 사법계事法界2)가 이것이요 이에 묶으면 법상法相ㆍ화엄華嚴의 해석한 뜻釋意에 진여眞如의 이성理性(본성)을 지칭指稱하여 법계法界라 이르고 혹은 법계法界를 진여법성眞如法性이라 실상實相이라 실제實際라고도 이르고, 그 본체가 하나이며 계란 인(다른 것을 생성하는 원인)의 뜻으로서 모든 성자의 도聖道를 나오게할 새 법계法界라 이름 함도 있고 또 계란 성3)의 뜻으로서 모든 존재諸法가 의지所依한 바의 본성이라 곧 모든 존재諸法가 동일同一한 참 성품眞性일새 법계法界라 이름함도 있으니라


제1절 第一節  사종법계四種法界와 입법계入法界4)의 삼관三觀5)


  일진여一眞如6)의 법계法界란 삼라만상萬有을 모두 갖춘總該 궁극窮極의 진리眞理요 그 진리와 모습義相을 분별分別함에 네 가지四種가 있으니

  1.에 사법계事法界란 사(차별적 현상)는 색심色心이 만차萬差의 사물事物로서 곧 소나무는 소나무이오 대나무는 대나무라 차별差別하여 눈에 나타나는이니 연기緣起가 그 모양이라 이 법계法界의 계란 분계分界의 뜻으로서 모든 존재諸法의 분계分界를 차별差別하는 법계法界

  2.에 이법계理法界란 이(보편적 진리)는 진여眞如 평등平等의 이치로서 미륵彌勒도 진여요 범부凡夫도 진여라 법계法界가 평등平等하여 일진여一眞如의 이니, 형상 없음無相이 그 형상이라 법계法界의 계란 본성의 뜻으로서 진여眞如는 모든 존재諸法의 본성體性일새 그 본성이 같은同一한 법계法界

  3.에 이사무애법계理事無碍法界란 색이 곧卽是이오 공이 곧卽是이라 이(보편적 진리)와 사(차별적 현상)의 서로 통함交徹이 물이 곧 물결이요 물결이 곧과 같아서 뒤섞여互融 있는 그 형상이라 이 법계法界의 계란 분(법성이 나타남)과 성(법성. 진여와 동일)의 두 가지 뜻을 갖추어서 분계分界의 사상事相(작용의 모습)과 본성體性의 진여眞如가 원융하여 거리낌 없는圓融無碍 법계法界

  4.에 사사무애법계事事無碍法界란 만법萬法은 이성理性(본성)에서 연기緣起한 것이라 이성理性(본성)이 원융圓融함과 같이 일어난 바所起의 사상事相(작용의 모습)도 거리낌이 없어無碍서 한 부모父母에서 태어난 형제兄弟자매姉妹의 혈육血肉이 서로 통하여相通 화융和融의 한 맛一味과 같을새 차이가 있으나差卽 서로 서로 그 속에 들어가 있음涉入7)이 그 모습이라 이 또한 분ㆍ성의 두 가지 뜻을 갖추어 차별差別의 사상事相도 이성理性과 같이사사事事가 무애섭입無碍涉入한 법계法界

대개 일진법계一眞法界에서 이 사종법계四種法界의 뜻을 말하는義分 까닭은所以 일진법계一眞法界에 진여眞如8)생멸生滅9)의 두이 있으니 곧 불변不變과 수연隨緣의 두이라, 그 수연隨緣의 뜻을義邊하여 사법계事法界를 세우고 불변不變의 뜻義邊을 취하여 이법계理法界를 세우며 그 두 문二門의 속에 들어가는涉入義邊을 취하여 이사무애법계理事無碍法界를 세우고 다시 생멸문生滅門에서 사사섭입事事涉入의 뜻을義邊하여 사사무애법계事事無碍法界를 세운바 진여문眞如門에서 이이섭입理理涉入의 뜻을義邊하여 이이무애법계理理無碍法界를 세우지 아니한不立 것은 이란 본래本來 평등平等하여 섭입涉入을 다시 의논할 차별差別의 이치가 없음으로 써라

그리고 이상以上사종법계四種法界 가운데 제일법계第一法界를 제외한 다음의 삼법계三法界에서 세 가지三種 관법觀法을 세우니 1.에 진공절상관眞空絶相觀10)이란 곧 이법계理法界요 2.에 이사무애관理事無碍觀11)이란 곧 이사무애법계理事無碍法界요 3.에 주변함용관周遍含容觀12)이란 곧 사사무애법계事事無碍法界라, 이를 화엄종華嚴宗의 「화엄법계삼관華嚴法界三觀13)」이라 이르는 화엄종 수행자本宗行者의 관법觀法이 이것이라 점차漸次 닦아 익혀修習 사사무애법계事事無碍法界의 경계에 들어감을 그의 지극至極(궁극의 이름)이라 말하니 곧 화엄華嚴의 입법계入法界(가) - 이것이니라.

  

제2절第二 節  십법계十法界와 구계九界


  십법계十法界란 사종법계四種法界를 횡(공간상)으로 하여 화엄종嚴家이 세운 바所立이니

  1.에 불법계佛法界란 스스로도 깨닫고自覺ㆍ다른 사람도 깨닫게 하고覺他ㆍ깨달은 행覺行14)이 함께 원만共滿한 경계境界

  2.에 보살법계菩薩法界란 무상보리無上菩提를 얻기 위하여 육도만행六度萬行을 수행하는 경계境界

  3.에 연각법계緣覺法界란 열반涅槃에 들기하여 부처님 계신在佛당시當時에는 십이인연관十二因緣觀을 수행하고 부처님이 계시지 않은無佛 시대時代에는 숙인宿因15)으로써 인연관因緣觀은 꽃이 날리고 잎이 떨어지는飛花落葉의 외연外緣에 인하여 스스로 수행自修하여 홀로 깨닫獨覺는 경계境界

  4.에 성문법계聲聞法界란 부처님이 계신在佛 당시當時에는 열반涅槃에 들기하여 사제四諦의 관법觀法을 수행하고 부처님이 계시지 않은 시대無佛時代에는 불도佛道(부처님의 도)의 소리로써 일체一切로 하여금 듣게 하여 보물나라寶所16) 모두 돌아오게 함이 대승성문大乘聲聞이며 기타其他는 소승성문小乘聲聞의 경계境界

  5.에 천법계天法界란 상품上品의 십선十善과 선정禪定을 함께 수행兼修하고 천계天界에 태어나 고요하고 묘한靜妙 즐거움을 받는 경계境界

  6.에 인법계人法界란 오계五戒 또는 중품中品의 십선十善17)을 수행하여 사람 가운데 고통과 즐거움을 받는 경계境界

  7.에 아수라법계阿修羅法界란 하품下品의 십선十善을 행하여 신통력通力의 자재自在를 얻은, 사람이 아닌非人 경계境界

  8.에 아귀법계餓鬼法界란 하품下品의 오역五逆이나 십악十惡을 범하여 배고프고 목마른飢渴 고통을 받는 악귀惡鬼의 경계境界

  9.에 축생법계畜生法界란 중품中品의 오역五逆18)이나 십악十惡을 범하여 먹고 먹히는呑噉殺戮 고통을 받는 짐승畜類의 경계境界

  10.에 지옥법계地獄法界란 상품上品의 오역五逆과 십악十惡을 범하여 춥고 더움을 부르짖는寒熱叫喚 고통을 받는 최하最下의 경계境界

  요컨대 과보를 받는感報 계분界分19)에 열 가지十種가 같지 않을 새不同 십법계十法界라 말하나 이에 있어 하나의 법계單一法界에 십계十界를 각각 갖추어 오직 인법계人法界에서 십법十法의 경계境界를 구분區分하고 이를 크게 나누면大別 불구경각佛究竟覺의 깨달은 경계悟界와 기타其他 구계九界의 미혹한 경계迷界로 나눌 뿐 일새 미혹한 경계迷界를 구계九界라고도 총칭總稱하나니 이(보편적 진리)와 사(차별적 현상)가 계합契合하니라.


1) 사법계(四法界) : 화엄종에서, 차별무한의 우주를 사방 면에서 본 것. (1)사법계(事法界 ). 차별의 현상계를 말함. (2)이법계(理法界). 차별을 초월한 진리의 경계. (3)이사무애법계(理事無碍法界). 현상계와 실체계가 일체불이(一體不二)의 관계에 있는 것을 말함. (4)사사무애법계(事事無碍法界). 현상계가 곧 절대의 불가사의의 경계임을 인정하는 것을 말함.


2) 사법계(事法界) : 안전(眼前)으로 보는 부분의 사사물물(事事物物)의 차별적 현상의 세계. 현상 차별적인 면에서 본 전우주(全宇宙). 화엄종에서 설명하는 4법계 중 하나. 宗密 『註華嚴法界觀門』『八宗綱要』


3) 성(性) : (1)본체. 본질. 자성. 원인. 불변하는 본성. 그것은 외부의 것의 영향에 의해 변하지 않는다. 특성. 고유의 성질. 외적 영향, 관계가 어떻든 구애되지 않고 항상 동일한 본질.


4) 입법계(入法界) : 화엄경에서는 法界라 하였고, 법화경에서는 實相이라 하였는데, 同體異名이다. 諸法本眞의 理와 諸佛 所證의 境 이 法界의 理에 證入한 것을 入法界라 한다. 華嚴宗에서 三處의 入法界를 세웠는데 (1) 上根의 菩薩이 初住의 位에서 無明煩惱를 깨뜨리고 法界의 理를 證得한 자리. (2)中根의 菩薩인 上廻向의 마지막 자리 (3)下根의 菩薩인 初地의 자리. (華嚴大疏鈔七)


5) 화엄종삼관(華嚴宗三觀) : 중국 화엄종의 초조 두순(杜順)이 『화엄경』에 의해 세운 것을 법계삼관(法界三觀)이라 함. 법계는 소관(所觀)의 경(境)이요. 삼관(三觀)은 능관(能觀)하는 마음이다. (1)진공관(眞空觀). 공무(空無)가 아닌 진공의 이치를 관하는 관법. 진여 평등한 이치가 삼라만상의 체성(體性)이며, 보편(普遍)하고 항상한 존재임을 관하는 것. (2)이사무애관(理事無礙觀). 이사무애법계를 말함. 차별 있는 사법(事法)과 평등한 이법(理法)은 분명하게 존재하면서도 서로 융합하는 것임을 관(觀)함. (3)주변함용관(周遍含容觀). 우주간의 온갖 물건이 서로서로 일체를 함용(含容)하는 것으로 관(觀)함.


6) 일진여(一眞如) : 일진법계(一眞法界)는 차별이 없음을 뜻함. 일진법계란 유일절대의 궁극의 진리.


7) 섭입(涉入): 속에 들어가는 것.


8) 진여문(眞如門) : 기신론에서 말하는 一心의 本體인 진여의 部門. 門은 차별과 通入의 두 뜻이 있다. 本體인 진여와 현상인 생멸의 두 방면이 같지 않음을 나타내는 것이며 진여의 方面으로는 悟界에 이르는 淨法을 낸다는 뜻으로 門이라 함.


9) 생멸문(生滅門) : 여래장(如來藏)의 일심(一心)이 인연을 따라 생멸하여 차별의 상(相)을 일으키므로 생멸문이라 함. 진여와 무명이 상훈(相熏)하는 것. 곧 무명이 진여를 훈(熏)하여 유전(流轉)의 염법(染法)이 생기고, 진여가 무명을 훈하여 환멸(還滅)의 정법(淨法)을 일으킨다. 이것이 수연진여(隨緣眞如)가 되어 무명의 연(緣)인 진여와 화합한다. 그러므로 진여문은 여래장심(如來藏心)의 체(體)가 되고, 생멸문은 여래장심의 상(相)이 된다.


10) 진공관(眞空觀) : 화엄종에서 세운 三觀의 하나. 空․無가 아닌 眞空의 理致를 관하는 觀法. 眞如 평등한 理致가 삼라만상의 體性이며 普遍하고 항상한 存在임을 觀하는 것.→ 三觀.


11) 이사무애관(理事無礙觀) : 화엄종에서 세운 法界三觀의 하나. 평등한 眞體가 理가 되고 有爲의 형상이 사(事) 가 된다. 理는 水와 같고 사(事)는 波와 같다. 곧 平等의 理에 即하면 萬差한 일이 있고, 萬差한 事에 卽하면 平等의 理가 있다. 이같은 事理가 교철(文徹)하여 眞俗이 圓融한 뜻을 觀하는 것을 理事無礙觀이라 함. → 三玄門.


12) 주변함용관(周遍含容觀) : 화엄종 법계 三重觀門의 하나. 宇宙萬象이 서로 周遍하고 含容함을 觀하는 것. → 三觀


13) 화엄법계(華嚴法界) : 대승의 窮極의 理를 말한다. 법화경에서는 實相이라 하고, 화엄경에서는 法界라고 한다. 법계는 그 體를 따라 이름한 것이요. 實相은 그 뜻을 따라서 稱한 것이니 그 實은 하나다. 華嚴一經은 이 法界로써 體를 삼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이 法界의 理를 밝힘에 불과하기에 화엄법계라고 말한 것이다. 法界를 4종으로 나누는데, (1)事法界. 宇宙萬有의 個別相 特殊性이니 곧 差別的 方面인 現象界․經驗界를 말한다. (2)理法界․宇宙萬有의 根本인 無差別相 普遍性이니, 곧 平等的 方面인 本體界․根本原理이다. (3)理事無礙法界. 事인 現象과 理인 本體는 서로 獨立되어 關係가 없는 것이 아니고, 서로 融通無礙해서 現象이 곧 實在라는 것. (4)事事無礙法界. 事인 現象과 理인 本體가 相即할 뿐 아니라 一線에서 平行하는 여러 線이 서로 平行하는 것 같이 現象과 現象도 또한 相即하여 無礙함을 말한다. 이 四法界 가운데서 第一의 事法界를 除外한 다른 三法界에서 차례로 眞空絶相觀․理事無礙觀․周遍含容觀의 三種觀法을 세우니 이것이 華嚴法界의 三觀이다. 華嚴宗 修行人이 이 觀法을 점차로 닦아서 事事無礙法界의 境界에까지 들어가는 것으로 極則을 삼음. → 法界


14) 각행(覺行) : 또는 보리행이라고도 함. 스스로 깨닫고 다른 이를 깨닫게 하는 보살의 불도 수행.


15) 숙인(宿因) : 숙인(숙세.전생)에 심은 業因으로 善․惡에 共通된 일. 華嚴經七十五에 「宿因은 절대로 없어지지 않는다」라고 했고, 求法高僧傳下에「宿因이 感會하여 今世에 果報로 눈앞에 나타난다」라고 하였음.


16) 보소(寶所) : 보물나라. 진귀한 보물이 있는 장소. 열반에 비유.


17) 십선(十善) : 열가지 선한 행위. 십악(十惡)의 반대. 십악이란, 살생(殺生)ㆍ투도(偸盜)ㆍ사음(邪淫)ㆍ망어(妄語)ㆍ양설(兩舌)ㆍ악구(惡口)ㆍ기어(奇語)ㆍ탐욕(貪慾)ㆍ사견(邪見)을 말함. 이상의 10악을 행하지 않는 것. 불살생(不殺生)에서 불사견(不邪見)까지를 십선이라 함. 죽이지 않는다, 훔치지 않는다, 사음하지 않는다, 망어하지 않는다, 욕하지 않는다, 기어하지 않는다, 양설하지 않는다, 탐욕하지 않는다, 화내지 않는다, 사견을 품지 않는다.


18) 오역(五逆): 5가지의 역죄(逆罪) ⑴ 어머니를 살해하는 것 ⑵ 아버지를 살해하는 것 ⑶ 성자를 살해하는 것⑷ 부처님의 신체를 상처 입혀 출혈시키는 것 ⑸ 교단의 화합 일치를 파괴하고, 분열시키는 것.


19) 계분(界分): 욕계(欲界)와 색계(色界)와 무색계(無色界)의 3개 세계. 계(界)는 분(分)의 뜻이기 때문에 이것을 숙어로 하여 계분(界分)이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