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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행자의 편지/미타행자의 편지

[스크랩] 자유인

이번 하안거가 끝나면 광륜사를 떠나기로 했습니다.

짐 싸는 것이 다반사인 삶, 살아온 길을 보면 민들레 씨앗처럼 바람에 날리어 아무 곳이고 떨어져 뿌리박고 건강히 살다가 또 떠나는 것이 속세에 살적이나 절집에 살적이나 숙명 이였습니다( 2월 양띠는 배고파 떠돌아다님 답니다).

 

나의 삶이 척박하기에 최선의 선택을 하면서 더 나은 곳을 찾아다닌 것입니다 처사시절은 돈 번다고 떠돌아다니고 중이 되여서는 도 닦는다고 떠돌아다니고, 송광사 강원 4년 그리고 제주도 자성원 주지소임 4년이 가장 긴 세월이 이었고 나머지 세월은 적게는 한철 길어야 두 세 철이었습니다.

 

돌이켜보면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 혼자서 월출산 견성암 산속에서 9개월 보낸 세월입니다 2시50분에 일어나 3시에 도량석 돌고 기도하고 좌선하고 텃밭일구어서 생식하면서 지냈고 등산객이라도 암자 마당에 들어온 사람은 수승한 인연으로 생각하고 차 한 잔 대접하면서 아미타불과 함께 자고 일어나던 시절 이였습니다. 

 

산은 나의 마음에 고향입니다 전생에도 그렇게 혼자서 산중에 살았기에 금생에도 그렇게 산중에서 사는 것이 행복한 것입니다  나 자신을 돌아보았을 적에 머나먼 길을 돌고 돌아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이렇게 법복을 걸치고 있는 내 자신이 대견스럽고 고맙습니다. 더 이상의 불만족은 없습니다. 인도에 브라만들은 나이 50이 되면 모든 것을 정리하고 산으로 들어가 공부한다고 합니다.

 

저도 50이 훌 적 넘은 나이 이제는 한자리에 터 잡고  삶을 비추어보고(觀照) 회향(回向)하는 나이입니다 견성암 시절처럼 “나무아미타불” 염불하면서 찾아오는 인연 거두어 주며 사는 것입니다 그리고 복과 지혜가 더욱 쌓인다면 자성원 시절처럼 대중과 더불어 “나무아미타불” 염불하면서 회향하고 사는 것입니다 은사스님의 은혜도 갚고 공부한 것, 회향한다는 마음으로 자성원 주지소임으로 살았습니다.

 

 자성원 4천 평이 쓰레기와 잡풀로 우거진 폐허된 도량을 “나무아미타불” 염불하면서 잡풀을 걷어내고 각종 나무심고 유기농으로 농사 지여서 자급자족하면서 인연 따라 찾아오는 사람들 차별 없이 밥 한 끼 차 한 잔 공양하여 보내고 관세음보살과 지장보살 밖에 모르는 동네에서 “나무아미타불”을 귀에 심어주면서 그렇게 4년을 하루같이 살았습니다.

 

혼자서 정진하면 마음이 맑아지고 대중과 정진하며 살면 복을 짓는 것 같습니다 자성원에서 지은 복으로 제주도에 내려가면 먹고 잘 곳은 있는 것 같습니다. 모두가 인연 따라 흘러가지 않겠습니까? 


* 제주 고내라는 곳에 한가진 곳에 빈집을 빌렸습니다. 당분간은 그곳에서 

정진 할 것입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 제 사진 한번 올려보았습니다 좀 역겹더라도 이쁘게 보아주세요 하 하

출처 : 아미타불과 함께하는 마음의 고향 무주선원
글쓴이 : 미타행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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