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돌아오면서 도량에 각종 꽃 파티가 한창입니다. 특히 법당 기준으로 한다면 오른쪽에 병꽃나무 왼쪽에 조팝나무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있습니다. 처음 심을 적에는 무릎 정도 크기의 나무를 심었는데 12년의 세월 속에 엄청나게 커서 도량 좌우보처로 장엄하고 있습니다. 병꽃나무뿐 아니라 모든 나무가 이제는 제법 커서 그늘도 만들고 있는데 주차공간에 있는 녹나무도 그늘을 제법 드리우고 방문객의 덕담을 듣고 있습니다.
작년보다 훌쩍 더 자란 꽃나무들 처음 개원하고 어려운 시절이라 어린나무들만 심었는데 이제는 도량에 꽃나무들이 제법 우거지어 식물원 같은 느낌이 든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법당과 마당을 오가며 틈틈이 청화 큰스님 법어집 교정보아 법공양 출판하고 일일이 포장, 발송까지 하면서 참 부지런히 살았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도량에 꽃나무가 자란 만큼 주인장의 몸은 늙어 갔습니다. 처음 이 자리 개원하고도 늦게까지 염불한다고 버티었는데 어느 때부터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 현실적이다. 하는 생각에 저녁 정진은 무리하지 않는 것으로 하고 있습니다. 또 생각도 많이 변했습니다. “살면은 얼마나 살겠냐” 한 생각에 거친 망상은 쉬고 법당에서 나무아미타불하고 마당에서 검질 매면서도 나무아미타불 하면서 지네는 것입니다. 나이 탓인지 요즘은 마음의 필름이 뒤로 돌아가면서 젊은 시절 오가며 만났던 인연들 인색하게 대한 것이 후회스럽고 그들을 위하여 마음을 내고 있습니다. 사바세계 떠나기 전에 이웃에 상처를 준 것을 참회하고 발원하며 상처받은 것을 용서하고 자비심으로 보듬어주는 것이 순리(順理) 같습니다.
- 아 - 젊은 시절 “나무아미타불” 만 번하는 것보다
늙어서 “나무아미타불” 천 번이 더 간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