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A 스님이 암자에 혼자서 살다가 무슨 생각인지 소신공양하겠다고 깨끗이 삭발하고 승복 갖추어 법당에 들어가 불 지르고 앉아 있었어요. 몸에 불이 붙자 고통을 못 이기고 화상 입은 채 튀어나왔고 멀리서 불나는 것을 본 사람이 119에 신고하여 소방차가 동원되었고 A 스님은 화상 입고 바로 병원으로 이송되었습니다. 좀 인연이 있는 스님이라 병원에 가서 병간호를 보름 했나, 아무튼 간호하는 동안에는 코에 삼겹살 태우는 냄새가 배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하안거 결제를 들어왔는데 결제 중 원적 했다는 소식이 들리고 어느 날 저녁 9시 방선하고 막 눕는데 귀에서 “뜨거워서 어떻게 가요” 하는 A 스님 목소리가 들려서 놀라서 일어나 날짜를 꼽아보니 그날이 49재 막재 날입니다. 당시 선방 다니는 스님 가운데 식(識)이 맑으신 분이 있는데 지나가는 말로 A 스님이 몸에 탄 냄새가 나서 영가 세계에서도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서 헤매고 있어 영가를 불러 병에 담아서 선원 뒷동산에 묻어주었다고 합니다.
옛말에 원혼이 구천(九泉)을 떠돈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믿거나 말거나 이야기입니다. 역사상 권력을 남용한 사람 끝 좋은 것 못 보았고 갑질한 사람치고 잘 된 사람 못 보았습니다. 유신(維新) 독재가 어떻게 끝났는가를 연세 드신 분들은 다 알 것입니다. 권력 남용과 갑질이 원한을 짓게 하고 그 원한은 증폭되어 반드시 본인 뒤통수를 칩니다. 권력이 호랑이 등에 탄 것 같아 다 이루어지고 겁날 것이 없지만 떨어지면 사망에 이르는 위험한 장사입니다.
가장 마음이 어두운 자가 인과(因果)를 매일 보여주어도 권력의 단맛과 갑질의 쾌감으로 인과를 무시하고 삽니다. 사바세계가 사회법으로 정리되는 것도 있지만 결국은 인과(因果)로 정리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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