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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행자의 편지/미타행자의 편지

좌 노보살님

 

 

좌 노보살님을 처음 뵌 것은 2003년 봄 제주도 자성원(自性苑) 주지로 내려왔는데 공양주로 계시었습니다. 얼굴에는 병색이 완연하고 마음도 편치 않은 것을 한눈에 볼 수 있었는데 당시 제가 사용하던 반질거리는 율무 천주 염주를 드리면서 보살님 이것 가지고 나무아미타불염불하세요. 권하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노보살님은 공양간에서 천 주 돌리며 나무아미타불하고 저는 법당에서 나무아미타불하면서 4년이라는 세월을 자성원을 가꾸며 보낸 것입니다. 당신께서 나무아미타불 염불하시면서 건강도 좋아지시고 마음도 편안해지면서 지나온 온 세월을 가끔 이야기합니다. 50대부터 공양주를 하시였다고 하시는데 절에서 험한 것을 많이보아 이제는 절에 가서 안 산다.” 하고 집에 계시였는데 한 날 꿈에 가마를 사람들이 가져와서 어디서 오시였습니까 하니 자성원에서 왔다고 타시라고 하더랍니다. 꿈에서 깨어 꿈에 가마를 보았으니 죽는 것 아닌가 하고 걱정하는데, 한낮에 이웃에 있는 보살이 찾아와 자성원에서 공양주를 구하는데 보살님이 한 번 가보시지요 해서 아 나는 공양주는 안 하는데 자성원이 어디인가 가보고 싶다고 하고 보살님 차를 얻어타고 자성원에 처음 오시였다고 합니다.

 

50대 제주 관음사에서 공양주 할 적에 유방암 수술을 하시였는데 당시 제주도에서 처음으로 암 수술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수술대에 올라가 마취하였는데 꿈에 걸망 멘 스님이 나타나 어디를 구경시켜주는데 정원과 연못이 그렇게 좋았다고 합니다. 깨어나니 수술은 끝났고 수술 끝나자마자 바로 일어나니 의사가 놀라더랍니다 보통 일주일은 누워서 꼼짝 못 한다고 하는데, 아미타경도 모르시는 분이 극락세계를 다녀오신 것입니다. 관음사에서도 전설이라고 하는데 보살님은 당시 관음사에서 선원을 운영하였고 동안거가 곧 다가와서 이불 빨래가 걱정되어서 수술 끝나고 25? 만에 관음사에 돌아와 이불 빨래를 하였다고 합니다. 지금이야 선방 이불이 간단하지만, 그 옛날에는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관음사로 돌아온 날 꿈에 엄청나게 큰 신장이 나타나 배를 발로 밟아주는데 입에서 그렇게 구정물이 나오고 나서 아직 병원에 간 적이 없다고 하십니다. 천성이 맑으신 분이라 당시는 텃밭 농사도 많이 지어 각종 씨앗을 뿌려 놓으면 나무아미타불 염불하시면서 잡초도 뽑고 관리하여 손질까지 하여 오가는 신도분들에게 채소를 나뉘어주고, 상담도 받아주고 신도분들이 이야기하기를 자성원에 오면 친정 온 것 같다고 합니다.

 

자성원 어려운 시절을 노보살님 인연으로 주지 소임 원만히 회향하고 무주선원 개원하고 나서는 당신께서 몸이 많이 쇠약해 지어서 법회에 참석하는 수준이었다가 근래는 더욱 쇠약해지어서 절에도 못 오시고 집에 계시다가 마지막에는 김포에 따님이 계시는데 따님 곁으로 가시었습니다. 오늘(108) 당신께서 사바세계인연을 다 하시고 한 줌의 재가 되어서 제주시 용강 샛별 공원에서 잔디 장을 한다고 하여서 당신께서 생전에도 극락세계를 보신 분이지만 마지막 가시는 길, 몇 분의 신도분과 나무아미타불염불로 배웅하러 다녀왔습니다.

 

노보살님은 염불인의 증인(證人)입니다. “나무아미타불염불로 건강을 회복하시고 마음의 평화를 얻으시고 마음을 베푸시고 목숨이 다할 때까지 얼굴은 맑고 정신은 또렷하였고 암 수술하였지만 오래 장수하시고(93)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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