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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행자의 편지

천함과 귀함

천함과 귀함

 

사람이 사바세계 올 적에 천하게 오는 사람이 있고 귀하게 오는 사람이 있습니다. 천하다, 귀하다는 재물이나 사회적 지위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정신세계가 짐승하고 가까울수록 천한 것이고 성자(聖者, 菩薩)와 가까이 갈수록 귀하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짐승의 삶, 먹고 짝짓기하고 권력투쟁 하는 본능적 삶을 천하다는 것이고 귀하다는 것은 한 마디로 헌신적 삶(보리심)을 귀하다.’ 하는 것입니다.

 

정치판을 보면 가방끈 길이와는 상관이 없이 미천함 인간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기술과 학문은 교육으로 이룰 수가 있지만 태어날 적에 이미 형성된 업(), 정신세계를 업그레이드시키는 것은 교육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수행하는 것이 다겁생래의 잘못된 습관, 짐승적 본능을 녹여서 생명 있는 모든 존재는 가지고 있다는 불성(佛性), 자성청정심(自性淸淨心)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심리학자도 버릇 고치기가 가장 힘들다고 하고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라는 속담이 결국은 전생 습관대로 살다 간다는 이야기입니다. 초심시절, 기도 30년 했다는 주지 스님 절에 배울 것 있는가 하고 가서 기도하며 지넨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밖에서 알려진 큰스님의 모습은 아니고 상식을 뛰어넘는 인색함과 화려한 진수성찬의 환갑잔치를 보고 타고난 인색함과 거만함은 삼십 년 기도로도 못 녹인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최소한 출가 사문이라고 하면 생일이니 환갑이니 하는 망상 정도는 털고 살아야 하고 보리심(菩提心) 없는 수행은 쭉정이 농사일 뿐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위대하다는 것이 당신께서 완벽한 깨달음으로 수많은 제자의 업을 녹여주어 아라한과를 성취하였다는 것입니다. 아라한과를 성취한 수행자만이 중생의 업을 녹여주어 성취할 수 있는 것입니다. 다양한 수행법, 위파사나, 화두, 염불, 진언, 간경 등은 중생의 업을 녹이는 수단, 방법일 뿐이며 인연과 기질에 따라 다양한 것입니다. 그러나 한 생을 정진했다 해도 법집(法執)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미숙(未熟)한 수행자를 볼 수 있고 대도무문(大道無門)이라 부처님 법은 그리 옹색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한 생의 공부로 탐(), (), () 삼독심의 뿌리를 뽑고 몸으로 증명하기는 이론상은 가능해도 현실은 머나먼 길입니다. 또한 수행의 살림살이는 몸(행위)으로 증명(證明)하는 것이지 정치력이나 입으로 증명하는 것은 아닙니다. 한 생 공부했다고 자랑할 것 없고 자만심 낼 것 없습니다. 성취한 것 없다고 퇴굴심 낼 것도 없습니다. 다만 묵묵히 반조(反照)하며 성찰(省察)하며 마음 다듬어가면 되는 것입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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