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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행자의 편지

아(我)를 녹이는 길

 

 

해가 바뀌지 석 달이 되어갑니다. 혼자 살아서 그런지 세월에 무딘데 마음은 세월을 못 느끼는데 몸은 세월을 느낍니다. 고향 인천에서 19년 서울에서 20년 제주도에서 20년 동가숙 서가숙이 10, 돌아보면 사바세계 와서 살 만큼 살았다 하는 생각도 들고 현재의 삶에 만족합니다. 무주선원의 하루일과, 손수 공양지어 마지 올리며 기도 정진하고 은사 스님 법어집 교정보아 출판하고 마당에서 검질 매며 꽃나무 손보는 것 일과는 빡빡해도 헐떡거리는 마음이 녹으니 행복합니다.

 

나이 먹은 사람 반기는 곳 있냐’ ‘요즘 세상에 누가 누구 말을 듣겠느냐생각에 도량에서 버티며 방문객 있으면 차 공양 올리고 전해주고 싶은 말은 인터넷에 올리니 세상 편합니다. 배부른 말세에 찬() 없는 공양하면서 같이 울력하며 정진할 사람도 없고, 또 살아온 경험으로 보면 기술과 학문은 가르치고 배우고 해서 아는 것이지만 마음, 마음공부는 스스로 깨달아 가는 공부이기에 마음 밖을 보고 시비(是非)할 것 없고 홀로 정진하며 나 스스로 마음을 정화하여 마음을 밝히면 그 향기가 주변을 정화 시키어준다. 생각합니다.

 

염불을 하던, 진언을 하던, 좌선을 하던 수행이란 결국은 아()를 녹이는 것이면 아()가 녹은 만치 자유롭고 행복합니다. 그러나 아()를 온전히 다 녹여 마음을 증명하는 길은 먼 길입니다. ()를 녹이는 길, 온 길도 먼 길을 왔지만 앞으로 갈 길도 또한 먼 길입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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