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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독!경전,법문자료/4. 인광대사의 가언록

화두 놓고 염불하세(87)

 

 

印光大師 嘉言錄(인광대사 가언록)

옮긴이 김지수(寶積)

 

 

7. 염불과 참선은 본디 둘이 아니건만.(8)

 

 

1) 영명(永明) 선사의 사료간(四料簡)

 

염불법문 또한 이와 같소. 미혹과 업장을 완전히 끊지 못한 채, 부처님의 자비 가피력으로 서방정토에 왕생하면서 바로 생사고해를 벗어남은, 태자가 태어나면서부터 모든 신하를 압도하는 것과 비슷하오. 그리고 왕생한 뒤 미혹과 업장이 저절로 끊어져 부처 후보의 지위에 오름은, 태자가 자라면서 학문과 재능을 갖추어 황제 지위를 물려받음과 비슷하오. 또 이미 미혹과 업장을 끊은 이는 마명이나 용수 같은 역대 조사와 같고, 벌써 부처 후보의 지위에 오른 이는 문수보살이나 보현보살과 같소. 화장세계 대중이 모두 왕생을 발원한 것은, 마치 예전에는 변방 시골에 처박혀 감히 황제 자리를 물려받을 엄두도 못 내던 이들이, 지금은 동궁(東宮)에 거처하면서 머지않아 등극(登極)할 차례를 기다리는 것과 비슷하오.

 

우리 중생들의 심성은 부처와 똑같소. 단지 미혹되어 진리를 등짐으로써 끊임없이 윤회하고 있을 따름이오. 이를 불쌍히 여기신 여래께서 자비로이 근기에 맞춰 설법하심으로써, 모든 생명에게 본래의 집에 되돌아 갈 길을 열어 주셨소. 그 법문이 비록 많긴 하지만, 크게 둘로 요약될 수 있소. 바로 참선과 정토 염불이오. 둘 모두 해탈이 가장 쉽지만, 참선은 오직 자신의 힘만 의지하고 염불은 부처님의 힘을 겸비하기 때문에, 양자를 서로 비교하면 염불 법문이 시설 인연과 중생 근기에 가장 잘 들어맞는 셈이오. 비유하자면, 사람이 강이나 바다를 건널 때, 직접 헤엄치지 않고 배에 올라타야만, 안전하고 재빨리 저쪽 언덕(彼岸)에 도달하면서, 몸과 마음 모두 가뿐한 것과 같은 이치라오.

 

말법시대의 중생들은 오직 크고 안전한 배와 같은 염불법문에 의지해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오. 그렇지 않고 한번 근기에 어긋난 법문에 들어서 시설인연을 놓치면, 애써 수고만 다할 뿐 도를 이루기는 어려울 것이오.

 

대보리심을 발하고 진실한 믿음과 서원을 내어, 평생토록 오직 나무아미타불명호만 굳게 지니고 염송하기 바라오. 염송이 지극해지면, 모든 감정을 잊어버리고 염송 그 자체가 무념(無念)이 되어, 선종과 교종의 미묘한 의리(義理)가 저절로 철저하게 나타나게 될 것이오. 그러다가 임종에 이르면 부처님과 보살님이 몸소 오시어 직접 맞이해 갈 것이니, 곧장 최상의 품위에 올라 앉아 무생법인을 증득하게 되오. 오직 한 가지 비결이 있을 따름이니, 정말 간절히 일러 주겠소.

정성을 다하고 공경을 다하면, 미묘하고 미묘하며, 또 미묘하고 미묘하리도다.(竭誠盡敬 妙妙妙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