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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행자의 편지

부채 과자

 

 

점심 공양을 마치고 오후 일과를 시작하기 전에 늘 원두커피 한 잔 갈아 마시고 시작합니다. 새벽기도 끝내고 오전 일과 시작하기 전에 한 잔, 하루 두 잔이 기본입니다. 몇칠 전부터 원두커피 안주는 신도분이 가져온 부채 과자입니다.

 

커피 한 잔과 부채 과자에 마음은 먼 과거로 돌아갑니다. 어린 시절, 큰 누나 월급날 퇴근하면서 사가지고 오는 부채 과자가 유일한 간식거리, 큰누나 월급날은 오기만을 눈 빠지기 기다리고.

 

사바세계에 와서 수많은 스승을 만났지만 가장 큰 스승은 가난을 체험 교육한 부모님과 마음의 빛 나무아미타불을 일러주신 은사 스님입니다.

 

가난 속에서 가장 큰 공부는 일찍 현장에서 생존능력을 배웠다는 것입니다. 또래들은 학교에서 공부할 시기에 삶의 현장에서 저임금 노동을 익힌 것입니다. 다른 이와 다른 것이 있다면 진학의 한을 다양한 독서로 풀었다는 것입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젊은 시절에는 고생을 사서도 한다.” 하면 욕먹을 짓이지만 젊은 시절 일찍 삶의 현장에서 몸으로 익힌 노동, 근면, 인욕, 검소가 나이 들수록 큰 자산입니다.

 

나의 가장 큰 자산은 보릿고개를 겪어 보았다입니다. 객승이 무주선원에 머물고 하는 말이 스님 기도와 손수 공양까지는 할 수 있는데 울력까지는 못 하겠습니다.” “다른 것은 다 할 수 있는데 공양만은 공양주한테 얻어먹어야 살 것 같습니다하는데 무주선원 천여 평의 도량을 혼자서 많은 일을 헤쳐나갈 수 있는 내공은 젊은 시절, 몸으로 익힌 노동과 근면, 인욕입니다.

 

청화 큰스님께서 수행자로서 모습도 철저히 보여 주시였지만 제자가 되어서 염불 법문 들은 것을 저는 일대사 인연, 가장 큰 인연으로 생각합니다. 행자 첫날부터 나무아미타불인연이 나무아미타불과 함께 일어나고 잠들면서 마음을 다독거리며 익혀나가는 것입니다. 세속에서 노동으로 몸을 익혔다면 절집에 와서는 나무아미타불염불로 부처의 마음을 익혀나가는 것입니다.

 

선제공격이 최고의 방어” “가는 말이 거칠어야 오는 말이 곱다.”라는 콘크리트 밀림에서 날을 세운 생존 철학을 뒤집어 살아가는 것입니다.

자비무적(慈悲無敵)이라고 사바세계 가장 큰마음은 자비심이며 가장 큰 자비심은 일체중생과 더불어 성불(自他一時 成佛道)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못난 사람 잘난 사람 있거나 없거나 타성일편(打成一片)! 용서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것입니다. , 이 마음을 깨닫는 데는 참 오랜 세월이 걸렸습니다.

 

찬 바람과 함께 11월이 돌아옵니다. 인생의 위대한 스승, 어머니와 은사스님 기일(忌日)이 다가옵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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