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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청화 큰스님 서적/5. 원통불법의 요체

원통불법의 요체(12)

 

 

2. 여래선如來禪

 

如來禪여래선

云何如來禪운하여래선 謂入如來地위입여래지 得自覺聖智득자각성지 三種樂住삼종락주

成辦衆生성판중생 不思議부사의 是名如來禪시명여래선

 

楞伽經능가경2

 

여래선如來禪에 대하여 능가경楞伽經에 있는 말씀을 보겠습니다.

무엇을 여래선이라고 하는가? 여래지如來地에 들어가서 성자聖者의 무루지無漏智를 깨달아서 삼종법락三種法樂에 머물고 또한 동시에 중생의 부사의한 일을 다 성취하는 것을 여래선이라고 이름한다하였습니다. 스스로 마음 깨달아 우주의 본 실상을, 성지聖智를 자각해서 여래지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또한 깨달으면 분명히 현법락주現法樂住라 하는 데가 있습니다. 현법락주란 우리가 온갖 법락에 머문다는 뜻입니다.

 

우리 공부하는 분들은 공부하기가 어렵다 하더라도 한 고비만 넘어서면 틀림없이 법락이 옵니다. 길을 올라갈 때에 가파른 길만 사뭇 있다고 생각하면 답답하고 더욱 더 피로할 것입니다마는, 가파른 길을 올라만 서면 내리막길입니다. 또한 정상에 올라가면 훤히 다 보여서 그야말로 쾌적하고 마음이 툭 트이겠지요. 그와 마찬가지로 깨달으면 틀림없이 법락이 있고 항시 법락에 머문다는 뜻입니다.

 

법락을 나누어서 삼종법락三種法樂이라 합니다. 가장 재미를 느끼는 선정을 삼선三禪이라고 합니다. 이른바 삼선천三禪天입니다. 그래서 재미있는 것을 비유할 때는 3선천락이라고 합니다마는 그러나 4선천에 올라가서는 그런 안락마저도 초월해 버리는 것입니다. 3종락은 3선천락을 말한 것이 아니라, 이른바 천상에서 받는 천락天樂이나 또는 선정으로 받는 선정락禪定樂이나 또는 열반락涅槃樂인 제일락第一樂입니다. 고락을 다 떠나버린 무량의 청정무비한 안락이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천락 또는 선정락, 열반락을 다 갖춘 3종락에 머물고 성판중생부사의成辦衆生不思議, 우리 중생계를 다스린다거나 중생을 교화한다거나 또는 신통을 부린다거나 하는 부사의한 모든 것을 다 충분히 성취한다는 말입니다. 이런 경계를 여래선이라 합니다. 능가경에 있는 말씀입니다.

 

능가경은 선경禪經이라, 참선하는 경이라 해서 달마 대사께서 혜가대사에게 능가경4권을 전수했다는 기록이 있지 않습니까, 달마 대사부터 6조까지 이르는데 있어서 4조 때까지는 보통 다 능가경을 의지했다는 것이고 또 우리가 어록을 보더라도 충분히 느낄 수가 있습니다. 56조에서는 금강경을 위주로 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능가경에서 선의 종별도 구분한 것이 있으나 너무 번쇄하니까 인용을 않겠습니다마는, 능가경주해楞伽經註解에 나오는 여래선에 대한 주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註曰주왈 如來所得여래소득 首楞嚴定수릉엄정이다. 此禪定차선정하여 法身법신, 般若반야, 解脫해탈三德秘藏삼덕비장大涅槃대열반窮竟궁경하고 無作무작妙用묘용을 일으킨다. 外道외도, 二乘이승, 菩薩所得보살소득涅槃열반簡別간별하여 如來禪여래선이라 .

楞伽經註解능가경주해

 

주에서 이르기를 여래소득의 선을 곧 수릉엄정首楞嚴定이라고 합니다. 여래선이나 수릉엄정이나 같은 뜻입니다. 역시 모든 삼매 가운데서 가장 으뜸 되는 선, 일체 종지를 다 깨닫는 선이 이른바 수릉엄삼매首楞嚴三昧, 수릉엄정입니다. 여래선은 그와 똑같습니다.

 

이 선정에 의하여 법신 반야 해탈의 삼덕비장三德秘藏의 대열반을 궁경窮竟하고깨달은 단계가 열반인데 열반이란 것은 어떤 공덕이 있는가 하면, 우주의 참다운 생명의 실상을 그대로 깨닫는 법신, 또는 모든 참다운 지혜를 깨닫는 반야, 또는 우리 인생의 모든 고액인 삼계三界를 초월할 수 있는 법을 깨닫는 해탈인 이른바 열반삼덕涅槃三德입니다. 이런 삼덕비장의 대열반을 다 마쳐버리고서 무작無作의 묘용妙用, 무루법으로써 조금도 조작이 없는 묘용을 일으키는 것으로 외도나 또는 성문, 연각인 이승二乘이나 보살이 얻는 바의 열반과 간별簡別하여 여래선이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여래선의 능가경주해입니다.

 

신라新羅 무상(無相 680~756) 대사의 4세 법손法孫이요 중국 화엄종의 5대 법사 가운데 마지막 법사가 규봉종밀(圭峰宗密 780~841) 대사입니다. 선교禪敎에 통달한 분으로서 선교일치禪敎一致를 창도唱導하였습니다. 강원에서 배우는 선원도서禪源都序는 종밀 대사의 저술로서 선과 교가 원래 둘이 아니라는데 입각해서 밝혀 놓은 법문입니다. 다시 보면 참으로 소중한 것이라는 생각을 할 것입니다. 선원도서에 나오는 여래선에 대해서 보겠습니다.

 

若頓悟自性약돈오자성 自心本來淸淨자심본래청정 元無煩惱원무번뇌 無漏智性무루지성 本來具足본래구족 此心卽차심즉佛畢竟無異불필경무이 依此而修者의차이수자 最上乘禪최상승선 亦名如來淸淨禪역명여래청정선 亦名一行三昧역명일행삼매 亦名眞如三昧역명진여삼매 此是一切三昧根本차시일체삼매근본 若能念念修習약능념념수습 自然漸得자연점득 百千三昧백천삼매 達磨門下달마문하 展轉相傳者전전상전자 是此禪也시차선야

 

禪源都序선원도서

 

여래선에 대한 설명으로서 우리가 자성을 문득 깨닫는다는 것은 자기 마음이 범부의 번뇌에 덮여 있는 마음 이대로 본래 청정하고 본래 청정하니까 원래 번뇌가 있지가 않고, 조금도 때 묻지 않은 참다운 지혜의 성품이 본래 다 구족하고 있는 것이니, 이 마음이 바로 부처로서 필경 부처와 더불어 다를 수가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니까 돈오頓悟란 것은 이런 도리를 알아야 하겠지요. 이런 도리를 이치로 알면 해오解悟인 것이고, 증명해서 깨달아 알면 증오證悟인 것입니다. 증오와 해오의 차이는 있다하더라도 돈오는 돈오인 것입니다. 돈오도 두 가지로 구분해야 하는 것입니다. 꼭 견성만이 돈오라고 못 박을 수는 없습니다. 전통적인 해석이 돈오는 증오만의 돈오가 아니라 해오의 경계도 돈오라 해왔습니다. 다만 그 깊고 옅은 관계가 있을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범부지에서 우선 도리로 이 마음 본래 청정하고 원래 번뇌가 없고, 때 묻지 않은 지성智性이 본래 갖추어 있으니까 이 마음이 바로 부처고 이 마음이 범부나 또는 석가모니나 일반 성자나 다름이 없다이렇게 알면 해오解悟인 돈오인 것입니다. 그러나 알기만 알면 해오이고, 닦아서 번뇌를 여의고서 금강불심金剛佛心을 증명해서 깨달을 때는 증오입니다. 그런 차이만 있을 뿐인 것이지 이치로 아는 해오도 돈오라 하여 왔습니다. 불교적 논의는 꼭 일반적이고 전통적인 관행慣行술어를 알아야지 자기 식으로 해석하면 곤란한 것입니다.

 

이러한 돈오에 의지해서 닦는 수행을 최상승선最上乘禪이요 또한 여래청정선如來淸淨禪이요, 역명 일행삼매一行三昧, 다시 이름하기를 진여삼매眞如三昧라 하며 일체삼매一切三昧의 근본이니 만약 능히 생각 생각에, 다른 생각을 끼지 않게 지속적으로 닦고 익힐 때에 자연히 점차로 백천삼매百千三昧를 얻는다. 달마 문하達磨門下에 구르고 굴러서 서로서로 전하는 선은 바로 이 선이다이렇게 되어있습니다.

우리가 꼭 견성한 것만이 돈오라고 한다면 일행삼매나 진여삼매나 또는 일체삼매나 그런 이름을 붙일 필요가 없겠지요. 우리 같은 범부도 닦을 수가 있으니까 일행삼매나 일상삼매 등을 닦으라고 하는 것이지 그렇지 않으면 그렇게 이름 붙일 필요가 없습니다.

 

돈오는 인과 과가 있어서 인으로는 우선 해오로 내 마음이 본래 청정하니까 본래 번뇌가 없고 때 묻지 않은 지성이 본래 갖추어 있어서 이 마음이 바로 부처고 필경 부처와 더불어서 다르지 않다이렇게 알고 닦아 나가면 이것이 바로 최상승선이요, 최상승선은 도인한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범부도 그렇게 닦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도인한테만 있으면 새삼스럽게 이런 말을 낼 필요도 없겠지요. 그래서 과로는 증오가 되는 것입니다.

 

영가현각(永嘉玄覺 647~713) 대사의 증도가證道歌돈각료여래선頓覺了如來禪하면 육도만행체중원六度萬行體中圓이라문득 여래선을 깨달아 마치면 육도만행을 본체를 여의지 않고 원만히 갖춘다는 말씀이 있습니다. 따라서 여래선이 아직 덜된 것이 아니고 여래선 자체가 원만하다는 것을 알 수 있지 않겠습니까, 증도가도 6조 대사로부터 정법을 그대로 인가 받은 영가현각 대사의 증도가 아니겠습니까?

 

우리가 중국 선교사禪敎史에서 볼 때 달마 대사 때부터서 6조 혜능대사 때까지는 조사선이란 이름이 없습니다. 조사선이 처음부터 있은 것이 절대로 아니란 것이 역사적인 정확한 해석입니다. 물론 조사선적인 뜻은 다 있어 왔습니다마는 이름으로 조사선이라 한 것은 6조 스님의 뒤에야 붙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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