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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행자의 편지/미타행자의 편지

어느 날

 

 

무주선원 하루일과는 변함이 없습니다.

새벽 3시부터 일과를 시작, 저녁에 마지막으로 염불하고 와선에 들어가는 것. 어른스님 말씀이 밖으로 돌아다니지 마라 절에만 있어도 저절로 공부된다.”고 놀아도 절에서 논다는 마음으로 도량 지키며 일행삼매(一行三昧) 지어가는 것입니다.

 

천여 평 도량에 혼자 사는 토굴살이 아닌 토굴살이에 법당, 정진 외에 표 안 나는 소소한 일거리가 많습니다. 그러나 공양 준비하는 것, 설거지, 정리하는 것, 도량에 검질 매고 꽃나무 가꾸는 것, 모두가 행선(行禪)으로 생각하고 몸으로 정성을 다 하며 마음으로는 챙기는 것입니다 염불(念佛)이란 은 잊지 않는다는 것이고 은 부처님, 불성입니다 행주좌와에 부처님, 불성을 잊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수행이란 마음으로 부처님을 잊지 않고 행위로 어묵동정 행주좌와에 드러내는 것입니다.

 

오히려 잡다한 행선 속에서 망상 털기가 쉽고 건강에도 좋고 수행안목을 키우는데 도움이 됩니다. 언제인가 도량은 풀 구덩이인데 주인장은 앉자만 있는 것을 보고 수행 도량 깨끗하게 하고 앉자있는 것도 수행인데 하는 생각이고, 또 어느 도량은 풀 구덩인데 주인장은 밖으로만 도는 것을 보고 산토끼 잡으러 다닐 것이 아니라 집토끼 잘 단속하는 것이 수행인데 생각했지만 각자의 취향이겠지요.

 

저 깊은 의식 속에서 올라오는 마음, 결정 신심이 삶을 바꿀 수가 있습니다. 한 방울이 물이 모여 강을 이루고 바다를 이루듯이 행주좌와에 한 번 챙기는 마음이 모이고 모여 그 어느 날! 저 깊은 의식, 결정 신심이 다겁생의 업장을 무너트리고 마음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그 다겁생의 업장이 무너지고 마음을 증명하는 어느 날은 아무도 모르고 부처님만이 알겠지요. 다만 퇴굴심 낼 것 없고 욕심낼 것 없고 하루 일과 충실히 지어갈 뿐입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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