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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청화 큰스님 서적/5. 원통불법의 요체

원통불법의 요체(4)

 

 

3. 육조六祖의 돈오돈수頓悟頓修

 

돈오돈수頓悟頓修는 우리가 흔히 상식으로 알듯이 성철 스님이 맨 처음에 말씀한 것이 아니라 이미 육조단경六祖壇經』「7남돈북점장南頓北漸章에 나와 있습니다.

단경壇經 자체도 문제는 분명히 있습니다. 돈황본敦煌本이라든가 혜흔본恵昕本이나 종보본宗寶本이나 덕이본徳異本이 다 각기 차이가 있는 것을 보더라도 문제가 있다는 증좌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그래도 역시 우리가 선하면 육조단경을 권위 있는 전거典據로 안 할 수가 없습니다.

 

단경7남돈북점장에는 주로 하택신회(荷澤神會 685~760)대사가 북종北宗을 비판하고 남종南宗을 세우는 남종정시비론南宗定是非論의 논쟁 같은 말씀이 보입니다. 이른바 남쪽인 6조 대사는 문득 깨닫는 법인 돈교頓教라고 찬양하고 북쪽 신수(神秀 ?~706) 대사는 점차로 닦아나가는 점교漸教로서 본질적인 가르침이 미처 못된다고 비판하는 내용입니다.

 

壇經단경 第七제칠 南頓北漸章남돈북점장 師曰사왈 無非무비 無痴무치 無亂무란 念念般若觀照염념반야관조 常離法相상리법상 自由自在자유자재 從横盡得종횡진득 有何可立유하가립 自性自悟자성자오 頓悟頓修돈오돈수 亦無漸次역무점차 所以不立소이불립 一切法일체법 諸法寂滅제법적멸 有何次第유하차제

 

단경7남돈북점장6조 혜능 스님의 말씀이 무비無非 무치無痴 무란無亂이라, 그릇됨이 없고 어리석음이 없고 어지러움이 없다는 것은 내내야 계, , 삼학三學을 말한 것으로 그릇됨이 없는 것은 바로 계율로 말하고 어리석음이 없으니까 지혜를 말하고 어지러움이 없으니까 선정을 말한 것입니다. 이와 같이 계혜 삼학을 닦아서 염념반야관조念念般若觀照, 생각 생각에 반야의 지혜를 관조한다는 말입니다. 반야의 지혜는 제법공諸法空 지혜입니다. 무아, 무소유의 지혜입니다. 생각 생각에 제법공 지혜를 닦아나가면서 상리법상常離法相이라, 항상 모든 법이 실제로 있다는 상을 여읜다는 말입니다.

 

그렇게 할 때는 자유자재自由自在 종횡진득從横盡得이라, 아무런 막힘이 없이 자유자재하고 종횡으로 모두를 다 얻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반야로 비추어 보아 모든 법이 있다는 실아실법實我實法을 떠나서 즉 아공我空 법공法空이 되어서 볼 때에는 자유자재하고 이것이나 저것이나 모두를 다 얻는 것이기 때문에 유하가립有何可立이리오, 무엇을 새삼스럽게 세울 것인가? 내가 있고 네가 있고 좋다 궂다 하면 이것이다 저것이다 하겠지만, 평등무차별의 자리에서 볼 때는 무엇을 어떻게 세울 수가 없다는 말입니다. 일진법계一眞法界, 천지 우주가 바로 부처님 몸인데 어떻게 어디에다가 무엇을 세우겠습니까?

 

자성자오自性自悟면 돈오돈수頓悟頓修, 본래 내 성품을 내가 스스로 깨달아 버렸다는 말입니다. 나라고 생각할 때 이 몸뚱이가 참 나가 아니지 않겠습니까, 스스로 자기 성품을 깨달으면 돈오돈수라. 여기에 돈오돈수의 말씀이 있습니다. 제가 널리 못 봐서 그 이전에는 잘 모르겠으나 이것이 처음이라 생각합니다. 6조 혜능 스님 말씀으로 분명히 돈오돈수가 있습니다.

 

돈오돈수하니 역무점차亦無漸次, 돈오돈수가 되었으니 역시 점차가 없다. 순서가 없고 높고 낮고 또는 어떠한 계급적인 차별이 있을 수가 없다. 그러므로 소이불립所以不立일체법 一切法이라, 어느 한 가지 법도 세울 필요가 없다는 말입니다. 제법적멸諸法寂滅하니 유하차제有何次第리오, 제법이 본래 적멸해서 하나의 번뇌도 없거니 어떻게 차제를 세울 것인가?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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