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보살이 법조法照대사에게 「그대가 염불을 하고 있으니, 지금이 바로 바른 때이다. 여러 가지 수행의 방편들이 있지만 염불보다 뛰어난 것은 없다. 왜 그러한가. 내가 과거 겁 가운데서 수행할 때 염불하여 일체종지一切種智를 얻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체의 모든 법과 반야바라밀의 깊은 선정이나 모든 부처님들이 다 염불로부터 나온 것이다. 그러한 까닭으로 알아야 한다. 염불은 모든 법法의 왕이니, 너는 마땅히 늘 아미타불을 생각하여 쉼이 없게 할지어다.」 라고 하셨다.
법조대사께서 「어떻게 염불해야 합니까.」 하고 또 물으니, 문수보살께서 「이 사바세계의 서쪽에 아미타불이 계신데, 그 부처님의 원력願力이 불가사의하다. 네가 만일 아미타부처님을 염念하되 생각을 이어가면서 중단 없이 계속한다면 수명을 마친 뒤에 극락세계에 반드시 왕생하여 영원히 무상보리도無上菩提道에서 퇴전하지 않게 될 것이니라.」 라고 하셨다.
이 말씀을 마치자, 두 분의 보살께서 각기 금빛 손을 펴서 법조대사의 정수리를 어루만지시며 수기하시기를, 「네가 염불을 하는 까닭에 머지않아 무상정등보리無上正等菩提를 증득證得할 것이니라. 만일 모든 선남자 선여인이 속히 성불하고자 한다면, 염불보다 더 나은 법문이 없으니, 무상보리無上菩提를 속히 증득하게 될 것이니라.」 라고 하셨다.
-〈왕생록往生錄〉
* 〈왕생록〉 법조대사편 말미에는 「문수보살은 지혜가 제일이고 과거 일곱 부처의 조사(祖師)였으며, 보현보살은 여래의 장자(長子)로서 만행(萬行)을 구족하신 보살이다. 이러한 대성인들께서 말씀하시기를, 염불은 제법(諸法)의 왕이라 하셨으며, 속히 성불함에는 염불만한 것이 없다고 분명히 말씀하셨는데, 그 어찌 믿지 않을 것이며 이 수승한 법을 내놓고 다른 법을 수행하겠는가.」 라고 하였다.
* 영명연수 선사의 〈만선동귀집〉에 「삼보에 귀의하는 것은 온갖 수행 가운데서도 가장 으뜸가는 복전(福田)이다. 굳센 마음을 일으켜 무너지지 않는 믿음을 갖추게 하고, ‘다섯 가지 두려움[五怖畏 : 五活畏/ 惡名畏/ 死畏/ 惡道畏/ 大成德畏]’을 여의게 하며, 위없는 깨달음을 이루게 하는 첫 인연이 되고, 온갖 선법(善法)을 두루 포용한다. 대보은경(大報恩經)에 이르기를, “저 아세사왕이 오역죄가 있어서 마땅히 아비지옥에 떨어질 것이나, 지극한 마음으로 뉘우치고 삼보를 염한 까닭에 아비지옥죄를 멸할 수 있었다.” 라고 하였는데, 이것이 곧 삼보의 구호력(救護力)이다.」 라고 하였다.
* 무상법왕(無上法王) : 법왕은 부처님을 말하니, 무상법왕은 부처님 중의 왕이신 아미타불을 말함.
염불하여 극락왕생을 구하는 정토법문은, 실로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서 널리 일체중생을 건지시는 중요한 길이고, 구법계九法界의 중생이 매우 빨리 불과佛果를 증득하는 묘한 문門이다. 모든 대승경전은 모두 이 중요한 법문을 열어 보인다. 특히 정토삼경淨土三經은 전적으로 그와 같은 이치를 밝히고 있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은 인습적으로 그와 같은 이치를 관찰하지 못하고 정토법문을 얕고 낮은 가르침이라고 깔본다.
그리하여 정토법문은 부처님의 교해敎海의 굉장한 깊이와 선종의 곧바로 질러감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하면서 교해와 선종을 드높이고, 정토법문은 억누르며 혼자만의 노력으로 수행하는 것을 높이 여기고 부처님의 가피를 싫어한다. 하지만 인仁을 당해서는 굳이 사양辭讓하거나 의義를 보고도 이를 행하지 않는 것은, 곧 여래의 철저한 대자비심을 거두어 펼치지 못하게 하고, 중생으로 하여금 고통을 벗어나는 지름길을 막아 통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인광대사
* 일심불란 : 한가지에만 마음을 집중하고 다른 것에는 주의를 돌리거나 흐트러지지 않음.
* 남회근 선생은 「아미타경이 제시하는 방법은 대단히 간단하여, 아미타불만 염(念)하면 됩니다. 그러나 염하여 일심불란에 이르러야 합니다. 마음 마음마다 생각 생각마다 아미타불이 떠나지 않아야 합니다. 차를 마실 때에도, 밥을 먹을 때에도 아미타불을 염하는 정도에 이르는 것이 쉬운 일이겠습니까.」 라고 하였다.
* 정공법사는 「선종(禪宗)의 목표는 명심견성입니다. 명심(明心)이란 광명을 회복하여 무명(無明)을 끊어버리는 것입니다. 명심이 곧 견성(見性)하고 싶으면 먼저 견사혹(見思惑)을 끊고 또 진사번뇌(塵沙煩惱)를 깨뜨려야 합니다. 그런 후에 다시 일품(一品)의 무명도 깨뜨려야만 비로소 명심견성할 수 있습니다.」 라고 하였다.
* 선종(禪宗)은 문자를 세우지 아니하고[不立文字], 교(敎) 이외로 따로 전하며[敎外別傳], 곧바로 마음을 가리켜[直指人心], 본성을 바로 보아 부처가 되는 것[見性佛性]을 종지(宗旨)로 삼는 불교의 종파이다. 선종 또는 선불교(禪佛敎)는 중국화한 불교로서 노장사상(老莊思想)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통일신라시대 때 우리나라로 소개된 뒤 현재 한국불교의 주류(主流)로 자리 잡았다.
* 밀라레빠의 〈십만송〉에는 태아가 어머니 뱃속에서 겪는 고통을 이렇게 노래하고 있다.
「욕정과 증오에 휘말려 어머니의 자궁으로 들어가네. 바위틈에 붙잡힌 물고기 같이 자궁 속에서 배설물을 베개 삼아 피와 황액(黃液)속에 잠드네. 오물 속으로 밀어 넣어져 고통을 당하며 나쁜 카르마(업)로 나쁜 몸 받아 태어나네. 전생을 기억한들 한 마디 말 못하고 때로는 뜨거워 타는 듯하고 때로는 추워서 어는 듯 하다가 아홉 달이 지나면 자궁에서 나오나니 집게로 집어내듯 고통을 당하네. 자궁에서 나올 때 머리는 짓눌리니 가시덤불 구덩이에 내던져진 듯한 괴로움을 받네. 어머니 무릎위에 놓인 작디작은 그 몸은 매에게 붙잡힌 참새 같기만 하네.
아기의 보드라운 몸에서 오물과 검은 피 씻어내나니 살갗이 벗겨지는 고통을 받네. 탯줄을 자를 때면 척추를 끊어내는 고통을 느끼네. 담요에 싸여서 요람에 눕힐 때면 사슬에 묶여 감옥에 갇히는 느낌이네. ‘태어남 없는’ 진리를 깨닫지 못한 이는 태어남의 끔찍한 고통을 피할 수 없으리. 수행을 미룰 시간이 없네. 죽을 때 무엇보다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거룩한 진리이나니 그대, 부처님의 가르침을 쉬지 말고 수행해야 하리라.」 하였다.
* 유계 전등법사는 〈정토법어〉에서 「보살도 한번 중음(윤회)을 거치면 더 어두워지고, 초과(初果 : 수다원과)를 얻은 수행자도 다시 모태(母胎)에 들어가면 어리석어진다.」 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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