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大智)선사 영득한인송(嬴得閑人頌)
* 대지(大智)선사의 게송입니다. 한 이백년 전의 일본 스님으로, 참선도 통달했다는 분이고, 또는 역대 일본 승려 가운데 게송을 제일 잘하는 분이라는 정도로 이름 있는 분입니다.
* 다행히도 가사를 입는 몸이 되어서,
천지에 한가로운 사문이 되었도다.
인연 있어 머물다 인연 다하면 떠나가나니,
맑은 바람 부는 대로 흘러가는 흰 구름처럼!
嬴得閑人頌
幸作福田衣下身
乾坤嬴得一閑人
有緣卽住無緣去
一任淸風送白雲
-大智禪師-
* “행작복전의하신(幸作福田衣下身)하니”, 다행히도 복전의 밑에 몸이 되었다는 말입니다. 복전의란 가사로써, 바로 복 밭이 되는 옷이라는 뜻입니다. 생각해 보면 생각할수록, 옷 가운데서 가사 같이 복 밭이 되는 옷이 없는데, 다행히도 자기 같은 존재가 복전의 아래의 몸이 되었다는, 깊은 감회의 표현입니다.
* 그래서 “건곤영득일한인(乾坤嬴得一閑人)이로다”, 천지간에 모든 것을 극복하고 모든 번뇌를 이겨낸 위대한 승리자요, 삼계를 초월한 한가로운 사람이 되었도다.
* 그러니 “유연즉주무연거(有緣卽住無緣去)요”, 인연이 있으면 머물고, 인연이 다하면 바로 떠나는 것이니, 조금도 집착이 없이 인연 따라 산다는 말입니다. 죽을 때나 또는 이별할 때나, 또는 어느 절에서 살다가 떠날 때나 말입니다. 보통은 불사나 좀 해 놓으면 모두 계속 살려고 합니다만, 인연이 다 할 때 떠나지 않으면, 결국 번뇌의 앙금이 가라앉는 것입니다 .천지간에 일체를 다 초월해 버렸으니, 어디가나 문제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도리어 자기 것이 아무 것도 없으면 공부하기 편리합니다. 천지간에 모든 것을 다 초월하여 이겨 버린 한가한 사람, 불교에서는 한인(閑人)이라 하면, 공부를 다 해 마쳐서 할 것이 없다는 말입니다. 한가한 사람이 되었으니, 인연이 있으면 머물고, 인연이 없으면 떠난다는 것입니다.
* 이렇게 하는 것이, “일임청풍송백운(一任淸風送白雲)이라” 마치 맑은 바람에 흰 구름이 가는 것이나 같다는 말입니다. 그러기에 수행자를 가리켜서 운수(雲水)라 하지 않습니까? 행운유수(行雲流水)라, 구름이 떠가는 것 같고, 물이 흘러가는 것 같다는 말입니다 아무런 찌꺼기나 섭섭함이나 아쉬움이 있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저 그런 대로 인연 따라서 가되, 마음은 항시 진여불성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입니다 공부가 되어 버리면 진여불성과 온전히 하나가 되었으니, 아무런 조작이 없이 임운등등 등등임운이 될 것이고, 공부가 미숙한 때에는 애써야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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