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옥(石屋)화상 임종게
* 임제종 전등(傳燈)법사요, 한국 조계종의 종조인 태고보우 선사의 스승 되는 석옥청공(石屋淸珙)화상이 읊은 임종게입니다. 다른 게송도 중요하겠지만, 도인들이 열반에 들 때 남겨놓은 임종게는, 우리에게 더욱 더 숙연한 감명을 줍니다.
* 청산은 냄새나는 시체를 받지 않는데,
죽어서 하필이면 땅에다 묻을 것인가?
나를 돌아보니 삼매의 불이 없구나.
앞에 있다 이내 사라질 장작더미뿐!
無火定偈
靑山不着臭尸骸
死了何須掘土埋
顧我也無三昧火
先前絶後一堆柴
-石屋淸珙-
* “청산불착시해(靑山不着臭尸骸)” 하니, 청산은 냄새 나는 시체를 받지 않으니, 붙이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맑은 청산도 바로 본다면 하나의 생명인데 그런 맑은 청산이 나같이 참선공부를 좀 했더라도 죽으면 냄새 나는 시체이므로 붙이기를 싫어 할 것이라는 말입니다.
* “사료하수굴토매(死了何須掘土埋)리요”, 죽어서 가는 길에 어찌 하필 땅을 파고서 시체를 묻을 것인가? 속인들처럼 매장을 할 것인가 하는 말입니다. 청산도 냄새를 풍기는 시체를 붙이기 싫어하는데, 그 땅에다 냄새나는 시체를 무슨 필요로 묻어야 할 것인가? 그러니까 자기 시체를 매장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지요. 그러나 “고아야무삼매화(顧我也無三昧火)라”, 그렇다고 해서 과거 위대한 조사들처럼 화광삼매(火光三昧)에 들어서 자기 몸을 태우면 좋은데, 그럴만한 법력도 없다는 한탄입니다. 나를 돌아다보니 삼매의 불이 없다는 말입니다.
* 출가사문이 되어서 참선수행을 하는 우리 수행자들이 저나 여러분이나 임종 때에 이런 한탄이 안 나오리라고 장담을 하겠습니까? 부처와 나와 둘이 아니고, 달마와 나와 둘이 아닌데, 그런 분들은 화광삼매에 들어서 삼매의 불로 자기 시체를 태워서 사리(舍利)를 남겼던 것입니다.
'4. 청화 큰스님 법문집 > 12. 진리의 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 3편 게송음미(5) (0) | 2016.06.27 |
---|---|
제 3편 게송음미(4) (0) | 2016.06.20 |
제 3편 게송음미(2) (0) | 2016.06.06 |
제 3편 게송음미(1) (0) | 2016.05.30 |
제2편 마음이 바로 부처요, 부처가 곧 마음인 것을(15) (0) | 2016.05.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