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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청화 큰스님 법문집/12. 진리의 길

제2편 마음이 바로 부처요, 부처가 곧 마음인 것을(10)


 

우주 만유의 본질 · 실상을 알아야

 

 

* 실상경계는 진공묘유(眞空妙有)라, 원래 물질은 텅 비어서 없는 진공이고, 다만 텅 비어서 없는 것이 아니라 묘유라, 묘한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중생은 추유(추有) 즉, 거치러운 것 밖에는 못 봅니다. 우리 중생은 더러운 것 밖에는 못 봅니다. 참다운 묘유는 못 봅니다.

 

* 우주의 실상은 진공인 동시에 바로 묘유입니다. 공인 동시에 가(假)요, 공도 아니고 가도 아니기 때문에 중도입니다. 법신만도 아니고 보신만도 아니기 때문에 그야말로, 참 아미타불인 것입니다.

따라서 많은 수행법이 있으나, 그와 같은 실상묘법(實相妙法)으로, 비록 지금 내가 못 봤지만, “내 몸뚱이나 내 마음이나 천지 우주 생명이나 모두가 다 진공묘유(眞空妙有)구나”, 반야심경식으로 하면 “색즉시공이구나”, 조금 더 변증법적으로 말하면 “공(空)·가(假)·중(中)이구나”, 여기다가 생명을 부여하면 그때는 “법신·보신·화신 아미타불이구나”, 이렇게 납득하는 것이 우주만유의 본질·실상을 알고 들어가는 것이 됩니다. 그 자리를 딱 짚어야 합니다. 그래 가지고 참선도 하고 염불을 해야, 공부가 가속도로 나아가집니다.

 

* 보적경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백천만겁(百千萬劫) 구습결업(久習結業) 이실상관(以實相觀) 즉개소멸(卽皆消滅)이라”, 우리 중생은 누구나가 다 백천만겁 동안 익히고 쌓인 그런 업장이 있습니다. 미워하고 또는 사랑하고 또는 분별합니다. 이러한 업장들이 실상을 관찰하는 것으로써 즉시에 다 소멸된다는 말입니다.

 

* 우리가 반야심경식으로 해서 공을 관찰해도 무방하고, 화두를 참구해서 의심해도 무방합니다. 또는 그냥 부처님의 이름만 외워도 무방합니다. 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해도 무방합니다. 그러나 가장 가까운 길인 참선식으로 하는 법은, 우리 마음을 바로 실상에다 안주해 버리는 것입니다. 그래야 선이 됩니다. 어느 특정적이거나 지엽적인 문제가 아니라, 진리의 본체에다가 마음을 딱 두어야 참선입니다.

 

* 화두를 들고, 또는 공을 관한다 하더라도, 공이나 화두 그것이 실상을 대변하면 좋지마는, 그냥 공에 치우치고 또는 상대적인 의심에 치우쳐 그것만이 다라고 하면, 그때는 참선이 못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