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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청화 큰스님 법문집/12. 진리의 길

제2편 마음이 바로 부처요, 부처가 곧 마음인 것을(7)


 

온 누리에 충만한 무량광불

 

* 관무량수경에 부처님께서 이르시기를, “법신 부처님은 법계(法界-온 누리)를 몸으로 하는 것이니, 일체 중생의 마음 가운데 들어 계시느니라.”하였습니다. 우주 만유가 그대로 부처님 자신의 몸이며, 나고 죽고 변천하는 일체 만상 또한 부처님 자신의 심심미묘한 활동양상입니다.

 

* 모든 중생들은 자기 자신이 우주의 실상인 부처님과 하나임을 깨닫지 못하는 한, 인간의 근원적인 불안과 갈등은 영구히 해소할 길이 없습니다.

 

* 우주의 목적 의지를 불교의 표현으로는 부처님의 서원이라 하는데, 이를 간추리면 사홍서원(四弘誓願)이라 하고, 보다 구체화하면 아미타불의 사십팔원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내용은 다 한결같이 모든 중생을 본래 자기 성품(自性)인 부처[부처님]가 되게 하는 광대무변한 원력으로 충만해 있습니다.

 

* 제 삼 서원에서 “온 세계 중생들의 몸이 모조리 진정한 금색광명이 되지 않는다면, 나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으리라” 하였고, 제 십일 서원에서는 “온 세계 중생들이 필경에 부처가 되지 못한다면, 나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으리라” 하였으며, 제 십이 서원에서는 “내 광명이 무량무변하여 헤아릴 수 없는 모든 국토를 비출 수가 없다면, 나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으리라” 하였고, 제 십팔 서원에서는 “내 나라인 극락세계에 태어나고자 하여 환희심을 내어, 내 이름[아미타불]을 지성으로 다만 열 번만 외우거나 불러도, 그 소원을 이루지 못한다면, 나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으리라” 하였습니다.

이와 비슷한 법문들이 여러 경전에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 상징적인 의미를 풀이 한다면, 진실한 부처님 곧 법신 부처님은 바로 우주 자체임을 설파하였으며, 그리고 온 주리에 충만한 부사의한 생명의 광명임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 우리 인간을 비롯한 일체 만유 또한 깨닫고 깨닫지 못하는 차이는 있을지라도, 모두가 동일한 생명인 불성의 광명으로 이루어진 화신 부처님입니다.

 

* 현대 물리학의 양자역학에서도 밝히고 있는바, 일체 존재를 구성하는 근본요소인 양자·전자·중성자 등의 소립자란, 우주에 충만한 장 에너지[Energy of Field]인 광명의 파동(波動)으로부터 인연 따라 이루어진 광명의 입자(光粒子)임을 증명하고 있으니, 일체 물질 현상은 그대로 광명의 형상화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 무량수경에도 부처님의 광명을 십이광불로 찬탄하셨는데, 부처님의 광명이 영원히 멸하지 않는다 하여 무량수불이요, 그 광명이 온 누리에 충만하다고 하여 무량광불이며, 그 무엇에도 걸리지 않는다 하여 무애광불, 우주 만유가 오직 다만 생명의 광명이기에 무대(無對)광불, 훨훨 타오르는 불꽃같이 빛난다 하여 염왕(燄王)광불, 미묘청정한 광명이니 청정(淸淨)광불, 모든 지혜 공덕이 원만히 갖추어 있어서 지혜(智慧)광불, 끊임없이 언제나 빛나기에 부단광불,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부사의한 광명이니 난사(難思)광불, 해와 달빛으로 비교할 수 없는 영롱한 광명이어서 초일월(超日月)광불, 그래서 부처님의 광명은 비로 영원한 행복 자체이기에 환희(歡喜)광불이라 찬탄하셨습니다.

 

* 우리 인간을 비롯하여 일체 생명의 실상인 불성[인격적으로는 부처님]은, 모든 공덕을 갖추고 온 누리에 충만하여 영원히 멸하지 않는 청정미묘한 광명입니다.

 

* 그림자 같고 메아리 같이 허망한 현상 세계에 집착하는 번뇌만 소멸하면, 우리 스스로 생명의 본질인 광명 자체 바로 부처님이 되어, 광명세계 곧 극락세계의 영생의 복락을 온전히 보고 느끼고 누리게 됩니다. 그래서 물질과 정신, 유와 무, 너와 나 등 일체 상대적인 대립을 초극(超克)한 생명의 실상인 광명세계의 상념을 굳게 지니고, 올바른 도덕적 생활을 기조로 할 때, 제각기 인연에 따라 주문을 외우든 염불을 하든 화두를 참구하든, 또는 명상이나 기도를 하든지 간에, 모두가 다 한결같이 견성성불의 지름길인 선(禪)이 되는 것입니다.

 

* 참선이란 우리 마음을 중도실상인 생명의 본질에 머물게 하여 산란하지 않게 하는 일상삼매(一相三昧)와 일행삼매(一行三昧)의 수행법입니다.

 

* 진실한 수행을 간단없이 지속할 때, 마치 흐린 물이 쉴 새 없이 흘러가노라면, 그 자정 작용에 의하여 저절로 맑아지듯, 어두운 번뇌의 그림자는 가뭇없이 스러지고, 날로 생명의 광명인 부처님과 가까워지며, 필경 부처님과 하나가 되는 생명의 근본 목적을 달성하게 되는 것입니다.

 

* 일체 존재의 동일한 성품인 불성을 자각하고, 그 불성에 입각한 보편적인 예지와 자비에 의해서만, 비로소 유물주의에 멍든 갈등과 분열의 역사적 위기는 극복되고, 인류의 사무친 비원인 진정한 자유와 평등과 영생의 행복을 얻을 수 가 있습니다.

 

[불기 2530년 11월 『금륜』 제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