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스님께서 미주불교에 보내신 편지

 

 

 

 

김형근(金炯根)님 정안(淨案)

 

 

귀명삼보(歸命三寶)하나이다.

형근님께서 정성(精誠)으로 주신 글월과 ‘미주불교’지(誌)는

감사히 수령(授領)하였습니다.

 

형근님께서 이역만리(異域萬里)에서 여러모로 어려우신 여건 가운데

위법망구(爲法忘軀)의 선구적(先驅的)인 전법정진(傳法精進)을 하시니

진심(眞心)으로 찬탄(讚嘆)과 축도(祝禱)의 합장(合掌)을 드립니다.

 

이곳 태안사(泰安寺)는 선원(禪院)이라 현재(現在) 하안거 결제 수선(夏安居結制修禪)중이며,

선원(禪院)의 청규(淸規)로 결제중(結制中)에는 서신발송(書信發送)을

금제(禁制)하게 되어있어, 회신(回信)을 주저하였으나

형근님께서 적이 궁금해 하실 듯하여 뒤늦게사 회신(回信)을 드리는 바입니다.

 

형근님께서 산승(山僧)에게 순회법회(巡廻法會)를 종용하셨는데,

산승(山僧)은 본래(本來) 학승(學僧)이 아닌 선승(禪僧)이라

대중법회(大衆法會)에 적(的)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는 가을 방미인연(訪美因緣)이 L.A.에 계시는 정현(正玄)스님의 초청으로

그저 한 삼동(三冬)동안 (음 10月15日에서-다음해 1月15日까지)

산승(山僧)의 선려(禪侶)인 5, 6명(名)의 노덕(老德)스님들과 미국(美國)서

결제정진(結制精進)하고 돌아올 계획이옵기, 형근님의 갸륵한 원력(願力)에

부응해 드리지 못함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무위상주(無爲常住)하신 불은중(佛恩中) 형근지인(炯根之人)

더욱 강녕(康寧)하시고 형근(炯根)님의 대비홍서(大悲弘誓)가

무애성취(無碍成就) 되시기를 합장기원(合掌祈願)하며

총총(怱怱)한 난필(亂筆)로 이만 불비각필(不備擱筆)하나이다.

 

1992年 6月 15日

泰安寺에서 淸華 合掌

 

* 무위상주(無爲常住): 인연에 의해 변화하지 않는 진리의 세계.

* 불비각필(不備擱筆): 편지 따위에서, 글을 다 쓰고 붓을 놓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