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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주당 청화(淸華)큰스님/4. 청화 큰스님의 친필노트

수대승계십인


   

 

수대승계십인受大乘戒十忍

 

1. 할육식응割肉食鷹

2. 투신아호投身餓虎

3. 작두사천斫頭謝天

4. 절골출수折骨出髓

5. 도신천등挑身千燈

6. 도안보시挑眼布施

7. 박피사경剝皮寫經

8. 자심결지剌心決志

9. 소신공불燒身供佛

l0. 자혈쇄지刺血灑地

(순정기2順正記)

 

수대승계십인(受大乘戒十忍)이라. 저는 대승계십인에 대해서 감명이 큰 것이 백양사 운문암으로 6·25사변 전에 출가했습니다마는 그때 법당에 창호지에다 대승계십인이라고 쓴 법문이 붙여 있었습니다. 저는 그것을 보고서 적어 두었는데 나중에 불경에 나온 것을 보고 더욱더 깊이 감동했습니다. 대승계를 받을 때는 다짐을 받습니다. 열 가지로 참는 계율인데 그대가 이것을 참을 수가 있는가?’ 하고, 옛날에는 그렇게 해서 받았다고 합니다. 대승계 계의 정신을 열 가지로 벌린 것입니다.

 

1에 할육식응(割肉食鷹)이라, 비둘기를 살리기 위한 인연설이 있습니다만(智度論, 西域記 等), 부처님께서 과거 전생에 인행시(因行時)에 시비왕(尸毘王 Sibika)으로 있을 때에 비둘기 한 마리가 매한테 쫓겨서 품안에 들어왔는데 매가 쫓아와서 비둘기를 내달라고 간청하므로 시비왕이 비둘기 대신 비둘기만큼의 자기 살을 떼어 주겠다 하고는 저울의 한 쪽에 비둘기를 올려놓고 한 쪽에다 자기 살을 아무리 떼어 놓아도 도무지 비둘기하고 무게가 같지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팔뚝을 떼어 놓아도 안되고 나중에는 몸뚱이채 온통 올려놓았다는 설화가 있습니다마는 그대가 이렇게 할 수가 있는가? 하면, 맹세로 다짐을 받으니까 예 할 수가 있습니다하고 대답을 해야 되겠죠.

 

2에 투신아호(投身餓虎), 그대가 주린 범에게 몸을 줄 수가 있는가?

3에 작두사천(斫頭謝天)이라, 부처님께서 과거 설산동자(雪山童子)로 인행할 때 법문 한 귀절을 듣기 위해 나찰(羅刹)에게 몸을 바쳤다는 설화에서, 제석천이 나찰로 변하여 법문을 일러 주었으므로 고맙다고 목을 베어 사례할 수 있는가? 하는 다짐입니다.

 

4에 절골출수(折骨出髓), 이것은 상제(常啼 Sadapralapa) 보살 설화입니다. 반야바라밀을 얻기 위해서 뼈를 분질러서 골수를 낼 수가 있는가?

5에 도신천등(挑身千燈)이라, 그대 몸에다가 부처님을 찬탄하기 위해서 천등을 키울 수가 있는가?

 

6에 도안보시(挑眼布施), 그대 눈을 빼어서 보시를 할 수가 있는 것인가? 도안보시에 대해서는 설화가 굉장히 많습니다. 가나제바(迦那提姿 Kana-deva)존자는 용수보살의 제자로 15대 조사입니다. 가나제바는 얼굴이 잘나서 탁발할 때 여인들이 너무나 지겹게 따라오니까 자기의 한쪽 눈을 빼어서 주었습니다. 그래서 애꾸눈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연화색(蓮花色 Utpalavawi) 비구니는 그의 미모를 사모하는 포악스러운 사람이 자기를 겁탈하려 하니 양쪽 눈을 빼어 주었다고 합니다.

 

또는 사리불(舍利弗 Sariputra)존자가 전생에 탁발을 나갔을 때에 어떤 바라문이 시험하려고 부처님 가르침을 믿는 사람들은 자기 몸뚱이도 보시한다는데 그대도 그렇게 할 수가 있는가?” 할 수 있다고 대답했더니 나한테 필요한 것은 당신 눈이다. 줄 수 있는가?” 한참이나 주저하다가 부처님의 보시 말씀을 생각하고 눈알을 빼서 바라문에게 주었습니다. 바라문은 그 소중한 눈알을 받아 가지고 요긴하게 쓰는 것이 아니라 그냥 땅에다 던지고 자기 발로 밟아버리는 것입니다. 그때에 사리불은 후회가 되어서 이제부터 중생 보시는 그만두고 내 공부만 해야겠다고 후회한 허물로 해서 석존회상에서도 오랜 동안이나 성문승이 되었다고 합니다. 부처님 대승계를 받는 것은 이렇게 무서운 계율입니다. 성불을 기약할 때에는 대승계 받을 그런 각오가 있어야 합니다.

 

7에 박피사경(剝皮寫經)이라, 자기 피부를 벗겨서 말려가지고서 경을 베낄 수가 있는가? 요법(樂法)바라문의 설화가 있습니다. 법을 좋아하고 간절히 추구한다고 해서 이름을 요법(樂法)이라고 붙인 것입니다. 요법바라문이 10년 동안이나 법을 얻기 위해 천신만고 별의별 갖은 고행을 다하고 너무나 진실하므로 제석천왕이 감동이 되어 같은 바라문 모습으로 요법바라문 앞에 나타나 내가 무상법문(無上法門)을 말할테니 그대가 피부를 벗겨서 종이로 하고 피를 먹으로 하고 뼈를 붓으로 해서 내가 말하는 위없는 법을 적을 수가 있는가?” 요법바라문은 주저 없이 자기 피부를 벗겨서 볕에 말리는 것입니다. 그 순간 바라문 모습은 사라지고 허공중에서 제석천의 찬탄하는 소리와 부처님의 법문이 울려 퍼졌다고 합니다.

 

또 다른 경전에는 요법바라문이 진실하게 법을 구하니까 마구니 파순(波旬 Papiyas)은 저 사람이 결국 공부가 되어서 성취되면 욕계가 하마 무너질까봐서 항시 전전긍긍하였습니다. 악마 파순은 우리 수행인을 파괴시키려고 그때그때 갖은 노력을 다 하는 것입니다. 잠 속에 이상한 꿈을 꾼다거나 또는 몽정(夢精)을 한다거나 그런 것이 생리적인 것도 있지마는 마구니의 침범이 굉장히 많은 것입니다. 마구니는 요법바라문이 깨달아 욕계에서 떠날까봐 공부를 못하게 하려고, 그 목숨을 빼앗아 버리려고 요법바라문 앞에 나타나 내가 무상해탈의 법을 아는데 그대가 피부를 벗겨서 종이로 하고 피를 먹으로 하고 뼈를 붓으로 해서 이 수승한 법을 적을 수가 있다면 말을 하겠다그러니까 요법바라문이 주저없이 피부를 칼로 벗겨 볕에 말리려 하니까 마즉소멸(廳卽消滅)이라, 악마가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는 것입니다. 도를 위해서는 몸을 바치겠다는 위법망구(爲法忘軀)의 생각 외에 다른 생각이 전혀 있을 수가 없을 때에는 마구니가 존재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위법망구에 마즉소멸이라우리는 이런 뜻을 깊이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8에 자심결지(刺心決志), 자기 심장을 베어내어 성불을 다짐할 수가 있겠는가?

9에 소신공불(燒身供佛)이라, 자기 몸을 다 태워서 부처님께 바칠 수 있는가?

10에 자혈쇄지(刺血灑地), 가뭄에 말라죽는 식물을 살리기 위해서 자기 피를 뽑아서 뿌릴 수 있는가? 이상 열 가지 인욕(忍辱)의 다짐이 대승계 십인입니다.

대승이라고 장담하는 분들은 이런 다짐이 있어야 비로소 대승이라고 장담할 수가 있습니다. 그저 걸림 없이 방만하게 아무렇게나 하는 것이 대승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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