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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청화 큰스님 법문집/12. 진리의 길

진리의 길.14(2)

 

 

 

 

* 죽이지 말라, 생명 있는 것을 죽여서는 안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너희 불자들이여! 스스로 죽이거나, 남을 시켜 죽이거나, 방편을 써서 죽이거나, 찬탄을 하여 죽이거나, 또는 죽이는 것을 보고 기뻐하거나, 주문으로 죽이는 그런 모든 짓을 하지 말지니, 죽이는 그런 인因이나 죽이는 연緣이나 또는 죽이는 방편이나 죽이는 업을 지어서, 일체 생명 있는 것을 짐짓 죽이지 말아야 하느니라. 보살은 응당히 상주하는, 항상 변치 않는 자비심으로 마치 효도하는 사람이 부모님의 뜻을 따르듯이, 진리에 효순孝順하는, 진리에 따르는 효심을 내어 방편으로 일체 중생을 구원해야 할 것이어늘, 도리어 방자한 마음으로, 통쾌한 생각으로 살생하는 자는 보살의 무거운 죄니라, 바라이죄波羅夷罪니라.”

 

* 바라이죄는 무거운 죄를 말합니다. 지금 우리가 시정市井에 나가면 낚시질을 하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우리 불자님들은 안 하시리라고 생각합니다마는, 혹시 하고 계신다면 그냥 중지를 하셔야 됩니다. 낚싯대를 팔고 낚시용품을 파는 그런 장사하시는 분한테는 대단히 미안합니다. 그러나 기왕이면 그런 생명을 해치는, 생명을 죽이는 그러한 직업은 갖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 인간이라는 것은 그렁저렁 살라는 것이 아닙니다.

 

* 우리 인생은 수련 도장입니다. 우리 인간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입니까? 우리 인간 세상에서 마음 한번 잘못 먹으면, 그냥 지옥地獄으로 전락합니다. 그 반대로 마음을 잘 쓰면, 생각 한번 고치면, 그냥 해탈로 우리 마음을 비약시킬 수 있습니다. 우리 마음을 초월시키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우리 인간 가치가 중요한 것입니다.

 

* 천상보다도 우리 인간 세상을 소중히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하면, 천상은 너무 편해요. 너무 편하기 때문에 수행을 하려고 마음을 내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 인간 세상은 다행히도 고생이 많고 여러 가지 장애가 있기 때문에, 거기에 곁들여서 초월, 해탈로 인도하는 그러한 특전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우리 인간은 천상보다도 더 돋보이는 것입니다.

 

* 다른 생명을 해치는 그런 직업을 갖지 말고, 다른 직업이나 성자가 되는 길을 택하셔야 합니다. 다른 직업을 택하여서 조금 더 고통을 받는다 하더라도, 생명을 해치는 직업을 갖지 않아야 합니다.

 

* 어느 누구한테나 반생명적 직업은 도움이 안됩니다. 우리 생명은 자기 생명 홀로 별도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함께 모두 더불어 있습니다. 지금 오늘 여러분들이 이렇게 많이 계시지만, 각각 개별적으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산소ㆍ수소ㆍ질소ㆍ탄소 그런 원소 차원에서 보면, 지금 우리가 다 하나로 붙어 있습니다. 사실은 붙어 있는 것인데, 우리 중생이 겉만 보니까 각각 떨어져 뿔뿔이라고 생각합니다.

 

* 우리가 실존적으로 볼 때는 다 붙어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오히려 나와 남이 둘이 아닙니다. 나와 남이 둘이 아닌 것은, 사람들만 그러한 것이 아닙니다. 다른 동물도 마찬가지입니다.

 

* 인생이라는 것은 엄숙한 것입니다. 성인들의 가르침, 인생을 바로 산 성자들의 말씀을 환희심으로 정성을 다해서 수용해야 합니다. 그렇게 살아야 인생을 사는 보람이 있습니다.

 

* 다른 생명을 해치는 것은, 사람은 다시 말할 것이 없고, 다른 동물이나 식물이라 하더라도 필요 없이 생명을 해쳐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다른 생명을 해치면, 생명은 다 하나이기 때문에 금생에 그냥 보복을 받습니다. 뿐만 아니라 다겁생래多怯生來로 나고 죽고 나고 죽고 하면서, 또 역시 그에 상응하는 보복을 받습니다.

 

* 금생에 수명이 짧은 분이나 또 금생에 병치레를 많이 하시는 그런 분들은, 틀림없이 과거 전생에 다른 동물이나 다른 사람을 핍박했다든가 다른 생명을 함부로 살상하여, 그런 보복을 받는 것입니다. 따라서 어떤 의미에서 보나, 마땅히 살생을 말아야 합니다.

 

* “주지 않는 것을 갖지 말지니라. 너희 불자들이여! 일체 재물에 바늘 하나 풀 한 포기라도 짐짓 훔치지 말지니라. 보살은 마땅히 불성에 효순하는, 불성에 따르는 그런 마음과 자비심을 내어, 항상 모든 사람을 도와 복이 되고 즐거움이 되게 해야 할 것이어늘, 도리어 남의 재물을 훔치는 자는 보살의 바라이죄波羅夷罪니라” 하였습니다.

 

* 사기를 친다든가 또는 소매치기를 한다든가 하는 것만 훔치는 것이 아닙니다. 정당한 수입 아닌 것을 갖는 거, 무슨 사업을 할 때 자기의 신성한 노동의 대가 외의 것을 취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 부처님주의는 사실상 물질적인 면에서 보면 사회주의입니다. 진정한 사회주의라는 것은, 공산주의가 말하는 유물론적인 사회주의가 아니라, 철저한 정신의 내면적 사회주의란 말입니다. 따라서 정당한 수입이 아닌 것을 함부로 취한다면, 복덕의 종자를 없애는 것입니다.

 

* 우리가 금생에 복을 지어야 공부하기도 쉽고 또 좋은 인연을 만나 공부가 잘 될 것입니다. 그런데 복덕을 훼손시키면, 그만큼 인연도 잘못 만나고 그때그때마다 여러 가지 장애가 생갑니다. 마땅히 이런 복덕의 근원을 없애는 투도, 다시 말해 정당한 재물이 아닌 것을 가져서는 안 됩니다.

 

* “음행하지 말라.”, 우리 재가불자들은 당연히 결혼을 해서 식구 가속이 있습니다. 그런데 음행하지 말라고 하면, 이것은 어긋난 말씀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재가불자라고 하더라도 음행을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으셔야 합니다. 왜냐하면, 아시는 바와 같이 욕계 색계 무색계 삼계입니다. 우리가 윤회한다는 것은, 뱅뱅 돌아서 이리 갔다 저리 갔다, 여기 태어나고 저기 태어나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윤회해서는 해탈의 가망이 없습니다.

 

* 우리 인간 존재의 구경 목적은 무엇인가? 이것은 해탈입니다. 윤회를 떠나서 영생 불멸하는 참다운 마음의 고향, 우리 생명의 고향에 가는 것이 우리 인간의 목적입니다.

부처님 가르침도 역시 생로병사를 떠나서 열반락涅槃樂이라, 영생 해탈의 구경지究竟地에 도달하는 것이 부처님 가르침의 목적입니다.

 

* 삼계 가운데서 욕계가 가장 낮은 세계입니다. 욕심을 미처 못 떠난 세계가 가장 낮은 세계입니다. 욕심이라는 것이 어떠한 것입니까? 욕심이 곧 욕망이 되겠지마는, 가장 중요한 욕심은 먼저 식욕이고, 그 다음 욕심이 남녀 이성욕입니다. 그 다음 욕심이 수면욕睡眠欲입니다. 따라서 욕계의 이런 상징은 바로 욕심을 의미하는데, 방금 말씀드린 식욕ㆍ이성욕ㆍ수면욕 중에서 음행淫行, 이것은 남녀 이성간의 욕심입니다.

 

* 부처님 법문은 심심미묘해서, 우리 재가불자들이 제대로 잘 못지키니까, 육재일六齋日을 말씀하셨습니다. 육재일은 음력으로 팔, 십사, 십오, 이십삼, 이십구, 삼십일인데, 이 육재일만이라도 식욕을 참고 절제해서 한 끼만 먹어라, 또는 그날은 고기를 먹지 마라, 또 내외간도 같은 방을 쓰지 마라, 이렇게 하셨습니다.

 

* 부처님 당시부터 석가모니 부처님만 아니라 삼세 제불三世諸佛이 다 육재일을 지키라 하셨습니다. 우리 재가불자들은 의지가 약해서 평생동안 절제하고 살 수가 없으니까, 육재일만이라도 출가한 셈치고, 출가 수행자인 셈치고 절제하라는 것이 육재일의 의미입니다. 따라서 재가불자라 하더라도 음욕을 절제하는 것을, 가급적이면 음욕을 끊는 것을 원칙으로 하셔야 됩니다.

 

* 플라톤이라는 철학자가 있습니다. 위대한 철학자입니다. 플라톤의 ‘이데아론’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 이데아가 무엇인가 하면, 결국 하나의 실상입니다. 따라서 이데아만 실상이고, 다른 현상적인 것은 모두 그림자라고 본 것입니다. 우리 금강경에도 “일체유위법一切有爲法은 여몽환포영如夢幻泡影이라” 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은 모두가 모두 꿈이요 허깨비요, 거품이나 그림자 같습니다. 항상 풀 끝의 이슬처럼, 또는 번갯불처럼 보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 금강경에 “응작여시관應作如是觀이라”했습니다. 응당히 이렇게 관하라, 이렇게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렇게 안 봅니다. 우리 중생들은 우리 눈에 지금 보이는 것을 사실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상 세계에 있는 것은 사실로는 사실이 아닙니다.

 

* 우리 불자님들, 깊이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철학적으로 소박실재론素朴實在論이 있습니다. 소박실재론이 무엇인가 하면, 우리 중생들은 소박하게 나는 나요, 이것은 이것이요, 금은 금이요, 은은 은이요 하면서, 감각적으로 보이는 것을 사실로 봅니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 우리 감각의 속임수입니다. 실제로 있지가 않다는 말입니다.

 

* 우리 부처님 가르침은 항시 말씀드리는 바와 같이, 상식이 아닙니다. 상식이 아니라 실상적인 지혜란 말입니다. 우리 중생이 겉으로 봐서 검다 희다 또는 좋다 궂다 그러는 것이지, 본래로 본바탕에서 보면 그런 것이 없습니다.

 

* 인연소생법因緣所生法 아설즉시공我說卽是空입니다. 이것 저것이 인연 따라서 잠시간 있는 것 같이 보이나, 인연 따라서 이루어진 것은 순간순간 찰나찰나 변화해 마지않습니다. 순간순간 찰나찰나 변화무쌍한 것은, 사실은 어느 공간, 어느 시간대에도 있지 않습니다.

 

* 불교는 상식론이 아닙니다. 하나의 실상을 그대로 말씀한 것입니다. 우주 생긴대로 말씀한 것입니다. 그러기에 비단 플라톤이나 그런 분들뿐만 아니라 위대한 철인이나 학자는 다 한 가지를 말씀했습니다.

 

* 현상계, 이것은 꿈 같은 것이지, 실제로 있지가 않습니다. 플로티누스란 철학자도 일자一者라, 우주는 하나의 실상뿐인 것이지, 가상假相이 있지가 않다고 했습니다. 가상, 이것은 그때 그때 변화무쌍한 것이기 때문에, 변화무쌍한 것은 일초 전과 일초 후가 똑같지 않다는 것입니다.

 

* 이천오백년 전에 우리 부처님은 우주의 실상을 보셨습니다. 그 뒤에도 무수한 도인들이 다 그와 같은 말씀을 역설하고 강조하셨습니다. 하지만 우리 중생들은 보이는 것이 사실로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가상인 것입니다.

 

* 몽환포영이라서 응작여시관입니다. 꿈이요 허깨비요 거품이요 그림자니까, 여실히 그것을 그대로 봐야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실상을 증명할 수 있습니다. 금생 내내야 애쓰고 산다 하더라도, 가상假相만 가지고 가상 가운데서 그때 그때 시비 분별하고 죽습니다. 가상이 자기에게, 자기 몸뚱이에게 이로우면 좋다고 하고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금욕 문제를 여러분께서 깊이 생각하셔야 됩니다.

 

* 우리 인간이 음욕을 끊지 못하면, 결국 자멸하게 됩니다. 따라서 가정 생활을 하는 내외라도, 이성간의 욕망을 절제해야 됩니다. 부부간이 동지간이 되어서 진리를 닦으면 되는 것입니다. 부부간의 관계를 맺지 말라는 말이 아니라, 부부간의 관계를 맺되 정말로 성자들이 우리한테 당부한 바와 같이 청정하시면 됩니다.

 

* 육재일만 지키는 것이 아니라, 기왕이면 삼십일 내내 육재일처럼 살면 더욱 좋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복을 더 받고 몸도 더 건강해지고, 또한 우주에 대해서도 공헌하는 것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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