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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청화 큰스님 법문집/11. 실상 염불선

33. 제2절 계(戒)의 체성(體性)

 

제2절 계(戒)의 체성(體性)

 

1. 성계(性戒)와 차계(遮戒)

 

성계(性戒)와 차계(遮戒)…성계(性戒)는 살생(殺生)․투도(偸盜)․사음(邪淫)․망어(妄語)의 사중계(四重戒)를 말하며 불제(佛制)가 아니라도 저절로 죄악(罪惡)이 되는 계(戒)임. 차계(遮戒)는 성계이외(性戒以外)의 계율(戒律)을 말함.

 

계에는 성계(性戒)와 차계(遮戒)가 있습니다. 성계는 계 자체가 악성(惡性)이라는 말입니다. 가사 담배를 피운다든가 술을 먹는다든가 그런 종류는 계 자체가 원래 나쁜 것은 아닌 것이고 다만 많이 먹어서 나쁜 것입니다. 담배도 어떠한 때 한번 피웠다 하더라도 그것이 별로 나쁜 것은 아니겠지요. 그러나 인이 박혀서 중독이 되면 그것은 나빠져 버리는 것입니다. 그런 것을 차계(遮戒)라고 합니다. 또 대중과 같이 있는데 목욕도 않고 냄새가 역겹게 풍긴다면 이것도 그 자체가 악은 아니겠지만 대중한테 피해를 끼치는 것입니다.

그러나 성계는, 살생한다면 생명을 죽이는 그 자체가 악(惡)이라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설사 말씀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벌써 다른 생명을 해친다면 가령, 어릴 적에 개구리를 많이 잡는다거나 또는 낚시를 많이 한다면 내생까지 안 가도 금생에 꼭 과보를 받습니다. 악보(惡報)를 받습니다. 재가 불자들을 제도할 때에 우리는 그런 것을 항시 말씀을 하여야 합니다. 또, 고기를 많이 먹는다면 '요즈음은 공해가 심하니까 단백질을 많이 섭취해야 하지 않겠는가? 더구나 운동선수 같은 사람들은 힘을 많이 쓸려니까 많이 먹어야 할 것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해서 그때그때 너무 관용을 많이 해버립니다. 그러나 고기를 많이 먹는 것도 역시 살생하고 관계가 있는 것입니다. 살생을 했으니 고기를 먹는 것이지 살생 안하면 고기를 먹을 수 있겠습니까? 살생하는 어려운 일은 남한테 시키고 자기는 그냥 열매만 따먹는 그야말로 이기심까지 곁들어서 용납할 수가 없겠지요. 그런 살생이나 또는 도둑질이나 그 성품 자체가 죄입니다.

불교가 아니더라도 도둑질은 악(惡)만이 아니요 죄 아닙니까? 옛날 고대에는 남의 것을 훔치면 그냥 팔을 몽땅 잘라버렸습니다. 그렇게 엄하게 외연적(外緣的)으로도 제재를 가했던 것입니다. 죽은 다음에도 살생하거나 훔치거나 꼭 나쁜 벌을 받는 것입니다.

 

또는 사음(邪淫)도 자체가 죄입니다. 삿된 음행을 한다면 자기 몸이나 남의 몸도 결국 오염시키는 것입니다. 또는 순결한 마음을 오염시키는 것입니다. 재가 불자들은 배필이 있으니까, 상대적으로 재가 불자들이니까 죄가 안 되는 것이지 부처님 사상으로 본다면 그것도 한 가지 욕심이고 음욕이기 때문에 죄라는 말입니다. 부처님께서 관용을 베풀어서, 재가 불자처지에서는 음행을 완전히 금할 수는 없는 것이고 사음만 안 해야 한다고 한 것이지 음행 자체는 벌써 허물이라는 말입니다. 음행의 허물로 해서 우리가 생사 인연을 짓는 것입니다.

 

쇼펜하우어 책 가운데에 감명 깊게 남는 말이 있습니다. '천상이 있는가 없는가 나는 모른다. 천상이 있다면 천상 사람들은 결혼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속인이면서도 평생 동안 독신으로 지낸 분입니다. 저는 그런 위대한 사람들을 많이 헤아려 봅니다. 칸트나 니이체나 쇼펜하우어나 음악가로 베에토벤이나 슈베르트나 또는 조각가로 미켈란젤로나 레오나르도 다빈치나 말입니다. 그 분들은 다 독신으로 지냈습니다. 물론 어떻게 지냈던가 개인적 사생활은 알 수가 없습니다마는 아무튼, 그들의 뜨거운 이상과 소신을 위하여 모든 애욕이나 욕망을 다 바친 사람들입니다.

또는 망어(妄語)라, 거짓말도 역시 자체가 벌써 죄라는 말입니다. 다만 마음 가운데 무겁고 가볍고의 차이만 있습니다. 보통 거짓말은 가벼운 거짓말이지마는 대망어(大妄語)는 4바라이(四波羅夷)죄에 해당합니다. 자기가 진리를 미처 못 깨닫고 깨달았다 하고 못 증(證)하고 증했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 공부인들이 그야말로 준엄하게 자기 점검을 해야 합니다. 깨닫지도 못하고서 깨달았다고 하고 또는 도인이 아니면서 도인인 척한다는 말입니다.

 

자기가 반성해 보면 알 일입니다. 나한테 욕심이 있는가 없는가? 나한테 진심(瞋心)이 남아있는가 안 남아 있는가? 우선 대망언은 자기 양심을 속이는 것이고 성자의 법을 속이는 것입니다. 따라서 신성한 법의를 입을 자격이 없는 것입니다. 마땅히 우리 출가사문은 준엄하게 자기 점검을 해야 합니다.

 

이러한 살생, 투도, 사음 또는 망어 이러한 사중계(四重戒)는 부처님께서 제정한 것이 아니더라도 저절로 그대로 죄악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차계(遮戒)는, 성계(性戒) 외에 다른 계들은 성품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닌 것인데 우리가 잘못 행위함으로 해서 남도 싫어하고 자기 공부에 장애도 있는 것입니다. 술을 많이 먹어서 흥분하면 싸우기 쉽고 지혜도 흐려지고 온갖 허물이 있게 되지 않습니까?

2. 정공계(定共戒)와 도공계(道共戒)

 

정공계(定共戒)…색계(色界)․무색계(無色界)의 제선정(諸禪定)을 수지(修持)하면 그 정심(定心)과 아울러 신중(身中)에 스스로 방비지악(防非止惡)의 계체(戒體)를 생(生)하는 것. 차(此)는 유루정(有漏定)이므로 계체(戒體) 또한 유루(有漏)임.

 

그 다음에는 정공계(定共戒)라, 이것은 선정(禪定)과 더불어서 계체가 우리한테 확립이 된다는 말입니다. 색계(色戒), 무색계(無色界)의 제선정을 곧 초선정, 2선정 하는 색계의 4선정과 무색계의 공무변처(空無邊處), 식무변처(識無邊處) 등의 모든 선정을 수지해서, 벌써 선정에 들어갔다고 하면 정심(定心)이 확립이 된 것입니다. 그와 동시에 몸 가운데 또는 잠재의식 가운데 방비지악(方非止惡)이라, 비행을 막고 악을 그치게 되는 것입니다. 벌써 마음이 고요한데 함부로 바람피우고, 함부로 음식을 먹으려고 하겠습니까? 이렇게 방비지악의 계체가 생기는 것입니다. 계체는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닙니다. 눈에는 안 보이지만 잠재의식에나 몸에나 자기도 모르는 가운데 그 기운이 베이는 것입니다.

이것은, 유루정(有漏定)이므로 계체 또한 유루입니다. 성자의 무루청정(無漏淸淨)한, 모든 상(相)을 여읜 경계는 미처 못되나, 외도라도 선정에 들면 살생이나 투도나 사음이나 망어도 못하는 것입니다. 외도에서도 정작 선정을 닦아서 오통(五通)을 통한 사람들은 응당 파계 무참한 짓을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삼계를 초월하는 삼매는 우리 성자밖에는 못 들어가지만 외도라도 색계, 무색계의 삼매에는 들어갈 수 있고 또 삼매에 들어간다면 계율을 범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 해탈이 아니기 때문에 이것은 유루선정(有漏禪定)이므로 계체 또한 유루입니다.

 

도공계(道共戒)…삼승(三乘)의 성자(聖者)가 견도(見道)․수도(修道)의 위(位)에 지(至)하여 무루지(無漏智)를 발(發)하므로 무루지(無漏智)와 더불어 스스로 방비지악(防非止惡)의 계체(戒體)를 발득(發得)한다. 계체(戒體) 또한 무루(無漏)임.

 

그리고 그 다음에는 도공계(道共戒)라, 견성오도와 더불어서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계라는 말입니다. 성문승이나 연각승이나 보살승이나 삼승성자(三乘聖者)가 견도 수도의 위(位)에 이르러서 번뇌의 때가 묻어 있지 않는 무루의 지혜를 발하므로 무루지(無漏智)와 더불어서 스스로 방비지악(防非止惡)이 되는 계체를 몸과 마음에 발득(發得)하게 된다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계체는 바로 무루(無漏)입니다. 남을 점검할 때나 자기를 점검할 때나 이것은 다 통용되는 문제입니다.

 

3. 불성계 (佛性戒)

 

불성계(佛性戒)…범망경소설(梵網經所說)의 대승계(大乘戒)로서 불계(佛戒) 또는 불승계(佛乘戒)라고도 함. 일체중생(一切衆生)이 본구(本具)한 불성(佛性)이 청정무구(淸淨無垢)하여 일체(一切)의 허물을 떠났으며 이 불성(佛性)을 체(體)로 하여 불과(佛果)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는 제불(諸佛)이 주(住)하는 일실상(一實相)의 정계(淨戒)이니 일체대승계(一切大乘戒)의 도명(都名)임.

 

‘일체중생개유불성(一切衆生皆有佛性)이니, 일체의식색시정시심(一切意識色是情是心)이 개입불성계중(皆入佛性戒中)이므로 일체유심자(一切有心者)는 개응섭불성계(皆應攝佛性戒)할지니 중생수불성계(衆生受佛性戒)하면 즉입제불위(卽入諸佛位)하느니라’ -범망경하(梵網經下)-

 

‘불리일체상(佛離一切相)하야 이주어계(而住於戒)하니 소위리제상(所謂離諸相)인 일상일미(一相一味)라. 약능여시(若能如是) 리일체상(離一切相)하여 이주어계(而住於戒)하면 차계즉시불성계(此戒卽是佛性戒)라’

-대일경십칠(大日經十七)-

 

그 다음 불성계(佛性戒)는 대승계를 말하는 것입니다. 물론 소승계는 그 가운데에 자동적으로 포함이 되어야 하겠지요. 범망경(梵網經) 소설의 대승계인 십중금사십팔경계(十重禁四十八輕戒)는 불성계입니다.

 

불성계는 불계(佛戒) 또는 불승계(佛乘戒)라고도 합니다. 불성계의 불성이라는 말은 일불승(一佛乘)으로서 성문이나 연각이나 또는 보살이나 있지만 사실은 모두가 일불승뿐입니다. 일불승 가운데 다 들어 있습니다. 일체 만유가 일미평등한 진여불성인지라 본래에서 본다면 모두가 다 하나의 불승이라는 말입니다. 그런 때문에 불승이라 합니다. 법화경에 유유일승법(唯有一乘法)이요, 오직 한 불승만 있고 무이역무삼(無二亦無三)이라, 역시 성문, 연각, 보살로 구분한 것은 중생차원에서 얼마만큼 부처님에게 가까워 있는가? 하는 것으로 구분한 것이지 부처님 차원의 불안(佛眼)으로 본다면 성문승(聲聞乘)도 연각승(緣覺乘)도 중생(衆生)도 모두가 다 부처라는 말입니다. 따라서 오직 일불승(一佛乘)만 존재하고 다른 것은 모두가 다 가상(假相)이요. 실상은 일불승뿐입니다.

일체 중생이 본래 갖춘 불성이 청정무구하여 일체의 허물을 떠났으며 이 불성(佛性)을 체(體)로 하여 불과(佛果)에 이르기 때문에 불성계라고 한다는 말입니다. 이는 모든 부처님이 머무는 일실상(一實相)의 일미평등한 진여실상의 청정계율이니 따라서 진여불성, 이것은 바로 우주의 실상이기 때문에 우주의 실상은 그 우주에 따르는 규범(規範)이 있습니다. 봄이 되다가 봄이 안되고 겨울로 되돌아가겠습니까?

 

이와 똑같이 우주는 우주에 따르는 섭리(攝理)가 있는 것입니다. 다른 생물을 죽이는 것은 벌써 우주의 섭리를 어기는 것입니다. 훔치는 것도 우주의 섭리를 어기는 것이고, 도인이 아니면서 도인인 체해도 우주의 섭리를 어기는 것입니다. 음행도 마찬가지입니다.

 

불성계는 일체 대승계의 도명(都名), 즉 모두 한 번에 포괄한 계의 이름인 것입니다. 범망경에 '일체중생 개유불성(一切衆生皆有佛性)이니, 모든 중생이 다 불성이 있는 것이니 일체의 뜻(意)과 분별하는 식(識)과 또는 물질적인 색(色)과 또는 우리 망정(妄情)이나 인정(人情)이나 우리 마음(心)이 모두 불성계 가운데 들어간다'고 하였습니다.

우리 인정도 역시 불쌍한 사람, 가엾은 사람을 보고서 가엾이 생각하는 것을 유교(有敎) 정도로는 측은지심(惻隱之心)이라고 좋게 봅니다마는 부처님께서 본다면 한 가지 속정(俗情)으로 바로 망정의 범주에 들어갑니다. 특수한 사람에게 특별히 생각하는 인정이나, 또는 우리가 쓰고 있는 중생심이라든가 모두가 다 불성 가운데 있는 것입니다. 불성 가운데 들어가면 모두가 다 불성이 되어 버립니다. 불안(佛眼)으로 통찰하면 일체 만유가 바로 진여불성(眞如佛性)입니다.

 

'모두 다 불성계 가운데 들어가므로 일체 인간이나 기타 유정인 자는 모두 마땅히 불성계를 수(受)할지니 중생이 이 불성계를 받으면 바로 제불의 자리에 들어간다'고 하였습니다. 따라서 불성계를 받고 맹세를 한다면 이미 우리는 불성자리에 들어갔다는 말입니다.

 

대일경(大日經)에 '불은 이일체상(離一切相)하고, 모든 상을 여의고 정계(淨戒)에 상주하니 이른바 모든 상을 여읜 일상일미(一相一味)라, 만약 이와 같이 일체상을 여의고 계에 머물면 이 계가 바로 불성계니라' 고 말씀하였습니다. 여기에 있는 우리 출가사문들은 다 불성계를 받으신 분들이니까 사실은 모두 불성계 중에 지금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일체가 모두가 다 청정합니다. 그러므로 청정한 만치 청정 불성에 수순(隨順)해야 하겠지요.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본사아미타불!

 

 

참 고 문 헌

 

1. 경전 한역서

1) 『淨土三部經』 <재판발행일 : 2000.2.1일, 편역자 : 석청화, 발행인 : 태호, 발행처 : 성륜각, 출판 : 을지출판공사 >

 

2)『六祖壇經』 <발행일:2003.6.12일, 역주 : 석청화, 발행인 : 석장우, 발행처 : 광륜출판사 >

 

2. 논서 편집

1) [金剛心論] <초판발행일 : 1986. 7. 5일, 저자 : 석금타, 편자 : 석청화, 발행처 : 불서출판 보련각 >

 

3. 법어집

1) [正統禪의 香薰] <발행일 : 1989. 5. ?일, 편자 : 성륜불서간행회, 발행인 : 태호, 발행처 : 성륜각, 출판사 : 을지출판공사 >

 

2) [圓通佛法의 要諦] <발행일 : 2000. 2. 1일, 편자 : 성륜불서간행회, 발행인 : 태호, 발행처 : 성륜각, 출판사 : 을지출판공사>

 

3) [마음의 고향] (제1집 ~ 제26집) <발행일 : 1992. 3. 1일(제1집), 발행 : 금륜회(광주), 출판사 : 라이프 기획, 비매품>

 

4) [마음의 고향] 전5권 <초판발행 : 2008. 5. 10일, 지은이 : 청화큰스님, 발행인:대만, 엮은이:정환담, 김영동, 출판사:상상예찬>

제1권 순선안심법문

제2권 수행자법문

제3권 진여실상법문

제4권 무아무소유법문

제5권 보리방편법문

 

5) [純禪安心法門] <발행일 : 1999.7.29일, 설법 : 석청화, 편집 : 성륜각, 발행처 : 성륜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