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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불수행자료/연종집요

三. 다른 이는 염불을 권하며 조념(助念)할 것

三. 다른 이는 염불을 권하며 조념(助念)할 것

 

행자(行者)가 평시에 염불법을 알고 법대로 수행한 사람도 운명할 때에 가족 친척들이 옆에서 조념(助念)함이 매우 유익하거니와 염불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나 염불을 하였더라도 성실히 수행하지 못한 사람의 운명할 때에는 조념하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

그러나 운명할 사람이 조념할 경우와 조념을 싫어하여 반대할 경우에는 조념하는 방법이 같지 아니하다.

(一). 운명할 사람이 병이 없거나 병이 경하여 정신이 있고 조념을 희망 혹은 반대하지 않는 때에는 친족들이 반을 짜서 매일 교대로 염불하여 염불소리가 운명할 사람의 귀에 들리게 하며 운명할 때까지 계속하되 소리의 높음과 낮은 것과 느린 것과 빠른 것과 목탁을 치는 여부는 운명할 사람의 의사에 의할 것이다.

(二). 운명할 사람이 정신이 혼미(昏迷)하거나 병이 중하여 자신이 염불하지 못하더라도 조념하는 사람들은 매일 반을 짜서 교대하여 운명할 때까지 고성으로 염불할 것이고 혹 운명할 사람이 염불하기를 싫어하거나 자기는 물론 조념까지도 반대할 경우에는 운명할 사람에게 염불 소리를 듣는 것이 크게 이익 되는 것을 간절히 설명할 것이며 운명할 사람이 듣고 듣지 않는 것에 불구하고 운명할 때까지 염불을 계속하는 것이 좋다.

 

 

四. 운명할 때의 좌와(坐臥)는 자유로 하게 할 것

 

 

평소에 염불을 하지 아니하였거나 성실하게 수행하지 못한 사람이면 운명할 때의 몸 가지는 태도를 자유에 맡길 것이고 억지로 서향하게 하지 말 것이다. 그러나 평시에 법대로 수행한 사람이면 운명할 때에 몸 가지는 태도에 다음의 세 가지가 있다

(一). 서향하여 전가부좌(全跏趺坐) 혹은 반가부좌(半跏趺坐)하고 합장(合掌)하거나 혹은 아미타불 수인(手印)을 맺고 염불하면서 운명 하는 것.

(二). 서향하여 오른쪽으로 누워 염불하는 것이니 이것을 길상유(吉相遊)라 한다. 서가모니불께서도 열반(涅槃)하실 적에 이렇게 누우셨다.

(三). 서향하여 곧게 서서 합장하거나 아미타불 수인을 맺고 운명하는 것의 세 가지다.

 

 

五. 가족의 주의 할 일

 

가족이나 친족들은 운명할 사람에게 언어와 행동을 매우 조심하여 왕생의 큰일에 장애가 되지 않게 할 것이다.

(一). 운명할 사람에게 슬픈 기색을 보이거나 눈물을 흘리지 말 것이며,

(二). 운명할 사람에게 애정을 못 이기어 섭섭한 말이나 집안일이나 세상일을 말하지 말 것이며

(三). 요란하게 떠들지 말아야 한다.

이상과 같은 일로 인하여 운명하는 사람에게 슬픈 마음을 일으키거나 애정에 끌리거나 다른 일에 마음이 산란하게 되면 정념(正念)을 잃고 악도에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또 무당 판수 외도(外道)들의 하는 행사를 혼용하지 말 것이니, 이것은 해만 있고 이익이 없을 뿐만 아니라 불법의 위엄을 떨어뜨리는 까닭이 된다. 운명한 후에도 조념(助念)을 계속하되 염(殮)하는 시간을 제하고는 四十九일까지 영전(靈前)에서 가족들이 염불할 것이며 또 선지식(善知識)을 청하여 중유(中有)에게 설법하되 「중유가 어떠한 경계(境界)를 당하든지 조금도 마음을 움직이지 말고 서방 극락세계에 왕생하기를 발원하고 일심(一心)으로 나무아미타불을 염불하라」고 설명하여 들려주면 중유는 염불하는 소리와 선지식의 설법을 듣고 부처님의 힘을 얻어 극락에 왕생할 수 있는 것이다.

 

또 망자(亡者)가 정신을 잃은 후에 곧 울거나 옷을 갈아입히거나 손발을 거두거나 몸을 자리를 움직여서 옮기지 말고 신식(神識)이 다 떠나간 후에 최소한 8시간 이후에 행사하여야 한다.

그 이유는 시체에 만약 한 곳이라도 따뜻한 기운이 있으면 신식이 아직 다 떠난 것이 아니고, 그 시체가 다만 입으로 말만 못하고 몸을 움직이지 못할 뿐이고 지각(知覺)은 아직 남아 있으므로 이때에 우는 소리를 들으면 애정이 생기고 불법 생각이 식어지는 까닭으로 애정의 마음을 따라서 몇 번이고 형상을 바꾸어서 다시 태어나는 것에서 해탈(解脫)할 수 없고 몸을 자리를 움직여서 옮기면 고통이 되어 성난 마음이 생기고 불법 생각이 적어져서 악도에 떨어지기 쉬우니라.

이때에 가장 이익을 얻는 것은 염불이 제일이고 가장 해를 끼치고 왕생에 절대 불가한 것은 떠드는 소리나 흔드는 것이다.

 

또 우리나라에서 망인이 운명하자마자 손발을 거둔다고 손목과 발목을 묶어서 염(殮 )할 때까지 두는 습관이 있으나 이것은 운명 후에 시체를 그대로 두면 골절이 굽어 굳어져서 염하기가 불편하다고 해서 하는 일이나 만일 신식이 시체에서 떠나기 전에 손발을 거두다가 신식이 고통을 느끼어 성이 나면 안 될 것이니, 손발을 거두지 말고 그대로 두는 것이 좋다.

 

그대로 두었다가 설사 굽어 굳더라도 뜨거운 물에 수건을 담갔다가 물을 짜고 굳은 곳에 대어 두면 굳은 것이 부드러워지는 것이니 염려할 것 없다. 또 유가(儒家)의 습관인 초혼(招魂)도 부를 필요가 없으니 지성으로 염불하여 망자의 명복(冥福)을 빌면 부처님의 원력(願力)으로 명부(冥府)에 가지 않고 곧 극락으로 직행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시체를 염할 적에 금강경탑다라니(金剛經塔陀羅尼) 천수탑다라니(千手塔陀羅尼) 수구다라니(隨求陀羅尼) 등을 넣어서 망인이 다라니의 공덕으로 선도(善導)에 태어나기를 원한다.

그러나 위의 다라니 외에 대관정광진언(大灌頂光眞言) 즉 광명진언(光明眞言)이 가장 좋으니 이것은 글자 수가 간단하여 二十여 자에 불과하고 또 범자(梵字)의 획(劃)이 시체에 닿으면 정토에 태어난다는 계송(偈頌)이 있으니

진언범자촉시골(眞言梵字觸屍骨)

망자즉생정토중(亡者卽生淨土中)

견불문법친수기(見佛聞法親授記)

속증무상대보리(速證無上大菩提)라 하였다.

 

망인을 위하여 복을 짓는 도(道)는 보시(布施)가 위주(爲主)이며 그 중에서도 망인의 유물로 복을 짓는 것이 가장 좋으니 망인이 많은 이익을 얻는 까닭이다.

 

『무상경(無常經)』에는 「망인의 신구(新舊) 의복이나 몸에 따라 쓰던 물건을 세 부분으로 나누어 그 망인을 위하여 부처님, 달마(達磨), 승가(僧家)에 보시하면 이로 인하여 망자의 업장(業障)이 가벼워지고 공덕, 복리(福利)의 이익을 얻을 것이니 좋은 의복을 시체에 입혀 보내는 일은 하지 말라」하였다.

 

그러므로 망인의 유산이 있으면 전폐(錢幣)로 바꾸어서 불상(佛像)을 장엄(莊嚴)하고 경전(經典)을 출판하고 승가에 보시할 것이며, 또 가난한 사람을 구제하고 생물(生物)을 놓아 보내는 등 유정에게 유익한 일을 할 것이다.

『우바새계경(優婆塞戒經)』에는 「만일 부모가 죽어서 아귀도에 낳았을 때에 그 자손이 망령(亡靈)을 위하여 복을 지으면 아귀가 곧 이익을 얻을 것이요. 만일 망령이 천도(天道)에 낳았으면 천도에는 뛰어나게 기묘한 보장(寶藏)을 성취하였으므로 인간의 물건을 생각하지 않을 것이고, 만약 지옥에 낳았다면 몸에 극심한 고를 받으므로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고 축생도 그러하며 아귀도 원래 애탐간린(愛貪慳隣)으로 인하여 아귀도에 떨어진 것이므로 아귀가 된 후에는 항상 그 허물을 후회하고 추천(追薦)의 이익을 생각하므로 그 이익을 얻는 것이니 슬기가 많은 사람은 아귀를 위하여 부지런히 복덕을 지을 것이라」하였다. (슬기가 많은 사람이란 즉 智者의 뜻이다)

 

『관정수원왕생시방정토경(灌頂隨願往生十方淨土經)』에는 「유정(有情)이 삼보(三寶)를 믿지 않고 법계(法戒)를 행(行)치 아니하다가 죽은 뒤에 삼도팔난(三途八難)에 떨어져서 모든 고통을 받을 적에 친족들이 망인을 위하여 복을 닦으면 七분(分) 중에 一분의 복을 망인이 얻는다」하였고,

『지장보살본원경(地藏菩薩本願經)』에는 「세상에 있을 때에 선인(善因)을 닦지 아니하고 많은 중죄((重罪)를 지은 사람이 죽은 뒤에 그 친척들이 망인을 위하여 온갖 성사(聖事)를 지으면 망인은 七분(分)의 一 공덕을 얻고 六분 공덕은 산 사람이 얻는다」하였다.

 

 

: 애탐간린(愛貪慳吝) 욕심이 많고 눈에 거슬리게 인색함을 말한다.

 

    삼도팔난(三途八難) 화도(火途 지옥), 혈도(血途 축생), 도도(刀途 아귀)의 삼도와 부처님을 만나지 못하고 정법을 듣지 못하는 여덟 가지의 난(難)을 말함이니, 즉 재지옥난(在地獄難), 재축생난(在畜生難), 재아귀난(在餓鬼難) 이상 셋은 고통이 너무 심해서 법을 들을 수 없고 재장수천난(在長壽天難), 재북울단월주난(在北鬱單越州難), 이상 둘은 낙이 너무 많아서 법을 듣지 못하고 세지변총(世智辯聰), 농맹음아(聾盲瘖瘂), 불전불후(佛前佛後) 세지변총은 세상 지혜가 너무 수승한 탓으로 분주하여 법을 듣지 못한다 함이다.

 

 

六 . 법사(法師)는 도행(道行)이 구족(具足)한 이를 청할 것.

 

상중(喪中)에 법사(法師)를 청할 때에는 될 수 있는 대로 도행(道行)이 진정(眞正)하고 지해(智解)가 명철(明哲)한 이를 택할 것이니 법사의 계행(戒行)이 깨끗지 못하였거나 법요(法要)의 의식(儀式)이 분명하지 못하거나 사리(私利)를 탐(貪)하는 일이 있거나 하면 중유(中有)가 신통력(神通力)이 있어서 아는 까닭으로 실망하거나 회한(悔恨)하여 성난 마음이 생기면 고취(苦趣)에 떨어지기 쉬우니라.

 

중국의 송(宋)나라 소흥년간(紹興年間)의 회음(淮陰)때에 어떤 사람이 딸이 죽어 한식이 지나도록 천도(薦度)하지 못함을 한탄하여 그 어머니가 머리털을 잘라 팔아 돈 六百을 만들어 법사를 청하여 불사를 지으려 하였더니 마침 승려 다섯 사람이 문 앞을 지나가므로 맞아 들여서 불사를 청하였더니, 그 승려들이 서로 미루다가 그 중 한 승이 허락하고 금광명경(金光明經) 일부를 독송(讀誦)하여 회향(廻向)하고 집으로 돌아가다가 노상(路上)에서 먼저 간 네 사람의 동행을 만나 술집에 들어갔더니 별안간에 창밖에서 소리하여 부르기를 「경 읽은 스님은 술을 마시지 말라」하는지라 승이 누구냐고 물었더니 「나는 스님이 금광명경을 읽던 집 주인의 죽은 딸로서 오랫동안 어두운 데 빠져 있다가 법사의 독경 공덕으로 죄업(罪業)을 벗고 나오게 되었는데 법사가 만일 술을 먹어서 재(齋)를 깨드리면 나는 벗어날 수 없노라」하고 어디론지 가버렸다.

그리하여 그 승려들은 이 말을 듣고 마침내 지계(持戒)수행하여 성도(成道)하였다 한다.

 

: 고취(苦趣) 악한 짓이 원인이 되어 태어나 고통을 받는 곳을 말한다.

 

 

七. 제사(祭祀)에 살생(殺生)하지 말 것

 

제사(祭祀)에 생물(生物)을 죽이는 것은 크게 금하고 꺼려야 할 것이니 즉 살생으로 인하여 중유(中有)가 악보(惡報)를 받게 되는 것이다 중유가 살생하는 것을 보고는 살생하지 말라고 가족에게 이르지마는 가족이 알아듣지 못하고 살생하면 중유는 성난 마음을 내어 곧 악도(惡道)에 떨어지게 된다.

그러므로 가족들은 제물에 살생하지 말고 소찬(素饌)으로 차리고 조객에게도 육류(肉類)를 대접하지 말 것이며 설사 조객에게는 불만이 있을망정 망인에게는 죄를 얻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지장보살본원경(地藏菩薩本願經)』에는 「너희들이 살생한 것으로 음식을 차려 놓고 아무리 절을 하고 제사를 지내더라도 망인에게는 터럭만큼도 이익이 되지 못하고 단지 죄연(罪緣)만 맺게 되어 죄가 더욱 깊고 무거워질 뿐이다.

가령 내세나 현세에 성분(聖分)을 얻어서 인(人), 천(天) 중에 태어날 것이라도 죽게 된 때에 모든 식구들이 이 악인(惡人) 즉 살생 같은 것을 지은 인연으로 망인에게 해와 괴로움을 받게 되어 인(人), 천(天)에 낳는 일이 늦어질 것이거늘 하물며 망인이 생시에 조금도 선근(善根)이 없으면 각각 본업(本業)에 따라 스스로 악보(惡報)를 받게 되겠거늘 어찌하여 식구들의 잘못으로 망인의 업(業)을 더하게 하랴 비유컨대 먼 곳에서 오는 사람이 양식(糧食)은 끊어진지가 삼일이 되었는데 등에 짊어진 짐은 무게가 百근이 넘는데 만일 별안간에 이웃 사람을 만나서 또 다른 물건을 첨가한다면 짐이 무거워서 꼼짝할 수 없는 것과 같다」고 하였다.

 

 

八. 왕생의 징조(徵兆)와 서응(瑞應)에 구애되지 말 것.

 

 

염불인 중에 극락에 왕생할 사람은 죽을 때에 이상한 징조나 여러 가지 길한 징조가 나타나는 것이 보이는 것이니 염불인은 그런 일에 구애되지 말고 극락왕생만 발원(發願)하고 일심(一心)으로 염불만 할 것이다.

가령 길한 징조가 나타나는 것이 보이더라도 거기에 마음이 움직이어 염불이 한결같지 못하거나 염불을 중단하여서는 옳지 않으니 길한 징조가 나타나는 것이 보일수록 더욱 침착하며 일심으로 염불을 계속할 것이며 또 길한 징조가 나타나는 것이 보이지 않더라도 역시 일심으로 염불을 계속할 것이다.

부처님께서 중생들을 구제하시는데 현저히 하시기도 하고 은연히 하시기도 하여 범부로서는 추측할 수 없는 것이니 설사 일시에 길한 징조가 나타나는 것이 보이지 않더라도 그로 인하여 실망하지 말고 일심으로 염불할 것이다 이 일심으로 염불하는 것이 극락에 왕생하는 요결(要訣)이니라.